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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미스트 뿌린 그 아줌마
2012-10-24 14:42:47최종 업데이트 : 2012-10-24 14:42:47 작성자 : 시민기자   최희연

버스에 사람들이 많았고 이미 좌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앉아 가는 사람이 부러울 뿐이라고 생각하며 버스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앉은 한 아줌마의 낌새가 느껴졌다. 
뭉툭한 가방에서 미스트를 하나 꺼내 들더니 얼굴에 뿌리는 것이었다. 미스트라는 것은 얼굴에 뿌리는 형태로 만들어진 로션이라고 보면 된다. 

가을철 날씨에 건조함을 느낀 얼굴이 땡길 때 이 미스트를 뿌려 주면 얼굴이 촉촉해지는 효과를 얻기 때문에 여자라면 가방에 하나 씩은 잊지 않고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일수도 있다. 당연히 나도 미스트를 가방에 가지고 있으며 평소에도 미스트를 애용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아줌마가 사용 하던 미스트를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었다. 

버스 안에서 미스트 뿌린 그 아줌마_1
버스 안에서 미스트 뿌린 그 아줌마_1

그런데 사람이 가득 찼던 버스 안이었기 때문에, 1-2초 정도 뿌린 미스트의 파급 효과는 적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던 곳이었는데 뿌리면서 분사 되는 액체가 입자가 작으니까 옆 사람이나 뒷 사람의 옷에 쉽게 묻을 수도 있었고, 퍼지는 향도 진했다. 

물과 유사한 성분의 향이 퍼지면 얼마나 퍼지겠거니 생각 했는데 유독 그 아줌마가 뿌린 미스트의 향은 유명 회사의 것으로 향수 기능까지 함께 하는 미스트였다. 그래서 마치 향수를 온 사방에 뿌린 것 마냥 냄새가 퍼져 나갔는데, 이 냄새를 맡던 사람이 기침을 서너 번 했다. 

고요한 침묵만이 흐르고, 버스 바퀴 굴러 가는 소리만 나던 곳에서 헛 기침 소리가 크게 나니까 당연히 미스트 뿌린 아줌마가 뒤를 힐끗 힐끗 쳐다 봤다. 큰 소리로 들렸던 기침의 근원은 아줌마가 뿌린 미스트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지만, 확실한 것은 그 상황에선 기침 소리가 마치 대 놓고 그 아줌마의 행동을 잘못 됐다고 말 하는 것 처럼 들렸다. 그리고 웅성 거리면서 '아 뭐야'하는 소리도 간간히 들렸다.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아랑곳 하지 않고 미스트를 사용 할 수 있었는지, 아줌마의 용기가 대단했다.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행동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불만 섞인 소리들이었던 것 같다.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많았는데 정작 한 마디 따끔하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정의의 사도 처럼 아줌마에게 뭐라고 말 할 용기는 없었다. 유난히 화장을 짙게 한 아줌마가 무서워 보였다.

만약에 그 자리에 나이가 있으신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계셨다면 따끔하게 혼났을 수도 있을 법한 상황이었다. 공공 장소에서 분사 방식으로 된 로션을 뿌리는 것은 대단히 큰 실례이기도 했다. 
자기 것으로 자기 얼굴에 뿌리는 것이 대단한 실례가 아니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큰 실례가 맞다. 요즘에는 분사식으로 나온 화장품들이 유독 많다. 

썬 크림과 같은 자외선 차단제나 로션 같은 것도 분사식으로 나와서 간편하게 뿌리도록 만들어졌는데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분사가 되면서 액체 입자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옆 사람들의 코나 입과 같은 호흡기 쪽으로 유입이 될 수도 있고, 옆 사람의 잘 차려 입은 정장 등에 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 말고도 지하철 같은 곳에서도 분사식으로 된 화장품을 뿌려 대는 여성들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이런 분사식의 화장품을 뿌릴 때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화장실이나 길거리에서 뿌리는 것이 예의 같다. 아주 작은 기본 예의를 지키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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