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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여러분, 김치를 담가 먹어요
2012-11-03 10:22:44최종 업데이트 : 2012-11-03 10:22:44 작성자 : 시민기자   정순예

김장을 담그려면 아직도 한달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하기에 그때까지 먹을 김치를 담글 생각으로 식 재료를 사기 위해 집을 나섰다. 뉴스에서 듣자 하니 무 배추값이 엄청 올랐다고들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농민들 입장에서 볼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쓰는 다른 공산품에 비하면 농산물이 조금 오른걸 가지고 좀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몇만원 혹은 몇십만원짜리 제품의 가격이 10%올랐다면 그건 순식간에 몇천원 혹은 몇만원씩 오르게 된다.
하지만 무 배추야 10% 올라봤자 그게 얼마나 될까. 또한 그렇게 한번 사서 담그면 요즘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몇 달씩도 온전하게 보존된다.

물론 가격이 안오르면 좋겠지만 풍작을 이루면 팔리지도 않고 인건비도 안나와서 논밭에서 그대로 갈아 엎는 농촌을 생각해서 무 배추값 조금 오른걸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흘렀지만 하여튼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그래서 김치도 항상 직접 찬거리를 사다가 절이고 버무려서 담는다. 

주부 여러분, 김치를 담가 먹어요_1
주부 여러분, 김치를 담가 먹어요_1

마트에 가서 속이 잘 찬 배추를 고르며 요모조모 살펴 보는데 바로 옆에서 주부 두 명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배추를 고르는 나를 보고 하는 소리 같았다.
"OO엄마, 요즘 김치 어디서 사먹어? 나는 마트에서 사는데"
"나는 집 앞에 반찬가게 있잖아. 거기서 대 놓고 먹어. 맛있게 담그든데 뭐"
고개를 돌려 살짝 그 아줌마들을 쳐다봤다. 뒷모습만으로 그 여성들은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대도시의 20, 30대 주부 가운데 김치를 담글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아예 담글 생각조차 안 하고 대충 사먹는 주부들인 듯했다.

물론 두 주부의 말이 틀린것도 잘못된것도 아니다. 더구나 직장 다니느라 바쁜 주부라면 더더욱 그럴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마트나 반찬가게에서 김치를 사먹게 되면 거기서는 값을 싸게 해야 하기 때문에 십중팔구 절임배추를 사다가 쓸 것이다. 우선 배추를 다듬고 절이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소모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쓰는 절임배추는 거의 다 중국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 배추 말고 다른 고춧가루나 마늘 같은 원재료는 국내산일까. 그것도  역시 중국산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결국 이렇게 젊은 주부들이 김치를 담가 먹지 않을 경우 국내 농촌에서 생산하는 무와 배추의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혹시 젊은 주부들이 계속해서 이렇게 김치 담그는 일을 기피할 경우 나중에는 김치 담글줄 모르는 주부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신문에서 보았는데 도시의 젊은 주부들중 김치를 담글줄 모르는 주부가 상당히 많았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거라는 내용이 나와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직접 그런 주부들을 옆에서 보니 놀랍기만 했다.

그러니 우리가 김치 종주국이라는 말만 했지 해마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김치 량이 갈수록 늘어날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말이 무색한 일이다.
얼마전에는 모 식료품 업체가 설문조사를 한 내용이 발표 되었는데 그 내용도 놀라웠다.

올해 김장 계획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약 53%가 올해 김장을 담그지 않을거라 했다.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고 응답한 주부들은 '장김치를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 먹을 경우 이 원재료들이 거의 다 중국산이고, 특히 배추 자체도 중국에서 생산된 배추를 현지에서 절여서 들여오기 때문에 국내산을 소비할 일이 엄청나게 줄어든 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결국 우리 농촌에서 재배한 무 배추는 또 가격이 폭락해 갈아 엎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김치를 먹고 안 먹고야 본인 자유지만 한국인 주부로서 김치 담그는 건 기본 아닐까. 식탁에서 김치가 사라질까 걱정되는 요즘, 엄마들의 그런 마인드 때문에 나중에는 김치를 먹기는커녕 냄새조차 맡기 싫어하는 2세들이 늘어날까 겁난다.

주부들이 조금만 짬을 내어 직접 김치도 담고, 또한 옆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엄마의 김치 담그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전통과 김치 식문화에 대한 애착을 갖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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