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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식 준비..김장철이 다가온다
2012-10-24 21:35:46최종 업데이트 : 2012-10-24 21:35:46 작성자 : 시민기자   심현자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멋쟁이들의 옷깃을 세우게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어김없이 준비해야 할 큰 일이 있다. 그것은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의 공급원 김치를 준비하는 일이다. 

불과 30년 전 까지만 해도 김장과 땔감 장만이 끝나면 겨울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때는 김장 담기가 겨울을 나기 위해 꼭 필요한 행사였다. 배추를 다듬고, 소금에 절여 깨끗한 물에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양념에 비벼 항아리에 넣었다. 

김장을 하는 날이면 가족은 물론 이웃집 사람들까지 함께 도와준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것은 다음 해 봄이 되어 채소가 자라기 전까지 먹어야 할 양식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비닐하우스가 있어 겨울에도 싱싱한 채소가 생산되어 언제든지 구입할 있다. 그렇지만 예전 겨울에는 채소를 구경조차 할 수 없어, 잘 숙성된 김치가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 섬유질과 비타민 등을 공급해주는 밥상의 보배였다. 

요즘은 김치 냉장고와 사시사철 생산되고 구입이 가능한 채소와 핵가족으로 인하여 김치 담그는 일이 큰 행사가 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서민들은 김장철이 되면 김치 담그는 일을 걱정해야 한다. 대가족이 생활하던 당시는 수백포기의 배추와 엄청난 무로 김치를 담가 온도 변화를 차단하기 위해 땅속에 김치 독을 묻어 김치를 보관하였다. 

겨울 양식 준비..김장철이 다가온다_1
무 뽑는 작업

해마다 김장 재료 구입에 신경을 썼는데 금년에는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와 고추는 걱정 없이 확보되었다. 아주버님께서 텃밭농장에서 재배한 배추와 고추를 주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정년퇴직이후 아주버님께서는 매일 같이 텃밭농장에 출근하셔서 무공해로 채소와 과일농사를 지어셨다. 지난 휴일에도 형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텃밭에 무가 무성하니 와서 뽑아 가라고 하셨다. 

겨울 양식 준비..김장철이 다가온다_2
싱싱한 무

아침밥을 챙겨먹고 형님 집에 들려 함께 농장으로 출발했다. 농장에 도착하니 배추가 수확을 해도 될 만큼 자라있었고, 무는 우리를 맞이라도 하듯 싱싱한 잎이 나풀거리며 굵은 뿌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굵은 무는 김장재료와 저장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남겨놓고 동치미와 무김치를 담그기 적당한 것을 뽑았다. 또한 늦게 달린 호박은 감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가 열려 있고, 토란은 알토란 뿌리가 주렁주렁 달려 나왔다. 

겨울 양식 준비..김장철이 다가온다_3
토란과 들깨

무와 호박 토란 등 갖가지 무공해 채소를 수확하고 있는데 형님께서 부르셨다. 점심이 준비되었으니 같이 먹자고, 농막 하우스에 도착하니 맛있는 오리고기가 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일하다보니 무척 시장하던 차에 음식을 보니 반가웠다. 점심을 먹으면서 아주버님께서는 "내가 처음 농사를 지었지만 참으로 잘 지었다. 제수씨 금년 김장걱정은 하지 마세요. 여기 있는 배추와 무. 그리고 집에 있는 고추만 있으며 다 해결 됩니다. 내가 다 책임지고 해결해 줄게요." 하신다. 참으로 고마우신 말씀이셨다. 

겨울 양식 준비..김장철이 다가온다_4
감나무에 달린 호박

형님과 아주버님은 우리를 언제나 챙겨주신다. 적은 용돈이나마 드려도 항상 거절하면서도 그 몇 갑절 더 많은 것을 돌려주신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있으면 싸주신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 것은 마트에서 구입하면 되는데 귀찮게 들고 다니느냐고 하겠지만,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챙겨주기에 더욱 고마움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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