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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 꿈? 그럼 체력부터 기르세요!
평균 수명 80세 이상 시대..웰다잉 대비해야
2013-11-05 11:03:09최종 업데이트 : 2013-11-05 11:03: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문명이 발달하면서 현대인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 이제는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단다. 그리하여 사회는 젊었을 때부터 차분히 노후의 길을 모색해야한다고 권한다. 
죽음 직전까지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다가 가는 방법내지는 행여나 아프더라도 주변(가족)에 신세를 끼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우리주변을 둘러보라. 병마의 굴레에 선 노년층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사회적 약자들은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호스피스 등 시설정보를 알지 못해 시나브로 이중의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장수가 결코 축복이 아님을 증명하는 세상이다. 

귀농이 꿈? 그럼 체력부터 기르세요!_1
귀농이 꿈? 그럼 체력부터 기르세요!_1

그리하여 웰빙에 이어 등장한 말이 '웰 다잉(well-dying)'이다. 죽음을 초연하게 품위 있게 맞아들인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나만의 사생관(死生觀)이 필요하다. 쉽게 풀이하면, 나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재미있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결코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생사를 초월하는 사고를 가진다는 것이다.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하늘의 뜻을 알아 순응해간다는 나이 오 십 줄을 앞두고 있다. 요즘 부쩍 흙냄새가 그립다는 생각에 '남편이 은퇴하면 시골로 내려가 농사나 지어야지'란 생각을 많이 한다. 도시의 막막함, 외로움 등을 떨쳐버리고 자연을 벗 삼아 사는 것이 웰빙이요, 그것이 곧 웰 다잉으로 가는 척도라고 생각하면서. 
도심 근교 공기 좋은 시설에 들어가 편리한 생활을 하면 좋겠지만, 큰돈이 없으니 그럴 처지도 못되고 하니 땅값 싼 시골 산자락 오두막집을 사들여 농사지으면서 노후를 보내겠다는 노후관(老後觀)이었다. 

그런데 어제, 나의 귀농관을 재정립할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는 일이 있었다. 공부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집안내력인지 나는 30대 초반부터 백발이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한 달에 한 번꼴로 검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해야 해서 모처럼 시간이 난 월요일 오후 단골미장원으로 향했다. 
이집은 흔히 말하는 시다(도움을 주는 미용사)도 없이 사장님 홀로 하는 미용실이다. 세련미를 절대시하는 젊은 층들은 '그럼 장사가 안 되는, 혹은 기술이 부족한 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그런 집이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귀농이 꿈? 그럼 체력부터 기르세요!_2
귀농이 꿈? 그럼 체력부터 기르세요!_2

마음에 든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처음에 들어갔는데 미용실 탁자에 잡지가 아닌 인문학 서적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쓸 만큼만 번다!'는 사장님은 손님이 오면 최선을 다해 머리를 손질해주고, 손님이 가면 당신 마음의 양식을 저축하기 위해 책을 읽으셨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인생의 후배로서 배워야할 점이나 생활의 지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아무리 피곤해도 귀 등으로 들을 수가 없을 정도로 박학했다.

이날도 요즘아이들이 꿈이 없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나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사장님, 나이가 들면 욕심이 사라진다는 말이 맞는가 봐요. 늙을수록 하나하나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저도 두 놈 대학까지 가르치면 다 버리고 남편과 단둘이서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요. 계절에 맞는 농사를 지으면서요. 땅에서 소출되는 양만으로 먹거리는 해결되니 큰돈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 같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사니 건강에도 좋아 아프지 않고 오래 살 것 같아서요."하니 사장님은 대뜸 이렇게 물어보셨다.

"쌀 20kg 번쩍번쩍 들 수 있나요?"
이야기인즉슨 곡식을 키우는데 필요한 비료가 한 포대에 20kg이란다. 시골은 사람들이 없으니 자급자족은 필수, 그 정도 무게는 번쩍 들고 이리저리 옮겨갈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결코 '이일 저일 하다가 할일 없으면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 이따위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말씀. 새벽부터 캄캄한 저녁까지 들로 밭으로 나가야 겨우 살만하다는 이야기다.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지만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하니 귀농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건강만 하다면야 농촌에서도 씩씩하게 잘 살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오호라, 이제부터 그 좋아하는 생맥주도 끊고 체력관리부터 힘써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달력에 붉은 펜으로 동그라미도 쳤다. 그래야 자꾸 눈에 들어올 터이니 말이다. 80 이후까지 행복하게 살고 죽음을 맞이하려면 그래야 한다고 재차 다짐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려면 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적금통장 계산을 해 봐야겠다. 앞으로 30년 웰빙에 이어 웰 다잉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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