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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
2013-10-25 13:12:48최종 업데이트 : 2013-10-25 13:12:48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도심 속에서 노랗게 채워진 은행나무 잎과 열매를 보며 가을정취에 흠뻑 젖어든다.
온 세상을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는 가을낭만의 대명사이다. 그러나 가을낭만의 대명사로 인해 불편함도 있다.

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1
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1

은행냄새, 신발 털고 들어갈까요?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다. 기자는 1시간 주어지는 점심시간을 알뜰하게 관리한다.
기사작성이나 뜨거운 물에 푹 담그며 사우나를 주로 즐긴다. 그러나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는 동료들과 주위산책로에서 힐링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산책로에 펼쳐져있는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들이 장관이다. 은행나무의 단풍과 열매를 보며 즐기는 힐링은 최고다. 그런데 앞서가는 여직원들이 발걸음이 이상하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 때문이다. 떨어진 열매는 사람들의 발에 밝혀 터지고 깨져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예전엔 은행열매를 주워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중금속오염 걱정에 그냥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은행열매가 떨어져 바닥에서 악취를 풍기며 자유롭게 방치되어 있는 모습과 냄새가 좋다. 냄새가 좀 나면 어떤가? 이것이 가을정취인 것을....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구린내 풍기는 은행열매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은행열매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가을의 전령 은행나무들 사이로 힐링을 끝내고 사무실입구에 들어서자, "사무실에 냄새나면 어쩌죠, 신발을 털고 갈까요? 물휴지로 닦고 갈까요?" 여직원이 고민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가을단풍으로 은행잎이 최고인데, 냄새가 문제야...잎은 노랗게 아름다운데 열매는 왜 고약한 냄새를 풍길까?"라고 의문점을 던졌다.

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2
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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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3
은행열매 악취 그것도 가을향기_3

'은행나무' 가을이 준 최고의 선물

시내공원과 도로변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냄새 풍기는 은행나무를 왜 가로수로 심은 것일까?
도로변가로수가 처음부터 은행나무가 아니었다. 초창기 가로수는 이태리포플러나 양버들, 벚나무, 미루나무 같은 버드나무 계열의 나무들이 마을입구 신작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가로수의 나무도 변해왔다. 기존의 가로수는 아름답지 않다는 점과 병충해에 약하는 이유로 하나둘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은행나무가 심어졌다.
1988년 가을에 펼쳐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도로변에 본격적으로 심어졌다. 또 병충해 피해가 적고 산소배출량이 많은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은행열매 악취로 인해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민원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를 숫나무로 교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을의 전령 은행나무에 열매하나 없는 숫나무가 즐비하다는 생각은 상상하기도 싫다.

은행잎 흩날리는 가을거리에 펼쳐져있는 은행나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을 수 없다. 노랗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이 있고, 주렁주렁 열린 열매들이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은행나무 열매에서 풍기는 역한냄새, 가을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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