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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파자마파티, 잊을수가 없어
2012-10-13 19:51:10최종 업데이트 : 2012-10-13 19:51:10 작성자 : 시민기자   최희연

친구들과 파자마파티, 잊을수가 없어_1
친구들과 파자마파티, 잊을수가 없어_1

순수한 소녀들이 예쁜 잠옷을 하나같이 맞춰 입고 파자마 파티를 하는 것은 순정 만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내용이다. 어릴 적에 미미 인형을 갖고 놀면서 미미 인형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이 탐이 나기도 했다.

궁전 같은 곳에 사는 미미 인형이야 말로 공주가 따로 없다고 생각 하면서 나도 아기자기한 궁전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단 맘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 궁전 같은 곳에서 하루를 지내고 왔다. 엊그제 생각 할 수조차도 없었던 곳에서 서른이 다 되어 가는 나이에 예쁜 추억을 만들고 왔다. 

미미 인형 집 뺨치는 예쁜 곳이었는데 분홍색 계열 풍선들이 천장 위에 가득 떠 있고, 노란 불빛의 촛불들이 수를 놓았으며 노래방 천장에 있는 돌아가는 불빛 조명도 설치되어 있던 곳이었다. 

이렇게 예쁜 곳을 찾은 이유는 젊은 시절의 한 순간을 아름답게 추억으로 남겨 놓자는 취지로 일명 '파자마 파티'라는 것을 했다. 서비스업이 날로 발달 하고 있어서 파티를 대행 해 주는 곳이 많아서 고르는 것도 힘이 들었다. 하루 빌리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지만, 이제는 매달 일정 수입이 있는 사람들이라서 학생 때는 생각도 못했던 일을 쉽게 진행 할 수 있었다. 

각자 일정하게 돈을 걷고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빌렸다. 파자마 파티라서 꼭 예쁜 레이스가 달린 잠옷을 준비 했어야 했는데, 차마 잠옷까지는 준비 하진 못하고 대신에 하얀 티로 색깔 맞춤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마음먹고 뭉친 시간이었기 때문에 사진도 지겹도록 찍었다. 

만들어 놓은 음식은 먹지도 않고 카메라 셔터만 몇 시간씩 눌러 댄 것 같다. 매일 계획만 짜고 말던 일이었는데 미루다 보면 계란 한판이 될 것 같아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을 되새기며 계획을 일사천리로 실행했다. 만화에서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장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였다. 

평소 같았으면 족발과 닭발을 시켜 과격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였을 텐데, 환경을 생각한 만큼 분위기 있는 적 포도 와인과 카나페, 그리고 과일과 케익을 준비 했다. 

친구들과 파자마파티, 잊을수가 없어_2
친구들과 파자마파티, 잊을수가 없어_2

남자친구가 기념일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깜짝 파티를 해 주는 장소로 인기가 많다는 곳인데, 정작 남자 친구는 어디가고 내 옆에는 오래 된 여자친구들만 있었지만 우정 또한 사랑 보다 갚진 것이기에, 이번에는 우정을 쌓으며 놀고 다음번에는 각자 남자친구가 해 주는 이벤트를 받자며 서로를 위로 했다. 

노란 촛불을 이곳저곳 놓은 후에 불을 완전히 끄니까 정말로 아름다웠다.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던 이벤트처럼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소중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장소에서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자주 이런 파티를 즐기기는 힘든 생활이지만 여자라면 한번쯤은 꿈꿔왔던 하루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남자들은 친구들끼리 이 같은 파자마 파티는 돈을 준다 해도 안 할 것이다. 오로지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들만이 우정을 논하며 할 수 있는 파티가 파자마 파티라고 생각 된다. 새벽 내내 지금까지 있었던 행복했던 일도 슬펐던 일도, 서로에게 서운 했던 일도 말하기로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 친구가 나에게 갖고 있었던 진실 된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파티를 하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친구의 마음속을 모를 뻔 했는데 알게 돼서 다행이다. 사 가지고 간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촛불 때문에 녹아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렸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또 다시 바쁜 일상생활로 각자 돌아가겠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아니더라도 2년에 한번 씩은 꼭 파자마 파티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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