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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뭐하러 낳아?
출산을 경제적 효용성으로만 보는 심각한 사회현상에 대해
2012-10-04 15:12:52최종 업데이트 : 2012-10-04 15:12:52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아이는 언제 낳을거니?"
"아이? 꼭 낳아야 해? 글쎄 생각해 봐서"
"뭘 더 생각해? 나이가 몇인데. 지금 빨리 서둘러도 둘 낳기 힘들거 같은데"
"맞아. 하나만 낳던가, 아니면 안 낳을수도 있고. 그 사람도 애 낳는거 그다지 서두르지 않는데 뭐."
 "박서방이? 늬 시댁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다든? 시부모님들은 안그렇단 말이야. 그리고, 애 없이 어떻게 사니?"
"뭘 어떻게 살아? 오히려 편할지 모르잖아. 애 낳아봤자 보육비 장난 아니게 들어가지, 걔가 크면 사교육비 감당하기 힘들지, 나중에 자라면서 대학 학비에 결혼까지... 에고, 그러느니 남편하고 둘이서 편하게 사는게 낳을지 모른다니깐. 요즘 애 낳는 주부들이 다 그러는데 뭐."

버스 안에서 우연히 들은 두 모녀의 대화. 연세가 지긋하신 친정 어머니 같은 분과, 갓 결혼한 딸의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결혼한 여성은 얼굴에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걸로 봐서 늦은 결혼 같았는데, 그 어머니의 지적대로 서둘러 낳아도 둘 낳기 힘들어 보이는데 하나조차도 낳을까 말까 고민중이라며 아이 낳기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성은 이야기 말미에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은 애 낳는거 별로 안좋아 하고, 만약 애를 낳게 되면 직장을 관둬야 하는데, 지금 그 직장 관두면 나중에 다시 취업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일단 직장부터 다니면서 생각해 보겠노라 했다.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된 두 사람의 대화, 아니 아이 낳는 일을 그다지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결혼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저출산 문제는 답이라고는 오직 하나뿐인 아주 심각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낳게 할수 있을까 싶어 부자 도시에서는 돈도 많이 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땜빵 처방일 뿐이다. 

아이를 뭐하러 낳아? _1
아이를 뭐하러 낳아? _1

정말 아이들을 낳지 않는 이유는 뭘까? 
시민기자는 같은 여성으로써, 아이를 키워 본 주부로써, 그리고 엄마로써, 더 나아가 수원시민이자 이 나라의 국민으로써  약간 생뚱맞은 지적을 하고 싶다.

주부들이(혹은 남편들의 동조 아래) 아기를 낳지 않은 것은 아이 낳는 일을 순수하고 숭고하며 인류애적인 소중한 인간적인 부분으로 보지 않고, 투자 대비 효과의 측면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아이 낳는 일을 그야말로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하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여성의 말처럼 보육비와 사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고, 지금 다니는 직장을 더 다니고 싶어서 아기 낳는걸 미루겠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아이를 낳을수 있는 젊은 부부, 결혼을 앞둔 젊은 세대, 나중에 자라서 결혼후 아기를 낳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출산을 투자, 혹은 투자대비 효용성의 문제로 보지 않도록 하는 인간애적인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더 늦기 전에 이 부분을 지금 자라나는 초중고생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점은 2016년부터이다. 그해부터 우리나라는 고교졸업자수보다 대입정원이 더 많은 사회에 접어들게 되며, 생산가능 인구 또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제 그때부터는 우리 주변에 동남아 국가 국민들이 넘쳐나지 않을까.

인구가 적어 하나의 학교나, 하나의 기업이 사라지게 되면, 단순히 그 구성원들만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그곳을 기반으로 삶의 터전을 닦아오던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식당 주인들이나 문구사 주인들, 원룸임대업자, PC방 주인들, 부동산, 미용실 주인들 모두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 외환보유고가 세계에서 몇 번째이니 우리끼리 서로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사실 이 IMF때 입은 우리의 상처는 결코 간단치가 않은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안방에 TV를 통해 전해지던 광고에서 아예 대놓고 "부자되세요"라거나 "대박나세요"라는 광고 카피는 이전까지는 너무 속물적이고 천박해 보여서 쓰이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금기시되어왔던 카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기 시작한 것도 그맘때쯤이었고, 노숙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시골 고향집에 아이만 달랑 맡기고 사라지는 편부모의 숫자가 늘어난 것도, 모두 그즈음의 일이었다.

집 안에 있는 금붙이까지 싹싹 끌어 모아 보다 빨리 IMF 체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가치는 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신문의 머리에도 그전에는 '경제'라고 하던것이 어느 신문에는 아예 돈다발을 그려 놓고 '돈'이라고 표기해 놓은 곳도 있을 정도이다.

그렇게 IMF를 겪을 당시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깊이 박힌 사고방식은 투자 대비 창출 효과, 혹은 은행 복리 계산법 이런것들 이이었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다 보니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지자체에서 출산축하금으로 몇 백만 원을 건넨다 해도, 보육료 지원을 얼마씩 인상한다고 해도, 이건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계산이기 때문에, 수지타산에 익숙해진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IMF가 남기고 간 이 땅의 커다란 상처였다.

그런 관점에서 볼때 이제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는 것 같다. 출산하는 부부, 결혼한 부부, 젊은 청춘남녀, 초중고생등 청소년들에게 아이 낳는 일을 투자 대비 효과로 보지 않고, 순수하게 가족과 인간애, 그리고 부부애와 가정의 행복의 근원임을 깊이깊이 강조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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