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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뇌물로 변질시키는 사람들
2012-10-22 02:28:28최종 업데이트 : 2012-10-22 02:28:2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자

살다 보면 누구나 가슴 뭉클한 선물을 받거나 줄 때가 있고, 또한 작고 소박하지만 너무나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 선물이 있다. 그래서 그런 선물을 평생 간직하기도 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어머니날이었는데 엄마에게 선물을 사 드리고 싶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집 근처의 시장으로 갔다. 그 때까지 문구점 외에서는 직접 물건을 사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 안은 신기하기만 했다.

적은 돈으로 한참을 돌아다니다 엄마에게 어울릴 만한 브로치를 사서 포장을 하고 다음날 카네이션과 함께 가슴에 달아드렸다.
요즘 돈으로 치면 3000원 정도의 싸구려(?)이고 엄마의 취향에도 맞지 않았을 터이지만 엄마는 얼마 동안 나들이 갈 때 꼭 그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나가셨다.

딸에게 받은 첫 선물인 값싼 브로치가 아마 엄마에겐 제일 아름다운 보석이었을 것이다. 당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것을 선물한 딸의 성의에 감복하셨던것 같다.
이제는 세월이 바뀌어 지금 내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받을때마다 그 때 엄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어버이날, 생일날, 혹은 결혼기념일날 아침, 아이들이 어버이날 빼놓고 나머지 기념일을 어떻게 듣고 기억해 뒀다가 제 엄마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내어 놓는지 고맙고 대견하다. 그런 마음 씀씀이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다.

선물을 뇌물로 변질시키는 사람들_1
선물을 뇌물로 변질시키는 사람들_1

선물은 이처럼 받은 이의 마음과 주는 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중한 끈 역할을 한다. 받은 선물의 쓰임새 덕분에 기분도 좋지만 그것을 준 사람의 성의가 너무 고마워서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선물은 오로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중한 정이자 징표이다.
그게 진정한 의미의 선물 아닐까. 3000원짜리였을지언정 일부러라도 그걸 달고 외출을 하신 엄마의 딸에 대한 애정처럼.

하지만 항간에는 주는 이의 목적과 욕심이 가득 담긴 나쁜 선물로 인해 뉴스거리가 되는것 같다. 듣는 사람들로써는 기분이 유쾌하지 못한 뉴스다. 
이른바 뇌물이 되어 버린 선물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을 볼 때 선물의 참의미를 일깨워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제 뉴스에서는 국정감사 내용이 보도가 되었는데 유심히 들어보니 모 공기업의 뇌물과 향응, 배임 등의 비위 사건이 해마다 끊이지 않는 등 부정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의원이 해당 기관장을 앉혀 놓고 강력하게 질타하자 이 기관장은 '할말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을 했다.

내용을 들어보니 간부급 임직원의 생일날이나 결혼기념일 같은때에 유관 업체에서 부적절한 선물로 받은 물건이 결국 뇌물성에 가까워서 징계를 받은 사례도 지적 받았다. 그런 선물이 순수한것이 아니어서 나중에 그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이미 특혜를 제공한 까닭이었다.

이런 부적절한 선물 같은 뇌물 사건이 들키지 않았을 뿐이지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을까. 부끄럽기 짝이 없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 우리는 선물을 한다. 선물은 보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보이는 물질로 나타내는 행위이다. 선물을 하고자 할 때는 이미 자신의 마음은 상대방의 기쁨이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선물의 제공자가 이미 자기만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머릿속에 흑심을 품고 있는 상태에서 주는 것, 그걸 뻔히 알면서도 받아서 꿀꺽 삼키는 사람들. 이런 부끄러운 선물 관행은 꼭 법으로 규제하고 처벌해야만 사라질까. 아니 사라지지는 않으면서 언제까지 뇌물공화국 소리 듣게 만들건지 한심하고 안타깝다.
우리 인간사회에 꽃같은 윤활유 역할을 하는 선물이라는 이미지에 먹물을 뿌리는 이런 행위들은 제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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