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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세상, 먼 기억을 생각한다
야생의 고향에 가볼 날 기대..가을날의 사색
2013-10-25 12:42:02최종 업데이트 : 2013-10-25 12:42: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한다. 사람들의 입버릇이 아니다. 이미 몸속에 깊이, 뼛속까지 깊이 알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세상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까지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함께 삶의 근거를 갖고 살아온 형제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은 곧 더딘 걸음을 재촉한다. 

모두가 빠르고 급하고 서둘렀다. 개발시대 그리고 문명의 이기를 쫓는 현장의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그립고 소중하다. 어눌하게 가도 사랑받고 모자라도 바라보아주고 아낌없이 넉넉한 여유를 간직한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먼 곳에 나의 안식이 있다. 시민기자가 해를 더하며 나이를 더할 때 나의 나이테가 굵어지며 한없이 여유롭게 바라볼 것이 사람임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시민기자의 네팔 막내처제가 네팔 추석인 더사인(Dasain)을 맞아 인도에 사시는 어머니 집에 간 이야기를 전했다. 
아내는 한 달 월급으로 받은 돈을 네팔에 막내처제에게 보냈다. 처제는 네팔 루피로 받은 돈을 인도 루피로 환전해서 금의환향한 것이다. 처제가 태어나서 가장 큰 돈을 손에 쥐고 고향을 찾은 것이다. 

가을 세상, 먼 기억을 생각한다_1
인도 땅에 있는 아내의 집, 장모와 손자가 살고 있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어딘지 모르게.

가을 세상, 먼 기억을 생각한다_2
처제가 장만해 차려놓은 살림이다. 야생의 고향에는 낯선 물건들이다.

오래된 자연을 그대로 둔 채 살고 있는 네팔동남부, 인도 동북부의 아내가 청소년기를 보냈고 처제가 태어난 고향이다. 그곳에도 이제 브라운관 텔레비전은 자취를 감추고 LED텔레비전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더사인에 처제는 삼성냉장고와 엘지LED 텔레비전, 소파와 침대 등 주요 살림을 새로 장만해서 새로 지은 집의 품격을 갖추어 놓고 왔다. 아내와 사위인 내가 못한 일을 처제에게 일임했고 현장에서 일을 주도한 처제의 기쁨은 매우 컸다고 한다. 

살펴보는 일, 내일 모레는 시민기자의 아버지 79세 생신이다. 
내일 고향을 향해 가려니 오래된 사색이 머무는 고향과 현재에서 먼 길들이 그립다. 고마운 기억들은 언제나 우리가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아내와 사위인 내가 못한 지난 일이 떠오른다. 새로 지은 집을 야생의 코끼리가 넘어뜨리는 동물의 왕국에서도 보지 못한 야생의 고향에 가볼 날을 기대하며 가을날의 사색에 젖는다. 

하루가 다른 가을 잎들이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가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단풍드는 것만 봐도 눈물을 흘릴 지경인 날들이다. 그런데 심술궂은 바람은 그 아름다운 가을 잎들을 몸서리치게 하고 이리 저리 흩날리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다가오는 겨울의 초입에 들어설 때 보기 좋던 지난날의 추억을 꺼내놓고 담소하는 시간들을 가져보시길 권한다.

가을 세상, 먼 기억을 생각한다_3
장모님이 더사인을 맞아 손자에게 축원을 빌고 있다. 처제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사진이다.

가을 세상, 먼 기억을 생각한다_4
늙으신 시아버지의 뒷길을 따르는 아내 먼주 구릉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추석에도 못가본 고향길에 나선다.

한없는 고마움은 더 먼 과거의 기억 속에서 꽃 웃음을 치며 사람을 살리겠다고 향기롭게 불러주는 멀고 먼 기억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가는 길들을 생각하며 시민기자의 졸시 한 편을 소개한다.

서로의 길

                       김형효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서로 길을 걸어와 만나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잼잼이하던 손을 잡고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그대와 네가 만나 길가듯
주변과 주변이 만나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어머니처럼 아버지처럼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이제 한 길로 길을 가네

먼주 구릉, 언주 구릉, 야생의 고향, 먼 기억, 그리움, 부모형제, 가을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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