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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은 한국인, 인연의 끈 길어
네팔인 아내 먼주 구릉과 함께하는 한국 여행기 9
2012-10-23 16:46:12최종 업데이트 : 2012-10-23 16:46: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다음 날 아침 일찍 김동준 형님은 다시 우리 부부를 불러냈다.
'뜨끈이 해장국'이라는 대전천변의 해장국 집에서 친구 분들과 주말산행을 가시기 전 아침 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다양한 음식 체험을 곁들인 여행이다. 

우리 부부의 한국에서 보내는 날들이 막연함으로 시작해서 막연함 속에서 이어지는 여행이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못난 남편이지만 의사소통의 불편 없이 대화를 나누며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는 일이 즐거운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날마다 긴장의 연속이다. 나는 우리가 맑고 밝은 희망을 기록하는 삶을 위해서 마음 한편에 절박함을 서로 이해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보는 한국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무한 경쟁의 시대를 넘어 절벽에 내몰린 사람들처럼 보인다. 이제 그런 시대의 비극을 안고 사는 한국 사람들 속에 난 어느 지점에 서 있나? 문득 문득 떠올려본다. 오후에는 한 문학행사장을 찾기로 했다. 대전 사람들과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 문학단체의 정기 행사장이다. 

정 많은 한국인, 인연의 끈 길어_1
대덕천문연구원의 한인우 박사님과 재회하고, 아내를 소개했다. 한인우 박사께서 기념촬영을 제안했다. 대전의 한 시민공원에서

정 많은 한국인, 인연의 끈 길어_2
전주한옥마을을 세세히 둘러보았다. 기자는 처음이었고 아내도 처음이었다. 아내 덕분에 한옥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난 2009년 3월부터 2010년 3월 4일까지 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에서 고려인 한글학교 교사로 일했다. 당시 천문연구자인 대덕천문연구원의 한인우 박사를 알게 되었다. 기사를 보고 이메일을 보내온 한인우 박사에게 답장을 한 후 인연이 시작되었다. 천문학 연구에 앞선 우크라이나 연구진과의 교류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찾으신다고 해서 며칠간 안내를 해준 인연이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귀국 후 만나자는 제안이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만나지 못하다가 대전에 들려 틈나는 시간에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문학행사가 시작되기 전 우리부부와 만나자고 하여 행사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아내와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곧 있을 우리 부부의 결혼식 행사에 참석하기 어렵다며 축의금을 건네주시기도 했다. 

우리는 행사장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쓴 기사로 시작된 또 다른 인연인 이완순 시인과 박순동 한국화가 부부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모두가 감사한 일이다. 설천 박순동 님은 신랑이신 이완순 시인께서 문학상을 수상할 때 받은 꽃다발을 아내에게 전해주는 사려 깊은 마음으로 우리 부부의 축복을 빌어 주셨다. 우리 부부는 뒤풀이 저녁식사를 하고 몇 잔의 술잔이 오가는 틈에 조용히 우리들이 머물 숙소로 돌아왔다. 

정 많은 한국인, 인연의 끈 길어_3
네팔에서 약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한복을 입었지만 제대로 된 복식은 아니었다. 이참에 왕과 왕비의 옷을 입고 폼을 내보았다.

정 많은 한국인, 인연의 끈 길어_4
한옥마을에서 한국여인의 손길이 오가는 솥뚜껑을 열어 보는 아내 먼주 구릉

다음 날인 일요일 오전 시인 김동준 형님은 다시 우리 부부를 전주의 한옥마을로 안내해주셨다. 정말 끝없이 신세를 지는 형편이다. 1시간 30분 만에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해서 이 곳 저 곳 한옥마을을 살펴보았다. 한국 사람인 나도 처음 찾는데 모두 아내 덕분이다. 몇 해 전 남산타워를 네팔인 국제변호사와 그의 어머니를 안내하느라 오른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네팔사람들이 돌아보지 못한 네팔을 보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 이런 일인가 싶어졌다.

한옥마을에서 처음으로 떡갈비 맛을 본 아내는 맛난 한국 음식들을 보며 신기해한다. 열흘간 먹은 음식들이 매우 다른 음식들이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을 맛나게 만들어 먹느냐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식사가 끝나고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커피도 곁들여 마셨다. 그리고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온 태조 이성계의 영정이 모셔진 경기전을 관람하였다. 

경기전 한쪽에 왕과 왕비의 옷을 입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아내는 그곳에서 왕비의 옷을 입어본 후 이제야 한국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고 고백했다. 모두가 한국의 사극을 보여준 나의 노력 덕분이다. 아내의 기쁨을 안고 2박 3일의 대전 여행을 마치고 곧 수원역 앞 네팔 레스토랑을 찾아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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