운동회가 사라지고, 그나마 이벤트 업체에 맡기는 현실
2012-10-30 11:29:45최종 업데이트 : 2012-10-30 11:29:45 작성자 : 시민기자 이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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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군 이겨라" 운동회가 사라지고, 그나마 이벤트 업체에 맡기는 현실_1 또 하나 며칠 전 깜짝 놀랄만한 뉴스를 접했다. 행사를 교직원들이 준비하지 않고 이벤트 업체 등에 맡기는 학교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운동회 위탁 업체와 계약해서 치른다니. 내가 어릴적에 선생님과 함께 응원계획을 짜고, 선생님 손 잡고 함께 달리던 추억은 영영 사라지고 마는 것인가. 오늘날 체육의 문제는 초등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상급 학교로 갈수록 이는 더 심각해지고 세월이 흐를수록 심화되고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학생'은 미국 같은 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체육은 엄연히 중요한 교육의 한 분야다. '지덕체'라 하여 지육과 덕육 다음으로 부를 정도다. 체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은 '체덕지'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중장년 이상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청, 백군으로 나뉘어 하루를 신나게 놀던 그 운동회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다시 필자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초등학교 4학년 때 종이에 적힌 사람을 찾아 그 사람과 함께 뛰는 종목이 있었는데 집어든 종이에는 '담임선생님'이 적혀 있었다. 냅다 본부석으로 달려가 선생님 손을 잡고 뛰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은 초등학교 4학년인 제자의 손에 끌려 절룩거리며 뛰고 있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선생님이 상이용사이셨다는 사실을. 선생님은 생전에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었지만 제대로 뛰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동의 마음이 솟구쳐 올랐던 기억. 이런 소중한 추억을 주는 운동회가 사라지고, 그나마 이벤트 업체에 맡기기도 한다니. 아이들이 공부에만 몰두하는 까닭에 점점 덩치만 큰 약골로 변해 가는 요즘. 그나마 어릴적 소중한 추억을 주던 그 운동회를 제대로 치르기는 어려운걸까. 학부모로써 또 하나의 숙제를 안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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