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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오늘 김장 맛있게 했어요"
2008-11-20 16:09:54최종 업데이트 : 2008-11-20 16:09: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님께서는 여든을 바라보시는 나이임에도  손수 밭일을 하신다. 

작은 일이라도 생기면  먼길을  한걸음에 달려가지만  을씨년스러운 늦가을의 시골 풍경이 참으로 적막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부러진 허리를 휘여 잡고  일하신 가을걷이는 도시에 사는 우리네들에게는 아주 미미하거나 부질없는  행위로 보여질수 있다.  시골에서 자란 나로서는  그 의미를  십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금년 한여름에는 유난히 가뭄이 심해서  한밤중에 수돗물을 받아서   어둠이 걷히는 새벽녁에  손수 물을 주어서  틈실하게 김장 배추를 키우셨다는 어머니 말씀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할인점이나 농수산물 시장에는  풍작으로 쏟아져 나온  김장용품들...한줌의 비료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표를 우리 어머니께서는  절대 이해 할수 없으실 것이다. 
 
지난 주말에 시아주버님 친구분들께서 부부 동반으로 시골 주변  단풍 놀이를 다녀오면서  어머님께 인사차 들렀다가  가시는 길에  어머니께서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신 무우, 배추, 파, 갓 등을  푸짐하게 싣고 떠났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우리로서는  얼마되지 않는  가격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할수 있으나  어머니는 아무런 댓가 없이  떠나는 사람들이 못내 서운하신 눈치였다.  
아주버님께서는  친구들에게  단순히 시골에 온 선물이라고 담아주셨으나  어머님의 구부러진 허리를 보니 아주버님도 형님도  조금은 야속했다. 

오늘 내일이  똑 같은  직장인들은  날짜에 맞춰서 급여를 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계절별로  상여금으로  문화의 향기를  맛볼수 있지만   그저 계절에  목맨  시골 생활의 수입은  가을 끝에서만  유일하게 돈구경을 할수  있다. 
자식과 같은 과정으로 키워낸  저 푸성귀들을  어찌  단순한 선물로만  취급 할수 있을까? 

어머님, 오늘 김장 맛있게 했어요_1
"어머님, 김치 맛있게 먹을게요"

언제나  편하게 사시라고  말씀드리지만...
많은 자식들 키우시느라  그렇게 사신 세월이  집착의 끈을 놓지 못하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은 이렇게 하면서도  어머님의 땀방울을  트렁크가 비좁게 싣고 귀경길을 재촉 하고 있으니  내 마음을 나도 잘 이해 할수가 없다. 

"오늘  김장 맛있게 했습니다. 어머님 덕분에 겨울내내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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