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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수위아저씨의 우렁찬 아침 인사
밝고 경쾌한 웃음 넘치는 인사 덕분에 하루를 상큼하게
2012-10-22 12:45:35최종 업데이트 : 2012-10-22 12:45:35 작성자 : 시민기자   남준희

전날 밤 손질해 둔 구두를 신고, 양복에 넥타이 매고 가뿐한 마음으로 출근을 한다. 몸도 마음도 가볍고 상큼하다. 
버스에서 내려 회사로 들어서는 순간 "안녕하십니까"라는 우렁찬 소리에 일단 깜짝 놀란다. 아니, 사실은 놀라서는 안되는 일이다. 매일 듣는 인사이기 때문인데,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쉬다가 나와서 놀란 것이다.

정문을 지나칠때 그 고함 소리처럼 크고 경쾌한 인사가 있다는걸 이틀동안 쉬면서 잠시 까먹은 것일뿐이다.
우리 회사 수위 아저씨. 경비직을 맡으신지 근 20년 가까이 되시는 이분은 해병대 출신이다. 일단 기골이 장대하고 성격도 칼 같고 시원시원 하시다. 술도 당해낼 장사가 없으나 절대로 주사가 있지도 않고, 술 취해서 실수하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런데다가 아침에 출근때마다 이렇게 우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리톤 같은 음성으로 "안녕하십니까"하면서 하얀 이를 드러내 활짝 웃으시며 거수경례까지 해 주시니 이거야 원, 황송하기만 할 뿐이다.
그 경쾌한 아침인사 소리와 활짝 웃는 얼굴만 봐도 하루 일과가 잘 풀릴것 같다. 시원한 목소리에 어느 한군데 군더더기 같은 잡념이 들어있지 않은 웃음이다. 

우리 회사 수위아저씨의 우렁찬 아침 인사_1
우리 회사 수위아저씨의 우렁찬 아침 인사_1

이는 우리 회사에 근무하는 모든 임직원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그 분은 이 당당하고 씩씩한 인사와 함박웃음으로 회사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으며 인정받는 사원이다. 
'소비되는 것은 별로 없으나 즐거움을 주는 것이 많으며, 주는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으나 받는 사람에게는 넘친다'
 이는 카네기가 쓴 '웃음 예찬'이라는 부분에서 웃음의 신묘한 효능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웃음은 아무리 소비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웃을 수 있을 때 웃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다들 먹고 살기 팍팍하다는 이유로 누구를 만나도 잘 웃지도 않고 목소리에 힘이 실려있지 않다. 웃을 일이 없으니 자연히 목소리도 작아지고 밝지 않은 표정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들 어려운때이다 보니 그래서 우리 회사 경비 아저씨를 볼 때면 정말 타고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백의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 넘긴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삭막한 콘크리트 도시의 커다란 회사 건물에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직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에서 경비 업무를 하다 보면 드나드는 사람들 얼굴을 일일이 다 체크하지 못해 실수도 할수 있고, 또한 누군지 몰라서 결례를 할수도 있고, 당연히 회사에 중요한 손님인데 사전에 연락이 안돼 그냥 지나칠수도 있다.
그럴때마다 정문을 지키는 경비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분은 일단 우리 회사 정문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은 그 신분의 높낮이를 떠나 전부다 회사의 중요한 손님이라는 기본 전제 하에 크고 우렁차게 인사를 건네신다. 거기에다가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함박웃음까지 곁들여서.

연세 드신 분의 정중하고도 당당한 인사를 받고, 웃음선물까지 받은 사람들은 그래서 우리 회사에 대한 첫인상을 꼽으라면 무조건 친절과, 반가움이라고 표현한다.
그 한분의 경비 아저씨 덕분에 회사 이미지가 엄청 좋아지는 것이다.

사실 두세평 남짓한 조그만 경비실에 홀로 앉아 일을 보다 보면 그 독립된 공간에 갇혀 스스로의 마음도 갇히게 되고 왠지 모를 외로움과 고독감 때문에 성격도 폐쇄적으로 좁아질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비 아저씨들은 회사에 드나드는 사람들중에 고위직 간부에게만 적당히 인사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애써 못본체 하거나 슬그머니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예전에 다녀본 직장의 경비 아저씨들이 대부분 그러셨다. 그러나 우리 경비 아저씨는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직급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볼 때마다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신다. 
누군가로부터 "안녕하세요""즐거운 퇴근길 되세요"하는 인사를 받는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긴장된 출근길, 혹은 피곤한 퇴근 길에 밝은 웃음과 함께 듣는 경쾌한 톤의 인사소리는 마음과 몸에 다시 활력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우리 회사 경비 아저씨의 밝은 웃음과 인사에 오늘도 활기를 얻는다.
매사에 모든 분야에서 모든이들이 이렇게 밝고 활기차고 경쾌한 인사와 웃음을 나누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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