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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위로금까지 내놓은 '천사부부'
여전히 아름답고 따스한 세상
2012-10-22 12:10:31최종 업데이트 : 2012-10-22 12:10:3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진순

'엄마랑 처음에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장애인들을 도와주러 갔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봉사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리고 좀 무서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생각과 너무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같이 함께 어울려서 노래도 부르고 간식도 같이 먹고 하니까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다. 봉사활동을 오기전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무섭다고 생각한것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장애인들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건 마음에 장애가 있는거라고 해 주셨다. 왜냐하면 똑같은 사람이지만 몸이 좀불편하다는 것 뿐이니까. 이제는 나는 마음에 장애가 없을것 같다.'

입원위로금까지 내놓은 '천사부부'_1
입원위로금까지 내놓은 '천사부부'_1

장애인 복지시설에 이웃 주부들과 가끔 봉사활동을 가는데, 얼마전에는 시설의 관리자께서 한 초등학생이 쓴 일기를 보여주었다.
평소에 자녀를 데리고 함께 봉사활동을 찾아 오시는 어느 주부가 아이의 일기를 보고 솔직하게 쓴 글이라서 그걸 복사해서 관리자께 갖다 드렸다는 것이다.

그 내용중에 우리가 장애인에게 편견을 갖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의 장애라는 부분이었다. 이 엄마는 아이에게 참 바르게 교육을 시키고 있구나 하는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마음을 다해 가끔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면 이웃들 중에는 정말 신이 내린 천사들이 참 많으시다는걸 느낀다.
복지시설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적잖은 현금과 쌀 라면 같은 것을 표시 안내고 꾸준히 보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직접 가져 오실 때도 있고 바쁠실때는 인편을 이용해 배달해주신다고 한다.

그 얼마후 복지시설 원장님이 감사하다는 안부인사를 드릴려고 수소문 해봤다가 우연히 그분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날 우리 주부 자원봉사자들이 병문안을 함께 찾아갔다. 입원하신 분의 부인은 별것도 아닌데 뭐하러 왔냐며 펄쩍 뛰셨다.

병문안을 마치고 나오는데 부인께서 배웅을 나와 하얀 봉투 하나를 내미는게 아닌가. 
"저기, 친척들이 왔다 갔어요.  병문안 한다고... 치료비도 얼마 안나왔는데 보태 쓰라고 놔두고 갔길래. 이거, 얼마 안되는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써주세요"라며 20만원을 주시는게 아닌가. 
"어머.. 이럴수는 없습니다. 원장님이 아시면 혼납니다.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그러시면 저도 애 아빠한테 혼납니다. 가져다가 좋은데 써주세요."

우리는 거의 쓰러질뻔 했다. 가수 김장훈씨도 빚을 내서까지 이웃돕기를 한다고 들었지만 병문안 찾아온 친지들이 놓고 간 위로금마저 이웃돕기에 써달라고 내놓다니. 너무나 놀라서 우리가 펄쩍 뛰었지만 그 부인은 "우리는 애들도 다 컸고, 수퍼도 그냥저냥 밥벌이는 됩니다. 이거 안받아가시면 저는 애 아빠한테 야단 맞거든요"라며 웃으셨다. 

우리는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받을수밖에 없었고, 돌아오는 길에 아동 장애우 턱받이용 목수건과 돼지고기 약간을 사가지고 들어가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찌개를 맛있게 먹는 원아들의 모습을 보며 이웃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재삼 절감했다.

그 부부는 병원에 있는 와중에도 복지시설의 장애인들을 생각하고, 또 그분의 가족들마저 그러는것을 보고 참 행복한 마음을 느꼈다.
이런 천사표 이웃들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외롭지 않고 버틸수 있는것 같다.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 일인가. 그런 실천을 따라 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기만 했다.

요즘 생활고를 못이겨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끔찍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가끔 신문에 나온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주변에서 더 늘어난다면 이런 일도 줄일수 있지 않을까. 진정 숭고한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분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름답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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