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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에 빠진 우리 아이, 그리고 대한민국!
2012-10-18 12:53:20최종 업데이트 : 2012-10-18 12:53:20 작성자 : 시민기자   송경희
"아침에 늦게 일어나지 말고 일찍 자거라. 시험도 끝났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밤 10반에 나눈 대화다.
그리고 새벽 1시쯤, 자다 말고 생각해 보니 남편 와이셔츠 다려 놓는걸 까먹었다. 얼른 일어나 옷을 다리려고 다리미를 준비하면서 다리미에 넣을 물을 뜨러 거실 주방으로 가려고 나갔더니 아이의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얘가 공부를 하는거야, 뭐야? 시험기간도 아닌데 이 시간까지 뭘하지?'
궁금증이 생겨 아이의 문을 슬그머니 열어 봤더니 스마트 폰으로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얘! 일찍 자라고 했더니 무슨 게임을 지금까지 하는거니? 그만하고 어서 자거라"

이번에는 약간 목소리를 높여 말을 했다. 아이는 "네. 잘께요"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잠을 자려는 준비를 한다.
 옷을 다린 뒤 잠자리에 다시 들었다. 그리고 새벽 3시쯤 되었을까. 화장실에 가고 싶어 다시 거실로 나와서 가는데 아이 방을 보니 문 밑에서 불빛이 새 나온게 보였다.
'설마'하면서 문을 열어 보았더니. 이 녀석이 그 시간까지 게임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랐음은 말할것도 없고.

 
애니팡에 빠진 우리 아이, 그리고 대한민국!_1
애니팡에 빠진 우리 아이, 그리고 대한민국!_1

그 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설명 안해도.... 그래서 생략.
아이가 하는 게임은 애니팡이라는 것이었다. 그 폐해가 보통 수준을 넘는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 알았다.
요즘 스마트폰 덕분에 온 세상이 난리다. 카톡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한명이 어떤 내용을 공지하면서 뭔가 올리면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죄다 얽히고 설켜서 그네들끼리 주고받는 대화까지 죄다 내 휴대폰으로 떠오르며 '딩동'거린다. 이거야말로 문명의 폐해 아닌가. 그런데 그 스마트 폰의 카톡이라는 것을 기존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 아이들이 즐기는게 바로 이  애니팡이라는 게임이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이 애니팡 게임에 빠진 것이다.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이 게임을 하는데 도대체 통제하기가 힘들다. 처음에는 그만 하라고 하면 말을 조금 듣는듯 하더니 이제는 잠을 자는 시간이라고 그만하라며 스마트폰을 빼앗으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의례히 하는 말. "사생활 침해 하지 마세요"라며 발끈하는 사춘기라 이조차도 쉽지 않다.

나 또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카카오톡을 통해 송신되는 하트 메세지 때문에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고 있다. 심지어 새벽에도 하트가 전송돼 단잠을 깨는 경우가 잦다.
지난 추석 때에도 심지어 가족끼리 만난 자리에서 아이들은 애니팡 삼매경에 빠져 대화의 주제가 게임 고득점 비결이 됐다. 

어른들조차도 회사에서는 근무시간 중에도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아 일부 회사에서는 스마트폰 게임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하니 그 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역으로 그런 장점이 중독성을 부추기는 것 같아 우려가 크다. 특히 애니팡의 경우 제작사 측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하트를 날려야 곧바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아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방해하는 일이 잦다. 

우리 모든 사람들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이런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서 결국에는 중독자가 되어버렸지만,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아닌가 싶다.
애니팡에 푹 빠진 대한민국. 특히 이 게임은 과시욕과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방식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본 바탕으로 삼고 있으니 그런 전략이 먹혀들은것 같다. 

애니팡이 이렇게 난리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인들과 관계형성에 집착하는 한국인의 특성과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게임 방식 때문인것 같다.
게임 방식을 알아 보니 애니팡은 1분짜리 게임 한판을 할때마다 게임머니인 '하트'가 1개씩 필요하다. 처음 시작할 때 5개만 주어지고 추가로 필요한 하트는 돈을 주고 구매하거나 지인들에게 선물받아야 한다. 선물로 주는 하트는 하루에 50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트로 소통을 하면서 '내가 과연 주변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재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의미를 부여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황당한 사례도 있다. 직장의 남자 직원은 그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본 아내가 "뭐하는 여잔데 시도 때도 없이 하트를 보내냐"고 따지길래 아닌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격이었다고 한다. 그것은 회사 후배가 보낸 애니팡 하트 메시지였는데 그의 아내는 하트를 불륜의 상징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 온 시간을 거기에 허비하지 않도록 부모님들의 적절한 지도와 관심이 필요할듯 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부모의 가르침으로 이끌어 지지만 어른들까지 나서서 그렇게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보나, 국민건강의 차원에서 보나 너무나 바람직스럽지 못하니 어른들만이라도 좀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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