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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고 마음의 여유 찾기
2012-10-29 11:15:06최종 업데이트 : 2012-10-29 11:15:06 작성자 : 시민기자   오수금

다른 이들과 함께 걷다 보면 "빨리 오지 않고 거기서 뭐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물론 빨리 가야만 하는 급한 상황이라면 뛰어서 가든, 택시를 타든 해서 늦지 않게 행동할텐데 그렇게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항상 정신없이 걷고 있다.

말만 걷는거지 사실 뜀에 가까울 정도의 속도로 걷는 사람들도 많고, 시내에서는 빨리 걷느라 앞서 걷는 다른 사람의 어깨를 밀치며 나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 보니 전철을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탈때도 분명 안전을 위해 한쪽의 손잡이를 잡고 서 있되, 절대로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거나 뛰지 말라고 돼 있건만 꼭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렇게 급할까.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1분1초도 견디기 어려울만큼 바빠야 하는걸까. 그렇게 서둘러 걸어야만 되는 신체적 조건일까.
나는 그래서 일부러 늦게 걷는다.  천천히 걸으면 생각도 하고, 주변도 살피고, 마음도 편하다. 일행이 있을때 이유 없이 빨리 걷는 다른 일행들이 빨리 안오냐고 물을 때마다 나는  "조금만 천천히 걸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며칠 전, 볼 일 때문에 인천에 가서 이틀간 묵게 되었다. 일행과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고 걷는 내내 나는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쁘냐는 질문을 안할수 없었다. 하나같이 뛰듯이 걸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원으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저만치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화성의 길다란 성곽과 그 곡선의 여유로움을 보고서야 비로소 고적하고 넉넉한 평온을 되찾았다.

사실 요즈음 우리는 꼭 무엇인가를 이루어 내야한다는 의무감이나 해낸 일에 대한 인정 등 성과주의 내지는 결과주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누구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세태속에서 우리는 늘 바쁘고 일하지 않으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물론 그것은 우리가 원해서 해내는 일들이 아니다. 사회 혹은 속한 집단의 요구에 맞추어 내야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회사나 조직에서만 그럴뿐, 그런 조급함과 빨리 처리해야 하는 습성들은 거기에 그냥 놔둬야 하는데 그런 서두름을 우리의 일상 삶에까지 가지고 들어왔다. 그래서 무엇이든 바쁘게, 빠르게 해내야한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잃게 되었다. 그게 결국 보통때 걸음걸이조차 정신없이 뛰듯이 걷게 만든것 같다.

나도 그렇게 살아 오다가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의식적으로 느리게 걷기 시작했다. 느리게 걸어야만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을 담아둘 여유를 가질수 있기 때문이었다.
늦게 걷기는 느림의 여유뿐만 아니라 그냥 걷는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도 함께 준다. 

웬만하면 걷고 싶어지게 하는 것이다.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는 거리도 사실 걷고 보면 20분,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들이다. 어차피 운동도 잘 안하는 현대인들에게 20~30분 거리의 걷기는 정말 공짜로 하는 최고의 웰빙 운동이자 건강 돕기 아닌가.
느리게 걷기는 정말 좋은 운동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특별한 준비 없이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며 여러 가지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 또한 탁월하다고 한다. 가까운 이들에게도 항상 걷기를 권한다. 

느리게 걷고 마음의 여유 찾기_1
느리게 걷고 마음의 여유 찾기_1

이러한 걷기의 유익함이 알려져서인지 전국적으로 각 코스마다 올레길이라는걸 만들어 사람들을 모으고 명소로 꾸미고 있다. 우리 수원은 그런면에서 도심 한가운데 화성이라는 최고의 걷기 코스가 있으니 행복하다. 역사와 선조들의 숨결을 함께 느끼며 걸을수 있으니까.

그리고 광교산이나 칠보산 숲길 또한 가볍게 걷기에는 최고의 명소이다. 요즈음과 같은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을 벗삼아 숲길을 천천히 걸으면 몸 안에서 나쁜 것들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가볍게 걷는 길에 무거운 배낭은 오히려 짐이 된다.
물 한 병만 옆구리에 차고 휘적휘적 최대한 느리게 걸어보자. 화성도 좋고 광교산도 좋고, 호매실로 달려가 칠보산을 걷는것도 좋다.
마치 풍류를 찾아 산수를 유람하는 조선 시대 선비가 된 기분으로 한가로운 발걸음을 옮겨보자. 천천히, 여유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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