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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
2012-10-25 07:52:35최종 업데이트 : 2012-10-25 07:52:35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_1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_1

종종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해 시내버스에 올랐다. 무척 쌀쌀해진 날씨 탓에 모두 다 자라목처럼 움츠린채 걷고 있었고 정류장에서도 추운 날씨가 티가 났다.
보통때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누구누구 할것 없이 죄다 스마트폰 꺼내어 뭔가 열심히들 만지작거리고 있었을텐데, 이젠 날씨가 추워지니 모두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넣고 있는지라 스마트폰 만지는 사람이 절반은 줄어든듯 했다.

10분정도 서성이자 버스가 당도했다. 퇴근시간이라 사람들이 적잖았고, 학생들도 많았다. 차에 올라보니 노약자석조차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버젖이 앉아 있었다. 사람이 없을때야 아무데나 앉아도 그럴수 있으려니 하겠지만, 옆에 보니 나이드신 분들도 계셨는데 이 학생들은 그런거 전혀 신경 안쓰는 아이들이었다. 

굳이 한마디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참고 갔다. "얘들아, 할머니께 자리 양보해 드려야지"한마디 했다가 "아줌마 일이나 잘 하세요" 라는 말 들을까봐.
버스가 서너정거장쯤 지나쳐쳤을때, 할머니 한분이 올라타셨다. 한눈에 봐도 몸을 가누기조차 힘겨워 보일만큼 많이 연로하신 분이셨다. 

그 전에 버스에 타고 있던 여늬 노인과 달리 정말 좌석이 필요한 분이셨다. 당연히 학생들이 일어나거나, 혹은 경로석을 차지하고 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설줄 알았건만 아이는 그냥 묵묵히(너무나 뻔뻔스레) 앉아 있었다.
 학생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한숨도 나오고 화도 났다. 남에게는 귀한 자식일텐데 싶어서 말하기조차 싫었다.

그래도 양심이 있는 친구가 있었다. 같은 또래의 친구로 보이는 다른 아이가 그 바로 옆에서 서서 가고 있었는데 그 학생은 할머니가 타는 것을 보고는 스마트폰에 빠져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의 어깨를 툭툭 치며 눈치를 줬다.
우선은 그곳이 경로석인데다가 할머니가 타셨으니 일어나라는 표시였다.

그런데, 그동안이야 모르는척 앉아 있었다 해도 이제는 친구가 알려줬으니 당연히 머리를 긁적이며 벌떡 일어날줄 알았던 내 생각과는 딴판으로 눈치를 주는 학생에게 왜 귀찮게 구냐는 투로 짜증을 확 내며 그대로 앉아서 게임에 열중하는게 아닌가.
자리에서 일어나라며 눈치를 준 학생이 더 무안해 하는 것이었다.
결국 옆자리의 한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했다. 할머니는 그곳에 앉게 되었고 아저씨가 서서 갔다.

정말 버스에서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당혹스럽다. 이런 현상은 정말이지 가정교육의 부족 탓이라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옳은 일이라면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옳은 교육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자연스럽게 어르신을 공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그저 "그래그래" "오냐오냐"만 하면서 키워서 그런것 아닐까. 우스갯소리로 닭다리 조차도 부모 아닌 아이들 몫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칭찬할 것은 칭찬해야겠지만 오냐오냐만 하다보니 자기 밖에는 모르는 아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무감각한 채로, 말하자면 제자신이 잘못하는 것인지조차 모르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정대로 학교에서는 학교대로 입시공부 말고도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인성을 길러줘야 한다.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우리 한국의 청소년들이 '더불어 사는 능력 세계 꼴찌'라는 의식조사 결과는 우리 기성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질타로 들린다. 
동방예의지국?  더불어 사는 능력 꼴찌라는 아이들에게 동방예의지국을 무슨수로 기대한단 말인가. 
무한경쟁의 교육으로 인해 인성교육의 가치가 묻히고 오직 시험과 진학을 위한 경쟁에 매몰되어 이처럼 일상적으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조차도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버스의 경로석에 앉아가던 학생은 미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나이 드신 어른이 웃어른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라던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승차하셨는데도 노약자석에 당당히 앉아있는 학생들! 그런 광경을 보면서 우리 부모들은 물론이려니와 학교 선생님들도 지금과는 다른 인성교육 차원의 가르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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