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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시낭송반 야외수업
2013-11-01 09:45:25최종 업데이트 : 2013-11-01 09:45:25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시를 짓는 시인의 마음보다 시를 표현하는 낭송가의 마음이 더 절절한 것은 온몸으로 시를 노래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시낭송 반은 시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광교산으로 단합대회겸 야외수업을 떠났다. 
개강한지 한 달이 되었다고는 하나 실질적인 수업 일수는 야외수업일이 네 번째였다. 탁월한 친밀감으로 어느 계층보다 더 빨리 가까워지고 허물없어지는 소위 '아줌마'들의 모임이긴 하지만 그동안 수업시간에 충분히 가까워지기의 시간으로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집합하여 광교산 수변 산책로를 둘러보는 것이 일정이었다. 가을 단풍을 구경 오긴 했지만 그 보다 등산객들의 옷차림이 단풍을 먼저 맞는다. 봄꽃보다 더 화사한 옷차림의 시낭송가의 복장도 한 몫 한다. 

먼저 온 회원들은 뒤이어 온 회원들에게 간식 나눠 함께 먹는다. 겨울을 상징하는 풀빵이지만 이름만은 가을이 한창이다. 국화빵과 공갈 호떡으로 즐거운 수다와 입이 즐거운 기다림으로 오늘의 일정에 대해서 예견 해 본다. 
저수지의 물결이 햇살에 비춰 깃털처럼 반짝반짝 윤이 난다. 잔잔한 호수를 가운데 두고 갈대의 무리가 은빛물결로 일렁거리고 있다. 

산책로인 숲으로 접어들자 흙바닥을 걷고 있음에도 눈앞에 지천에 깔린 낙엽을 밝고 가는 것처럼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가는 계절에 뒤쳐져 미처 떨어지지도 못하고 나무에 매달려 말라버린 잎사귀가 바람결에 대롱거린다.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3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3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2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2

호수위에 떠 있는 단풍잎이 수반위에 데코레이션한 것처럼 인공의 미를 느끼게 한다. 어느 것이 자연인지 어느 것이 사람의 손을 탄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천에 천연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하다 
자주 광교산에 왔던 회원들은 같은 생각을 갖고 같은 느낌을 아는 낭송가 회원들과 산책이라 즐겁고 오랜만에 광교산을 찾은 회원들은 마지막 가는 단풍이 아쉽고 몸과 마을을 정화시켜 행복하다. 

아무리 짧은 단합대회라고 할지라도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진정한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리 아래 정자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다. 여자들의 가방 속에는 남자들이 예상 할 수 없듯이 등산배낭 속에 무엇이 담겨 있지 예상하기는 더욱 힘들다. 
정미경 총무님 가방 속에서 가을 곳간처럼 풍성한 양식들이 줄줄이 나온다. 삶은 밤과 계란, 구운 고구마, 그리고 헤이즐럿 커피 등 줄줄이 나온다. 이른 아침부터 준비했을 마음이 고맙다. 

다시 돌아 호수를 안고 수변로를 걷는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봄 벚꽃보다 떨어지는 낙엽길이 더 좋다. 청둥오리 몇 마리 한가롭게 호수 위에 떠 있고 은빛 물결로 일렁거리는 갈대가 눈부시다. 

인근 음식점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 26일 오산에서 있었던 시낭송 대회에서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 성과에 대한 축하와 시낭송 발표회에 대한 짧은 설명이 끝났다. 언제 들어도 감미로운 남기선 선생님의 시낭송과 회원들의 목소리로 타고 나오는 시어들이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샹송과 함께 조화롭다. 누구는 이브몽땅의 고엽을 얘기했고 또 누구는 에디뜨피아프를 떠올렸다.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1
광교산에서 시를 낭송한 날_1

회원들은 재능도 다양하여 시낭송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시를 짓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순희 회원과 정미경 회원의 자작시는 어머니에 대한 마음과 삶에서 찾는 갖가지 일상들을 풀어 놓았다. 

오늘 그동안 시간에 쫓겨서 가깝게 지내지 못했던 회원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명숙 회원의 조용한 동행이 고맙고 두껍게 입은 옷차림이 밤 굽는 사람 같다는 놀림을 즐겁게 받아주었던 남기선 선생님의 투혼이 빛나는 야외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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