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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 존 거던도 꼴지였다
아이들에게 중요한건 당장의 성적이 아닌 열정
2012-10-17 09:59:16최종 업데이트 : 2012-10-17 09:59:1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늘 생각하고 다짐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그런 생각과 다짐이 참 옳았음을 증명하는 일이 또 생겼다.
그중 하나는 미래에 어떤 재능을 어떻게 펼질지 모르는 자라나는 새싹에게 지금 당장 공부를 못하거나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들이 "너는 안돼"라거나 "그러니까 맨날 그 모양이지. 으이그, 저게 커서 뭐가 되려고"하는 식으로 아이의 기를 확 죽여 버리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아이들에게 열정을 심어 준다는 것, 아이들 스스로 열정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하는 점이다. 그 열정 하나가 인류사에 가장 위대 하다고 하는 노벨상을 받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열다섯 살 때 생물 선생님에게서 받은 성적표를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생물 과목 성적이 동급생 250명 중 꼴찌였다. 선생님은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내 꿈에 대해 '완전히 시간 낭비'라고 성적표에 쓰셨다. 실험이 잘 안 풀려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그 성적표를 들여다보면서, 이 일에 재능이 없다던 선생님의 말이 옳았음을 절감하곤 한다."

이 말은 얼마전에 발표 된 금년도 노벨상 중 노벨 생리의학상을 박은 존 거던이라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상을 받을때 기자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정말 경이롭고 놀랍다. 그런 환경 속에서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학문에 정진했다고 하니 존경스러울 뿐이다. 그 열정과 포기하지 않은 끈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 거던 교수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64년 전 성적표를 끼워놓은 액자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받은 작위 훈장부터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거던 교수의 사무실에서 액자에 정성스럽게 끼워져 전시돼 있는 것은 누렇게 바래버린 성적표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당시에 이 생물 선생님의 가차 없는 평가를 받은 소년은 결국 과학자의 꿈을 포기했다. 옥스퍼드대에 진학하면서 선택한 전공도 과학과는 거리가 먼 고전문학이었다. 그러나 오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전공을 동물학으로 바꿨고, 이후 생물학 연구에 몰두하게 되어 오늘날의 연구 업적과 함께 노벨상을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 어떤가 한번 되돌아 보자.
무작정 영어 공부해라, 수학 공부 해라, 대학은 SKY를 가야 한다, 대학 졸업후에는 판검사 돼라, 의사 돼라...이게 오늘날 우리 부모들의 숨길수 없는 현실이다.

우스갯소리이기도 하지만 한때 한국 축구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된것 중 하나가 "한국 축구는 어릴때 공을 잡는 순간 축구 하는 법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골 넣는 법부터 가르친다"라는 말이 있었다.
이는 기초훈련 없이 일단 골 넣고 이기는 게임 위주로 아이들을 몰아부쳤기 때문에 기초가 덜 된 상태로 축구 선수가 되어 문제가 많음을 지적한 말이다.

노벨생리의학상 존 거던도 꼴지였다 _1
노벨생리의학상 존 거던도 꼴지였다 _1

아이들 교육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재능과 취미와 적성을 고려해서 아이의 진로도 정하고 아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게 해줘야 하는데, 우리는 어디 그런가. 오로지 부모의 욕심대로 판검사와 의사 순으로 결정돼 간다.
그러나 위에서 사례로 든 노벨상 수상자를 보자.
만약 학교 선생님이 쓴 그 성적표를 우리나라 부모가 보았다면 부모는 그 즉시 아이 부모들은 당장 "그것 봐라. 너는 안된다잖아. 다른 분야나 적성을 찾아보자"라며 자녀들을 몰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 생물학 분야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발휘해 세계적인 석학이 되고 노벨상까지 받았다.
그러니 우리 부모들도 아이들이 좋아하는게 있다면 그게 비록 종이 접기든, 낙서든 간에  이를 칭찬하고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영어 수학에 만 매달릴게 아니라 단순한 손재주라 해도 그걸로 애니메이션 전문가나 헤어 디자이너가 될수도 있고, 방향은 무궁무진 하니까.

우리 아들의 경우에도 초등학생시 슈퍼마리오 게임에 몰입했던 적이 있는데 일본어를 모르면서도 그 두꺼운 일본어 캐릭터 책 내용을 좔좔 꿰고 있었다. 결국 좋아하는 게임을 위해서 일본어도 독학으로 공부를 한 셈이다.
결국에 정답은 부모의 조급증을 버리는 것과 아이들에게 열정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할 일이 있고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널려있다. 성적이 조금 낮다고 실망하고 좌절할 일이 아니다. 낙제생이 노벨상을 받은 사실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아이들의 인생은 바로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나갈수 있도록 열정을 길러주자. 그 열정으로 어떤 분야든간에 앞으로 정진할수 있도록 길만 열어주자. 
부모는 조급증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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