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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마음이 담긴 수수팥떡을 맛보다
2012-10-19 11:52:11최종 업데이트 : 2012-10-19 11:52:11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현태

이모가 저녁에 수수 팥떡을 바구니 가득 가지고 오셨다. 떡을 먹는 특정한 날도 아닌데, 이리도 많은 떡을 가지고 온 이유가 궁금 했는데, 알고 보니 이모의 막내아들이 올해로 6번째 맞는 생일 때문이었다. 하루 온 종일 혼자서 수수 팥떡을 만드느라 진이 빠진 이모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떡 집에 가면 손 쉽게 수수 팥떡을 살 수 있는데, 이모는 절대로 수수 팥떡을 사지 않고 반드시 만들어 준다. 이모의 자식들은 남매인데, 딸 아들 생일에 무슨 수가 있더라도 수수 팥떡을 손수 해 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6살짜리 아들이 이모 부부의 곁에 어렵게 온 아이라서 그렇다. 

수수 팥떡의 의미가 생일인 사람의 건강과 무병 장수를 기원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무슨 수가 있더라도 정성 들여서 만들어 주는 음식이 수수 팥떡이다. 수수 팥 떡 이외에도 무병 장수를 기원 하는 음식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팥떡이 으뜸 간다. 

이모의 마음이 담긴 수수팥떡을 맛보다_1
이모의 마음이 담긴 수수팥떡을 맛보다_1

그래서 이모가 모든 일을 제쳐 두고 아들의 생일 전 날에는 수수 팥떡을 만드는 것에 공을 들인다. 어렵게 얻은 아이인 만큼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 하는 것이다. 
맨 처음 수수 팥떡을 만들 때, 아기의 생일 전날 분주 했던 이모 모습이 떠오른다. 음식 책자에서 레시피도 뽑고, 외할머니한테 노하우도 전수 받으면서 몇 번의 시행 착오를 겪던 날이 있었다. 

두 번까지는 수수 팥떡의 맛이 너무 없어서 그냥 관상용으로만 두었는데 이제는 이모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겨서 잘 만든다. 설탕의 비율도 잘 맞춰서 최대한 달지 않고 팥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편이라서 이모 표 수수 팥떡은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이모에게 수수 팥떡을 받은 날 저녁도 온 가족이 식사 대신 떡과 사이다로 한 끼를 해결 했다. 

옛날에는 자녀를 많이 낳기도 하고, 그만큼 질병에 노출 되는 경우가 많아서 죽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환경도 좋아졌고, 질병 예방에 대한 생활의 질이 높아져서 적게 아이를 낳아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데 간혹 임산부의 몸 건강에 차질이 생겨 유산을 하거나 태어 나더라도 신체적인 결함으로 인해 안타깝게 생을 일찍 마감하는 아기들이 있다. 

이모도 힘든 시기를 거쳐서 다시 새 생명을 얻은 것이기 때문에 아들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았다. 이모의 정성으로 5살짜리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이들의 까다로운 식성과는 다르게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6살짜리 조카는 이모가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 같은 것을 먹이는 것 대신에, 수수 팥떡이나 된장 찌개 같은 것을 먹여 놔서 케익 처럼 쌓인 수수 팥떡을 음료수 하나 없이 먹어 치웠다. 

아이가 잘 먹는 모습을 흐뭇해 하시는 이모를 보면서 진정한 자식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줬다. 엄마는 가끔 수수 팥떡을 매번 만들어 주는 이모에게 이제는 떡 집에서 파는 팥떡을 사서 생일 잔치를 해주라고 말씀 하시지만, 이모는 한사코 거절부터 한다. 

아이의 건강은 엄마의 정성이 필요 하다는 관념을 갖고 있는 이모는 올해에도 그랬듯이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아이의 생일 날 수수 팥떡을 손수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게 엄마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면, 반대로 엄마의 무병 장수를 위해 손수 수수 팥 떡을 만들어서 대접 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준호야! 6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너희 엄마가 만들어 주신 수수 팥 떡 먹고 건강하게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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