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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10구단 염원' 한국시리즈 예매하려했는데
수강신청보다 어려운 한국시리즈 예매... 미션실패
2012-10-24 10:32:48최종 업데이트 : 2012-10-24 10:32:48 작성자 : 시민기자   한상훈
수강신청 하는 날이면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다. 늦게 일어나 남들이 신청하고 남은 과목들 중에서 선택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수업도 듣기 전에 그 학기는 찝찝하게 시작하게 된다.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이나 점수를 잘 준다는 교양과목의 경우 약간의 과장을 보태 대학입시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수강신청 5분전에 일어나서도 안된다. 최소 20분전에는 일어나 세수를 해서 말끔한 정신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전의를 다져야 한다. 1분 1초도 시계에서 눈을 떼면 안된다. 단 몇 초만에도 원하는 과목의 인원이 찰 수 있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이 오픈되는 시간에 맞춰 로그인을 하면 안된다.

학사시스템에 미리 로그인을 해놓고 새로고침을 눌러가며 수강신청 페이지가 뜰 때를 기다려야 한다.  
아이디와 패스스워드를 입력하는 그 몇 초 사이에 원하는 과목을 신청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운명이 갈린다.
행여 꼭 들어야 하거나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하지 않으면 남들이 만족스런 시간표를 가지고 책을 구입할 때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수강신청변경기간에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거나 실수로 클릭을 잘못해서 그 과목의 결원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IT를 이끌어 나갈 컴퓨터학부생과 대한민국의 경제를 책임질 경영학도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수강신청의 새 지평을 열었다.
컴퓨터학과 학생들은 '매크로'라는 프로그램을 돌려서 수강신청의 편의를 도모했다. 매크로라는 것은 기본적인 명령어를 반복해서 사용할 때 개개의 명령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 하나의 키로 묶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로그인을 할 때 아이디를 입력하고 커서를 옮겨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enter키를 누르는 것을 키보드 자판 중에 하나만 누르면 이 모든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할 때 로그인을 하고 수강신청 창을 열고 새로고침을 눌러 결원이 생기는 지 일일이 매 단계마다 클릭하지 않아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놓으면 이 모든 작업들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실제로 기자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수강신청변경기간에 원하는 과목을 신청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영학도는 게시판에 혹하는 제목과 그럴듯한 제안의 글을 올린다. 대학에서 과목을 거래한다는 것이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그 과목을 듣지 않으면 졸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자신의 능력껏 상대방을 설득해서 과목을 이수하는 것도 대학가에서는 한 방법이 되고 있다. 혹은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찾아서 과목의 인원을 재량껏 늘려주십사하고 협의(?)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강신청날은 긴장과 쾌감의 연속이다. 로그인을 했는데 서버 사용량이 많아 수강신청창이 뜨지 않고 몇 분간 하얀화면만 보일때의 심정은 수강신청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수강신청창이 뜨고 분명 인원이 차지 않아 클릭을 했는데 바로 수강가능인원이 0명으로 바뀔때 0.xxx 소수점 단위 시간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다.
대학과 멀어지면 수강신청할 때처럼 이런 긴장을 느낄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수강신청만큼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조마조마 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시리즈예매'
24.(수) sk와 삼성의 경기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대단원의 막이 열린다.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 예매는 23일 어제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대구에서 하기 때문에 사실 갈 수도 없지만 '상부상조.품앗이'를 위해 확보할 수 있다면 확보해야 한다. 
1인이 4장까지 예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시리즈티켓이 있으면 시즌기간에는 친구들 사이에서 신적인 존재로 승격된다. 티켓을 가지고 거들먹거리는 것도 한국시리즈기간에만 누릴 수 있는 재미다. 물론 그 밖의 이유도 있다. \

수강신청과 같은 원리이다. 내가 진정으로 듣고 싶은 과목을 가진 친구와 그 친구가 진정으로 듣고 싶은 과목을 가진 내가 맞바꿀수 있듯이 한국시리즈예매도 마찬가지이다.
야구를 제대로 보려면 집에서 HD화면으로 봐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가서 야구의 새로운 역사가 한 장 한 장 쓰여지는 한국시리즈의 현장에 있어본 사람들이라면 그런 합리화가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의 예매는 실패다. 계속 '죄송합니다'라는 팝업창만 뜨고 20분만에 예매창이 열리길래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클릭을 했건만 잔여석이 없단다. 이럴 때 일반적인 의미를 포함하는 '성공'이라는 것이 하고 싶어진다. 컴퓨터앞에 대기하고 앉아 광클릭을 하지 않아도 집으로 초대권이 오는 그런 위치에 앉고 싶어진다.

마음 비우고 집에서 보자는 애초의 다짐은 어디로 가고 티벳 오픈 날에는 컴퓨터에 앉아 시도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다시는 안할 것 같다. 하지만 잠실에서 열리는 5,67차전 예매날(26일)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을 거라고 장담은 못한다. 모든 염원은 하늘을 감동시킬만한 노력을 하면 이루어 진다고 했다.  평생 한국시리즈입장권도 아니고 단 한 해 한국시리즈 입장, 그것도 한 경기일지도 모르는 일을 염원이라 부르기는 그렇지만... 아직 부족한가 보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 도대체 암표상들은 어디서 그렇게 표를 구하는 것인지.

수원에서는 다각도로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원시민들의 열기이다.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상승효과만 노리고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려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연고지를 둔 구단을 얼마나 갈망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핵심이 될까? 수원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기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프로야구단을 창단한다고 그러는데 야구가 뭐야? 그게 뭔데? 야구 룰도 하나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오늘부터 개막된다. 

반드시 현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라도 야구시청을 하면서 왜 사람들이 야구에 열광하는지 야구의 매력을 찾아보길 바란다. 제10구단의 연고지의 시민으로 부끄럽지 않은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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