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브런치 콘서트 '유엔젤 보이스'를 만나다
클래식 보컬그룹을 만나고 힐링되었어요
2013-11-23 21:28:07최종 업데이트 : 2013-11-23 21:28:07 작성자 : 시민기자   이경
브런치 콘서트 '유엔젤 보이스'를 만나다_1
2013년 브런치 콘서트
피아노도 잘치고, 기타도 잘치고, 게다가 노래도 잘 부르는 친구가 있다. 동갑의 친구는 뭐든 배워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고, 요즘엔 드럼도 하는 눈치다. 그녀는 음악에 관한 모든 부분에서 소질을 가진 것 같다. 많이 부럽다.
  
9월초 가을이 시작될 무렵 브런치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저 알아서 추천했으려니 아무 생각 없이 승낙했다.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브런치 콘서트가 초행길임을 누누이 알리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잊었다.
  
며칠 전 약간 쌀쌀한 아침에 옷깃을 여미며 도착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 앞. 올해 마지막 브런치 콘서트는 '유엔젤 보이스' 팀이다. 대형 걸개 그림을 보자 훈훈한 느낌이 전달된다. 멋진 포즈의 젊은 남성 다섯 명이 날 기다리고 있다.
  
티켓을 준비한 친구는 몸이 아파 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나머지 일행 4명과 만나 좌석에 착석하고 나니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한다. 프로그램을 읽기엔 너무 조명이 어둡다. 고개 숙여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가는데 눈에 띄는 곡들이 보여 조금 안심이 된다.

브런치 콘서트 '유엔젤 보이스'를 만나다_2
유엔젤 보이스
유엔젤 보이스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콘서트를 온건 어쩌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낯설고 어색한 첫 만남은 노래가 시작되면서 이내 분위기를 크게 반전시킨다. 성악을 전공했음직한 발성에 부드러운 눈빛과 자연스러운 손짓, 몸짓은 충분한 준비탓인지 아주 멋지게 하모니를 이루었다.
소극장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그들의 음량은 콘서트가 처음인 나에게 당황스러움을 먼저 선물해주었지만 가슴 설레는 감미로운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했다. 한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그들도 만족스러운지 표정이 더 섬세해진다.
  
갑자기 "오늘 생일이신 분~어디 계신가요?" 질문이 나왔다. 음력 1월 생일이지만 모른척 손들까 망설여본다. 객석 뒤쪽에서 주인공이 나타나 무대에 오르기까지 아쉬움에 탄식이 나온다. 생일을 맞은 그 여성은 품속의 장미꽃 네 송이와 커다란 꽃다발을 받았고, 그녀만을 위한 노래도 선물 받았다. 표현할 수 없는 부러움은 오랫동안 삭혀지지 않았다. 

올 가을은 유난히 길었고 쓸쓸했다. 지인들이 카톡으로 보내준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가을길과 동행한 노래였다. 겨울의 문턱에서 잠잠해지는 듯 했는데, 오늘 유엔젤 보이스의 멋진 하모니와 함께 불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공연은 지루하지 않았다. 피아노 독주도 있었고, 비보이팀들의 공연은 두 번이나 준비되었다. 관절을 꺾는 몸동작에서 아들 걱정하는 엄마들의 "아~" 탄성이 쏟아졌다. 물구나무 선 자세로 멈추는 동작에서는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 역시 '제발 다치지 않게 놀아라~'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끝인가 싶더니 분위기가 마술쇼로 바뀐다. 눈뜨고 당하는 카드마술은 도대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비둘기도 여러 번 나오고, 헝겊은 공중에서 지팡이로 변신한다. '저건뭐야' '어디서 저게 나왔어?' 곁에 있는 일행에게 묻는데 나보다 더 정신없다. 

공연 막바지로 갈수록 열기는 더해간다. 아름다운 발레리나는 우아한 모습으로 무대 전체를 오고갔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두 주인공의 익숙한 몸짓과 노래는 감동을 두 배로 전해준다. 맘마미아의 상큼 발랄한 노래는 모두를 흥겹게 만들어준다. 빠져드는 순간 준비된 앵콜 곡으로 공연은 멋지게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끝나기엔 너무 아쉽다며 다들 아우성이다.

{img3}
브런치 콘서트라 소극장 앞에는 도시락과 커피가 준비되어있다. 그 많은 관객들이 도시락을 받아들고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다들 공연이야기에 얼굴빛이 환하다. 
우리 일행은 운 좋게 매표소 앞 간이탁자에 모여 점심을 먹는다. 모두 흥분한 상태로 먹고 마시고 말한다. 동시에 말하고 동시에 듣고 있다. 놀랍다.
샐러드와 스테이크 맛은 별로인데 누구도 항의할 생각이 없나보다. 커피는 차갑고 너무 맛이 강해서 한 모금 마시고 포기했다. 채우지 못한 허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아무도 말이 없다. 그저 오늘 공연이야기와 내년 콘서트 예약에 관해 한마디씩 보태는 중이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유엔젤 보이스에 관한 검색을 해본다. 클래식 아이돌...표현이 재밌다.
이 그룹이 결성되어 공연을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많은 공연이 기사화되어 있었다. 앞으로 일정도 검색해보고 수능 끝난 고3딸이 갈만한 곳을 알아본다. 힐링은 나뿐만 아니라 딸도 필요하다. 내년 브런치 콘서트도 역시 기대해본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 브런치콘서트 유엔젤 보이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