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부모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2012-10-22 20:24:20최종 업데이트 : 2012-10-22 20:24:2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친정엄마의 생신을 일주일 정도 앞당겨서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하고 각자 시골집을 향해서 출발을 했다. 고속도로가 막히면 어쩔까 했는데 일요일 아침 경부고속도로는 시원하게 쭉쭉 달릴 수가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을 산의 단풍이 들기 시작한 모습도, 황금벌판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가을들판의 모습 또한 아름답고 너무 멋진 풍경으로 인해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어디에 눈을 돌리고 봐도 아름다운 가을 풍경의 자연의 모습이 행복한 감정에 젖게 한다. '오늘 같은 날만 되었으면' 혼잣말을 하면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가을 풍경에 대한 나만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시골집에 누군가가 온다는 소식만 들리면 올 때까지 사슴 목처럼 길게 빼고 밖을 향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계실 친정아빠 생각에 전화기를 들었다. 신호음이 짧게 울리는 순간 금방 전화선을 타고 그리운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통화를 하면서 지금 잘 가고 있으니 집 안에서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당부 아닌 당부를 한다. 

부모님, 생신 축하드립니다_1
드라이브를 하면서 만난 감나무와 경치

부모님, 생신 축하드립니다_2
케이크 컷팅 하시는 친정부모님

친정아빠가 살고 계시는 시골의 동네는 지금은 열 가구 남짓밖에 살고 있지 않고 대부분이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만 계시기에 오고가는 사람들이 그리운 동네가 되었다. 

1남 3녀가 한 자리에 다 모였다. 각자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기에 한 번 모이기가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며 진심으로 건강하고 오래오래 마음에 평안을 갖고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부모님이 계시기에 자식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이 되기도 하고 은연중에 안식처나 휴식처로 생각을 하고 사나보다.

친정아빠가 제일 좋아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밖으로 나가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 년 내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시골 동네를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그 답답함에서 잠시 벗어나고도 싶겠고, 사람이 그리운 관계로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아마도 제일 좋아하는 것의 하나가 드라이브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제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연세이다 보니 마음과는 달리 육체가 잘 따라주지 않는 안타까움도 생겨나는 것 같다.
1남3녀 가 부모님을 모시고 드라이브를 나섰다. 친정아빠의 얼굴이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그 좋아하시는 것을 자주해드리지 못하는 자식 된 송구스러움으로 가슴이 알싸해 지는 듯하다.

샛노란 은행나무도 붉은 색 옷들을 갈아입은 가을 산의 풍경도 다닥다닥 매달려 있는 감나무도 우리가 가는 길에 마중 나온 느낌이 든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보니 저 멀리 백화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며 다가선다.

풍경이 예뻐서 한 참 동안 쳐다보는데 그 근처 폐교를 이용한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그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소고기 전골을 시켜서 먹기 전에 친정아빠께서 건배제의를 하신다. "최기원씨! 지금까지 바른 마음으로 한결같이 살아줘서 고맙소. 오늘의 주인공을 위하여 건배"
친정엄마의 이름을 부르면서 한 마디 하시는 센스 있는 모습을 보이시는 멋쟁이 아빠이시다.

부모님, 생신 축하드립니다_3
백화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박다.

자식들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한 잔씩 잔을 채워 올렸다. 작은 잔으로 몇 잔을 드신 친정아빠의 뺨이 홍조를 띤 듯 발그레하다.
모두들 소리 높여 생신축하 노래도 불러 드렸고 두 분이서 합심해서 케이크의 촛불도 끄고 한 손씩 맞잡고 케이크 컷팅도 하셨다.
참 보기 좋은 정겨움이 묻어나는 모습이다. 나도 저런 모습으로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잠시 가져본다.

백화산을 뒤로 하고 가족들 모두 사진 한 장을 박았다. 
'지금까지 구심점이 되어 주신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자식 된 도리를 다하고 살 수 있게 오래오래 계셔 주세요.' 다짐을 하고 올려다 본 하늘은 정말 변할 것 같지 않은 푸르름이었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