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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사람 맞나? 해우재를 모르고 있네
이웃에게 해우재 소개하기
2012-10-05 19:36:56최종 업데이트 : 2012-10-05 19:36:5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가을에 대한 수식어들을 다 떼어버리고서도 그냥 엉덩이 붙이고 집 안에 앉아있으려니 몸도 마음도 가만있지 못하는 이 심산은 어찌된 일일까? 마음 맞는 사람끼리 '날 좀 보러 와요'유혹하는 가을햇살의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고 싶어진다.

가끔 동네 한 바퀴 산책에 동행하는 이웃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겁나게 좋은 이 시간을 어찌 보내야 잘 보낸다고 소문이 날까?' 답문이 왔다. '좋은 곳 있으면 바람 쐬러 갔다 올까요?'
이렇게 해서 기분 좋게 가을 햇살의 유혹에 끌려서 방문을 박차고 나서게 되었고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차를 출발시키고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어디 갈래요?' '어디가 좋을까?' 가까이 있으면서 왕초보가 갈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 보니 이곳이 생각이 났다.
내가 문제를 하나 냈다. "세상에 하나뿐인 변기모양의 집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다. 가는 내내 나의 열변은 이어졌다. 수원에서 산지가 5년째면서 어찌 '해우재'를 모를 수가 있냐면서 말이다. 수원시민 맞나? 

수원 사람 맞나? 해우재를 모르고 있네_1
파라솔 벤치에서 바라본 해우재 정면 모습

수원 사람 맞나? 해우재를 모르고 있네_2
십시일반 정성의천사 모금함

생각해보면 시민기자라는 역할이 생기면서 내가 몸담고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도가 생겨나고 애착도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이곳을 찾는 사람은 드물어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서 발자국을 따라 정해진 순서대로 관람을 하고 이층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각 나라별로 화장실을 표시해 놓는 이니셜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화장실에 대한 명칭도 참으로 다양하다. 뒤에 있는 방이라는 뜻의 뒷간, 중국에서 온 이름으로 조선시대 상류층에서 사용하였던 측간, 절에서 쓰는 화장실 이름인 정랑, 구덩이를 파서 만든 재래식 변소라는 뜻의 통시, 편안한 방이라는 뜻의 변소, 매화간, 해우소, 양옥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용변뿐 아니라 씻고 화장하는 기능이 생기면서 화장실이라는 명칭이 생겨나게 되었다.

수원 사람 맞나? 해우재를 모르고 있네_3
야외전시관의 한 장면

수원 사람 맞나? 해우재를 모르고 있네_4
수원시티투어 정류장 표시

해우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고 심 재덕 수원시장이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에 즈음하여 인류에게 화장실이 중요한 생활공간임을 알리고자 30년간 살던 집을 변기모양으로 새롭게 짓고 '해우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2009년에 수원시에 기증하여, 수원시에서 화장실 문화 전시관으로 꾸미게 되었다. 야외전시관에도 우리나라 변기와 화장실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형들이 꾸며져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화장실 천사가 되어주세요' 라는 모금함이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십시일반 정성을 엿볼 수가 있었다. 우리도 그곳에 적은 정성을 함께 했다.

야외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정말 그 시절에는 그랬는데' 동감도 하면서 잠시 회상에 젖어 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잘 가꾸어진 앞마당 잔디밭에 파라솔이 몇 개 마련되어 있어서 차 한 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에 정말 그만이다.
우리도 차 한 잔 하면서 바라보는 변기모양의 건물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인다. 눈이 부시다.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수원 시티 투어 정류장 표시가 보인다. 수원 관광을 하는데 중요한 장소가 된 것 같아서 은근 뿌듯하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 또 하나 자랑거리를 소개한 것 같아서 은근 기분이 좋고 지인 또한 몰랐던 곳을 하나 알게 되었다면서 아이를 둔 이웃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 는 말을 한다.
가까이 있으니 산책삼아서 또는 파릇파릇 잔디가 밟고 싶을 때 놀러 오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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