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 학예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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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교 학예회 풍경 아이의 학예회를 다녀와서 2013-10-31 12:12:15최종 업데이트 : 2013-10-31 12:12: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가 한 달 전부터 학예회를 한다고 연습하면서 고생을 했다. 가요에 맞추어 춤을 추고, 합창곡을 연습하고, 리코더를 부르고, 부모님 앞에서 공연할 준비를 했다. 학예회 며칠 앞두고선 매일 매일 총 연습을 하느라 시간을 쏟았던 모양이다. 아침 10시에 맞추어 학교로 가보니 벌써 강당은 가득 찼고, 학부모들은 들썩들썩 신이 났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까지 모두 모인 집들도 많고, 비디오 카메라까지 동원하면서 제 아이의 모습을 찍고 있다. 전 학년 학예회는 규모상 힘들어서 1-2학년만 합쳐서 작은 강당에서 학예회를 하였다. 순서에 맞추어서 다양한 연기, 노래, 춤을 보여주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런데 요즘 엄마들 아이 하나, 둘 밖에 없기 때문에 조용히 앉아있다가도 자기 자식만 등장하면 우르르 앞으로 달려나가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앞을 다 가리면서 엄마들이 자기 아이가 나온 반이 공연할 때 일제히 사진찍고 비디오를 찍고, 환호를 했다.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앉으라고 소리를 질러도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다. 흐뭇한 표정으로 재롱떠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떤 부모에게든 똑같은 행복이다. 하지만 학예회에서 자기 아이의 공연만 보면서 난리를 치는 것은 조금 아닌 듯 싶다. 요즘 초등학교 학예회의 풍경, 인기가요의 안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준비한 공연은 약 2시간동안 이루어졌는데, 대부분의 노래가 요즘 유행하는 가요곡들이었다. 빠빠빠, 젠틀맨, 강남스타일 등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댄스곡들이다. 중복된 공연까지 있는 걸 보니 얼마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노래인지 실감할 것 같다. 하지만 학예회에서까지 동심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저학년 아이만이 할 수 있는 발랄한 무용과 율동, 어설픈 동요 합창 등이 오히려 학예회스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현란한 비트음이 나오면서 무대에서 아이들이 반짝이 옷을 입고 춤을 추니 오히려 엄마들도 신나한다. 리코더 부는 것이나, 노래, 율동 등에는 관심이 없던 학부모도 가요에 박수를 치면서 환호를 한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 세대의 문화는 인기 가요와 밀접하다. 공연을 한참 하다 보니 처음에 모였던 사람들이 슬슬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자기 아이들이 공연을 마치니 그냥 집에 가버리는 사람들이다. 두 시간 동안 모든 아이들의 공연을 성실하게 관람하는 것도 아니고, 딱 사진만 찍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처음 강당이 꽉 차서 앉을 자리도 없던 것이 1시간쯤 지나니 뒷 자리가 텅텅 비어 버렸다. 이기적인 아이들, 자기 것만 주장하는 아이들이 왜 그러한가 보았더니 부모들의 태도 때문이다. 공연에 끝까지 남아서 관람하는 사람들은 1/3도 되지 않았다. 아이들 공연이라 어설프고, 부족한 것도 많지만 남아서 박수쳐주고 격려해주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 결국 마지막에 무대에 올라온 아이들은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에서 형식만 갖춘 채 끝내야 했다. 마무리가 미흡한 학예회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자기 아이 반이 아니지만, 부모들도 끝까지 박수쳐주고, 격려해주면서 훈훈한 마무리를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든다. 내 아이, 네 아이 가르지 말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동생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내 아이의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였으면... 학예회가 아이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부모님께 선보이고, 학교 생활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형식화되어서 선생님도 피곤하고, 엄마들도 사진 찍는 것으로 남기는 일 이외의 의미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아쉽겠는가! 좀더 아이들스러운 동심으로 순수한 공연이 이루어졌으면, 그리고 모든 학부모와 아이들이 즐겁게 어우러지는 한 바탕 신명나는 잔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관 뉴스 'Love Yourself', 최선을 다해 일한 모두에게 드리는 휴식2024.04.29 책숲마실로 놀러가요! 2024.04.22 수원화성 벚꽃 달리기, 시민 호응 이어져 2024.04.1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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