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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생의 성찰과 따스함을 주는 존재
2012-11-03 11:47:08최종 업데이트 : 2012-11-03 11:47:08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음천

요즘 책을 읽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주방에는 고구마와 밤이 찌어져 있고, 맛있는 사과와 배도 있다.
책상에 과일을 깎아 올려 놓고 한 입씩 베어 먹으며 책을 읽는 재미란 그 느낌에 따라 그만한 휴식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자주 권한다. 그렇다고 강요는 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칫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위대한 사란이 된 사례들을 자주 이야기 해 준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이 다시 책을 읽게 만들겠다라고 다짐하고 오프라의 북클럽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책을 미국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그녀는 출판계의 마이다스로 불리우며 그녀가 추천하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오프라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책을 많이 읽어 성공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백독백습(百讀百習)으로 책을 읽은 세종대왕은 병중에서도 책을 읽고 독서휴가제를 실시하고 마침내 훈민정음을 제정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천재란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신념으로 1000여개의 특허를 얻고 백열등, 전차, 축전지를 발명한 과학자 에디슨, 그리고 트루먼 대통령, 모택통도 도서관을 통째로 읽은 사람들이다.

책, 인생의 성찰과 따스함을 주는 존재_1
책, 인생의 성찰과 따스함을 주는 존재_1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량 부족은 너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기에는 입시에 시달려야 하고, 대학에 가면 취업에 시달려야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나면 생계유지에 하루하루가 빠듯하다 보니 그런것 같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이래저래 독서량이 부족한 이유는 많기도 하다.

어쨌거나 11월초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지만 주말에 집안에서 책을 읽기에는 이만한 계절이 또 있을까 싶다. 얼마전에는 따사로운 한낮 햇살을 벗삼아 수원천변에서 책을 읽는 70세는 다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그 얼굴에 퍼지는 여유로운 온화함이 부러웠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구든 가을이 되면 한동안 뜸했던 책읽기의 욕망이 꿈틀거리게 마련이다.
책을 고르는 데 특별한 취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다독을 즐기는 편이다. 특히 궁금한게 있으면 그 분야에 맞는 책을 즉시 구입해서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절 나는 입사시험에 낙방했고, 꼭 붙을줄 알고 시험을 치룬 까닭에 그때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이 컸다. 하지만 당시에 방황하고 힘들어 하던 나를 붙잡아 둔 것은 책꽂이의 책들이었다. 
내가 학창시절 인생에 대한 탐구, 학문적 노력, 그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늘 부닥치는 철학적 성찰 등은 상당부분 책을 통해 이뤄졌기에 나는 책만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진지해진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싯귀절인데 단 세 문장의 이 시는 처음 접했을 당시부터 오늘 이순간까지 그 감동을 생각하면 지금도 필자는 온몸에 전기가 온 듯 가슴 벅찬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어릴적에는 기름이나 가스 보일러는 구경도 못했다. 오로지 연탄을 때서 직접 구들장을 데우는 난방이 전부였다. 물론 연탄 보일러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당시에 겨울철만 되면 늘 검은 탄가루를 뒤집어 쓰며 연탄을 들이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탄가루 뒤집어 쓰며 리어카에 실려있던 연탄을 날르다가 얼굴에 거은칠을 잔뜩 한 연탄가게 아저씨를 보았다. 그 얼굴에서도 삶의 지난한 모습이 보였다.

당시에 연탄들은 나에게 그저 깨끗함을 더럽히는 존재, 하찮은 존재, 시커멓게 생긴게 타다가 꺼지면 짜증나는 존재, 다 타버리면 희멀건해져서 길바닥에 팽개쳐지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안도현님의 시를 읽는 순간, 연탄에서 필자가 깨닫지 못한 사람에 대한 애정을 읽어내는 시인의 마음이 부러웠을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살기보다는 머리로 살게 하는 그 싯귀에 너무나 감사했다. 시 몇줄로 나에게 삶의 성찰을 가르쳐 준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시인의 말처럼 결국 남에게 따스함을 건네주고 가는 연탄 같은 것인 인생을 살고자 늘 노력한다. 나나 남편이나 모두 아직도 여전히 부족함이 많은 존재이지만...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따스함이 넘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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