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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
2012-10-08 12:56:09최종 업데이트 : 2012-10-08 12:56: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난 4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평가받는 방화수류정 용연에서 '용연지몽'이란 타이틀로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의 개막을 고했다.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국내외 관람객들은 역사·문화와 예술의 도시 수원에서 최고의 흥을 도우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시민기자는 몇 년 전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그런데 이번만큼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 보았다. 주(主)무대인 수원화성행궁을 비롯해 '화성, 정조의 꿈'이 시연된 연무대, 용연과 화홍문 수원천변 그리고 재래시장이 운집한 남수문 근교.... 인파로 뒤섞인 여기저기서 사람냄새와 함께 웃음꽃이 만발했다. 

폐막식 날인 7일 오후, 행궁광장 주변을 배회하며 사람들의 몸놀림, 표정, 감회 등을 포착하면서 축제의 마지막을 정리해봤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_3
폐막식 공연을 보러온 시민들이 의자에 앉지 못하고 광장 뒤편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맛있는 도심정원에서의 여유로운 맛! 

서울에 조선의 상징인 정궁 경복궁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면 수원에는 화성행궁이 그에 버금가는 위세를 지닌다. 비록 왕이 지방행차시 임시로 머물던 행궁에 불과했지만 당시엔 우리나라 행궁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지어진 품격 높은 행궁이었다. 

2007년 사적으로 지정된 화성행궁의 정문 신풍루! 그 왼편엔 '맛있는 도심정원'이 자리해 있다. 
행궁과 더불어 도심공원으로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이곳은 지금도 가꿔지고 꾸며지고 있는 '진행형'인 정원이다. 
입구 모서리에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한편엔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한가운데엔 아치형 목교(木橋)가 연잎을 머금고 아담하게 자리해 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자 주말을 맞은 사람들이 도심 속 정원을 찾아 자유를 만끽하며 즐겼다.

삼대로 보이는 가족이 장의자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고,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 사이로 사진을 찍으며 담소를 나누는 친구들, 다리위에 설치된 얼룩말을 관찰하러 가까이 다가가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 모두가 캔버스 위 수채화다. 
번잡한 축제장에서 잠시 떠나 즐기는 낭만이기도 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온실 비닐하우스로 들어간다. 가까이 가보니 작가들의 작품에 매료된 듯 유심히 드려다 보고 있다. 모두가 축복처럼 따뜻하게 다가오는 풍경이다.

인사동의 매력을 넘어선 공방 아트거리

축제장마다 사람들로 넘쳐나던데, 어디서 흘러 들어온 것일까. 수원의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는 행궁동 공방거리 역시 입추의 여지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방부터 떡집, 규방공예품, 나무공방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비롯해 막걸리 시음회까지 즐길거리들이 즐비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_1
민심을 살피려 거둥행차에 나섰던 정조임금이 행궁으로 환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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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_2
인파로 꽉 들어찬 행궁동 공방 아트거리

"정조대왕 납시오!" 때를 잘 맞춘 것일까. 민생행차에 나섰던 장용영 군사들과 정조대왕이 사통팔달 팔달문을 돌아 시정을 살핀 뒤 환궁하던 행차와 마주한 것이다. '오호라! 정조대왕 거둥행차'이군, 생각하며 인증 샷을 날렸다. 아이들이 임금님의 거둥에 졸졸 따라가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던진다. 

가게마다 품목들이 모두 달라 이집 저집 넘나들며 구경에 빠졌다. 
그렇지만 함께한 선배 때문에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랫동안 지체할 수가 없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나처럼 잔잔한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맞춤옷처럼 이곳이 제격이다. 거리에는 늦은 시간까지 오가는 사람들로 꽉 막혔다.

음식문화축제장, 홍보관 역시 인파로 몰려

행궁주차장에 임시로 차려진 '음식문화축제장'은 한·중·일 음식과 수원갈비 등 다양한 음식들을 시식하기위해 몰린 인파로 낮부터 난리가 났다. 
저렴한 2000냥 코너는 긴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할 만큼 '인기만점'이었고, 한우갈비꼬치는 '품절'이란 표어가 나붙었다. 일찌감치 동났다는 얘기다. 배는 불러도 그냥 지나치기는 섭섭해 군만두, 고구마 맛탕 만을 사서 동행인들과 한 개씩 맛보니 완전 꿀맛이었다.

음식축제장은 빈자리가 나기 무섭게 대기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로 금방 들어찬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축제 구경에 앞서서 여기로 모두 출동한 것인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사람들은 더욱 많아져 그 거리를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온기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_4
음식문화축제장에서 즐거워하고 있는 관람객들

행궁광장 한편에 차려진 홍보관, 화성과 함께하는 세계문화유산 엿보기 등 행사가 진행 중인 부스마다 인산인해. 주말을 맞아 가족나들이에 나선 이들이 효도화 만들기, 캐리커쳐 체험, 화살 만들기, 거중기 체험, 우리농산물 판매장...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을 위해 지루한줄 모르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어른들은 지역특산물 부스 안을 기웃거렸다. 따뜻한 풍경을 담다가 나 역시 화성에서 기른 쌈 채소와 오이, 밤꿀, 화성이란 글자가 새겨진 나무목걸이 등을 사서 백에 집어넣었다. 마음이 뿌듯해졌다.

다양한 공연,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의 도시로서 그에 걸맞은 위상,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이다. 210여 년 전 정조대왕 꿈의 도시로 설계된 수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마을르네상스사업'으로 한층 눈부신 도약을 일궈가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바탕아래 시작된 수원화성문화제가 올해 49번째를 맞았다. 

예년과는 확연히 진화된 프로그램들 덕분일까. 축제가 열리는 곳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미리 배치한 좌석이 턱없이 부족했다. 
주최 측에서 1인용 야외돗자리까지 지급할 정도였다. 그것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광장 한가운데, 여민각 난간, 팔달산 오르는 등성이 등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축제의 여흥을 즐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2년 문화관광축제'의 명성만큼 메인무대였던 행궁광장, 연무대는 역대 최대인파(3일간)가 몰렸다. 
그렇다면 곳곳에 화려함의 극치를 보였던 대형공연들의 질도 과연 최고였을까. 수원문화재단으로 출범하면서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들이 분명 예전과는 달라지긴 했는데, 뭔가 아쉽다고나 할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간과한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공연들 중에서 관객들의 취향대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좌판들이 즐비한 공방거리 한편에 통기타의 7080음악이 흐르고, 화성사업소 갤러리 옆 공터엔 재즈의 선율이 울려 퍼지는 그런 공간 말이다. 

올해는 전야제부터 폐막공연까지 국악에만 치우친 느낌이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가서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아무튼, 올해 축제장을 메웠던 수많은 인파들 속에서 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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