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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부모의 역할
2012-10-21 09:41:44최종 업데이트 : 2012-10-21 09:41:44 작성자 : 시민기자   문성희

가을은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요즘, 가는 곳마다 지역의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작은 면 단위에서 시작하여 군 단위, 도 단위 행사로 열리는 지역의 축제는 저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특산물을 소개하고, 지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 행사가 주 종목을 이루고 있다. 

우리 수원에서도 이미 지난 9월14일에 '인생100세, 아름다운 동행' 이라는 주제로 평생학습 축제가 열렸고, 이때 성인 문해(한글교실) 한마당, 어린이 백일장 대회도 함께 열렸다.
또한 9월8일 수원시인협회에서 주최한 제3회 정조대왕 숭모 전국백일장 대회가 개최되었고 4월에도 숲속 어린이 백일장 대회가 열렸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농촌 들녘에서는 오곡백과가 누렇게 익어 풍성한 가운데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그 신명나는 마음에 잔치 한판 벌리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정서이고 보면 지역의 축제가 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것 같다. 
또한 전국적으로 가을과 봄에 치러지는 백일장 대회는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걱을 모두 합치면 수천 종류는 될것이다. 그래서 지방에서 지역 축제를 알리는 내용을 보면서 항상 어디가나 비슷한 축제가 되지 않고 정말 특색 있는 축제가 되길 바라며 현수막을 훑어보곤 한다. 

이런 축제 마당에는 대부분 학생들 혹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체험 코너를 마련하고 글짓기 대회를 많이들 연다. 주로 백일장이라고 부른다.
내가 어릴적에 학교 다닐때도 늘 듣고 보았던 백일장 대회이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쓰고 있는 백일장이라는 말. 

그동안은 그저 글짓기 대회려니 하면서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지내왔는데 얼마전 우리집 아이가 백일장이 무슨 뜻이냐고 묻길래 한동안 난감했다.
"백일장? 그거 글짓기 대회잖아?"
아이의 물음에 당연한걸 가지고 뭘 그런걸 묻냐는 투로 시큰둥하게 말했다. 
"엄마, 그럼 그림 그리는건 왜 백일장이라고 안해? 컴퓨터 대회나 씨름 대회 같은것도 있잖아. 그런데 그건 왜 백일장이라고 안하는 거야?"
아이는 좀더 구체적이고 의문스런 부분을 세밀하게 물어 왔다. 즉 백일장이 왜 글짓기 대회에만 사용되냐는 물음에는 그 백일장이라는 말의 쓰임새의 어원을 물은 것이다.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부모의 역할_1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부모의 역할_1

그래서 아이더러 백일장이라는 말은 옛날부터 쓰이던 말로 날씨가 맑고 좋은 날 운동장 같은 마당에 모여 글을 쓰는 행사를 일컫는다고 겨우 설명을 하여 주었지만 아이는 시원스런 대답이 아니라는듯 갸우뚱 했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그저 막연하게 백일장은 글짓기 대회라고만 알고 있었지 수십년간 사용해 오면서 그게 왜 그렇게 쓰였는지 더 구체적으로는 모르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들에게 독서의식을 높이고, 책에 대한 흥미도 유도하고, 또한 아이들의 글짓기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각 학교에서도 백일장을 치르는걸로 아는데, 어린이들이 미래의 재산이고 보면 그들에게 책을 읽히는 일은 큰 관심사였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 봄과 가을에도 학교에서는 백일장 행사를 열곤 했었다. 
그 백일장이라는 단어. 한자로는 분명 '白日場'인데 이게 한자로 된 단어만 보면 글짓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고 우리는 백일장이 글짓기 대회라고 못 박혀 있음으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쓰는 것이어서, 백일장이 글짓기 대회로 굳어 있음으로 한자의 의미는 따지지 않고 그냥 넘어갔던 것 같다. 

결국 아이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너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이잡듯 뒤져 그 말의 쓰임새의 연원을 찾아내 정리해 보게 되었다.
백일장은 조선시대에 시문(詩文)으로 시험을 보던 일로, 관리 임용과는 무관하게 과거시험  지망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고, 유생들이 글재주를 겨루어 명예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준 것이어서 지방에서 널리 시행되었다고 한다.

백일장을 한자말 그대로 풀이한 것을 찾아보면 주로 달밤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 시 쓰는 재주를 견주어보기도 하던 '망월장(望月場)'과 대조적인 의미였다. 즉 대낮(白日)에 시 쓰기를 겨룬다 하여 백일장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아이에게 정확하게 답해 줄수 있었던 부분은 달밤에 하던 망월장과 달리 한낮에 시 쓰기를 겨룬다는 의미에서 백일장이 생겨났다는 점이었다.

누구나 다 아는 말처럼 쓰여왔던 단어였지만, 결국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나름 또 다른 그 의미를 깨닫게 되는 말.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그래도 어설프게 알고 있어서 좀 더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더 좋은 말들이 주변에 꽤 있다. 
특히 아이들 키우는 집에서는 이런 질문이 올때마다 "음... 그건 말야... 뭐더라, 엄마도 잘 모르겠네"하며 머리만 긁적일게 아니라 함께 공부하며 알고 넘어가는 것도 교육적으로 좋은 부모 역할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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