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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
2013-11-02 09:45:45최종 업데이트 : 2013-11-02 09:45: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1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1

1일,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장· 임병호)와 한국시학이 '시의 날'을 맞이하여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축하의 자리를 마련했다. 오후 4시, '2013년 '詩의 날 기념' 시민시낭송 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올해의 한국시학상과 신인상을 선정해 수상하고, 시집출간 시인들에게 출판기념패를 증정하는 등 한국문단에서 활약하는 시인들과 시를 좋아하는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1908년 육당 최남선이 '海에게서 少年에게'를 '소년'지에 처음 발표하던 날, 십일월 초하루를 기념하여 한국현대(시인)협회에서 정한 '시의 날', 정작 치열하게 산고의 고통을 이겨내며 쓴 시를 세상에 드러내는 시인들에게는 어떤 심정으로 다가올까.

축사에 나선 임병호 이사장은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결하게 하고, 사람들이 지닌 가장 고귀한 지혜이며 가장 순수한 지성"이라고 했고, 한국펜클럽 정순영 부이사장은 "시는 시인들의 절절한 마음이 담겨있기에 늘 감동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시인들은 시어를 선택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엮어 완성했을 때 느끼는 희열, 그 찰나의 기쁨을 동질성 속에서 함께 누리고 싶은 날이지 않을까, 싶다.

찬란한 가을 햇살이 저녁놀과 함께 사라지는 시간, 시의 날을 즐기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봤다. 수줍은 가을 국화처럼 참으로 순수한 옷을 입은 시인들이 계신가하면, 오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날이라는 듯 현대적인 세련미를 한껏 뽐내는 차림새의 시인들도 계셨다. 극과 극을 달리는 개성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러니 저마다의 독창성을 지닌 시들이 탄생하는 것이겠지, 라고. 시의 날 이모저모를 모아봤다.

한국시학상, 정성수 시인 받다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2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2

한국문단의 중견시인으로서 특유의 어법으로 시의 지평을 넓혀가며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정성수 시인이 올해의 한국시학상을 받았다. 
우주공간을 무시로 넘나드는 시어로 탄탄한 독자층을 지닌 정 시인은 단상에 올라 기쁨을 전했다. 

"시인들은 밖에 나가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각자의 독창성 이를테면 가치관 등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런데 오늘 시 쓰는 가족이 한데 어울리는 시간이 주어져 매우 유쾌하다. 내가 이상을 받아도 되나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저보다 더 훌륭한 시인들이 수상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특별한 상으로 멋지게 빛내주기 바란다."

시학상과 함께 신인상도 수여됐다. 박영하, 강명숙, 곽예 씨가 그 주인공이다. 충청도 금산에서 올라온 박영하 시인은 "막상 나오니 많이 떨린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만 좋아해 쭉 올인 하는 성격이다. 이처럼 한 가지 '시 쓰는 것'이 좋아서 신명나게 썼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강명숙 시인은 "앞으로도 대충 살지 않고 튼실한 시를 쓰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에 이어 곽예 시인은 "시는 붙이지 못한 일상의 편지 같은 것이었다. 이 상을 계기로 한국시학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기념패 증정, 시낭송, 시극하며 우의를 다지다

경기시인협회는 올해 시집을 출간한 시인들에게 정성어린 상패를 제작하여 수여하며 격려했다. 박경숙 시인, 박병두 시인, 박청자 시인, 전형택 시인, 최대희 시인 등에게 일일이 꽃과 상패를 전하며 축하 인사를 보냈다.

시 애호가들이 모였으니 친목과 우의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정조 이산의 꿈이란 주제로서 사도세자와 정조의 애틋한 사랑과 용서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진순분 시인의 시극 퍼포먼스 그리고 시낭송이다. 
김애자 시인은 시학상을 수상한 정성수 시인의 '배우와 관객'이란 시를 객석을 향해 선물했다. 진솔한 시어들은 낭창낭창한 목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다. 신인상을 수상한 3명의 시인들도 자작시를 들고 낭송하며 선후배간의 돈독한 시간을 누렸다.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3
詩의 날, 가을을 즐기다_3

문학 강연, 시인이란?

너도나도 책을 내는 세상이다. 그러니 시인이 되고자한다면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시인다운(?)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단지 문학이 좋아 시를 쓴다는데 누구의 시는 훌륭하고 누구의 시는 詩나부랭이만도 못하다면서 점수로 매길 수는 없지만, 분명 차이는 있다.

이날 문학 강연에 나선 김송배 시인은 "시인이란 모름지기 국어사전 3번 정도는 정독해야 시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詩는 언어의 예술이다. 따라서 소설과는 달리 한 줄부터 길어야 25행 정도이기 때문에 그 안에 함축적 의미를 모두 넣어야 한다. 시인이 연금술사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 훈련을 통해야만 좋은 시가 나온다."라고 밝혔다.
문학을 좋아하는 혹은 시인이 되고자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슴에 되새겨야할 말일 것이다. 

오래 받아 먹던 밥상을 버렸다/ 어느날 다리 하나가 마비되더니/ 걸핏하면 넘어지는 그를 내다 버리며/ 어딘가 갈 데가 있겠지 하면서도 자꾸 뒤가 켕긴다....(중간 생략).....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밥알이 튀어나오도록 웃던 일들을/ 그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오래 받아 먹던 밥상을 버렸다/ 그러나 그가 어딜 가든 나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으리라는 걸 나는 안다
이상국 시인의 '뿔을 적시며'에 나오는 '밥상을 버리며'란 시다. 이 시에서 나오는 밥상이 꼭 시인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의 날'에 시의 날을 축하하는 경기시인협회 기념행사에 다녀와서 시 한편을 읽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삶을, 윤택한 삶을 꿈꾸며 침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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