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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직후 이혼'이 5배 증가라니?
2012-10-09 08:29:27최종 업데이트 : 2012-10-09 08:29:27 작성자 : 시민기자   좌혜경
가정 화목은 자체가 천국이자 극락이라고 한다. 왜냐면 자식이 효도하면 양친이 즐거워하고,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뤄진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교회는 안 다니지만 학창시절에 미션스쿨에 다니면서 배운 성격책 내용중에서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고기를 많이 가지고 다투는 것보다 낫다'라고 배웠다.

그런데, 바로 열흘전쯤 우리나라 최대 민속 명절인 추석을 지내고 온 지금, 뉴스에서 참으로 말문이 막히는 소식을 접했다.
그 내용은 추석 연휴 직후에는 법원에 이혼 신청을 하는 건수가 평소보다 2배에서 많게는 5배나 많다는 것이다.
 
사실 시민기자가 무지한 탓도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설과 추석 명절 다음달인 3월과 10월에 이혼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연휴 기간에 남편과 아내 사이의 갈등, 혹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 고부 갈등이 커져서 그렇고, 과거와 달리 가족간 갈등이 발생하면 곧바로 이혼을 택하는게 요즘 여성들의 생각이자 세태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몇해전에 정말 이혼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추석이 아닌 설 직후에 그랬는데 그 이유가 설 연휴 기간에 생긴 시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직장에 다니고 있었기에 추석 전날에야 시댁에 내려갔는데 연휴때 일찍 내려오지 않았다며 시어머니가 적잖게 타박을 했다고 한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좀 참았는데 남편이 아내를 좀 챙겨주고 보호해 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채 나몰라라 하고 있었고, 심지어 명절 기간동안 수많은 손님 뒤치닥꺼리와 설거지 같은 일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그야말로 뼈가 부러지는줄 알았다고 한다.

'명절직후 이혼'이 5배 증가라니?_1
'명절직후 이혼'이 5배 증가라니?_1

결국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면서 차 안에서 심하게 다툰 뒤 아예 차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이혼해 버렸다.

여성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차례상 차리기다. 장보기부터 손질하기, 만들기, 차리기 등 차례상을 차리는 과정이 너무나 많아 미리부터 걱정이 된다. 매년 닥치는 일인데도 준비 과정이 복잡하고 힘겹기 때문에 명절증후군이라는 심리현상까지 생겼다.
제사음식이라는 게 적게 차리든 많이 차리든 가짓수는 똑같아서 신경써야 할 내용은 늘 같기 때문이다.

차례상 차리기 못지않은 일로 치우기(설거지)와 손님 맞이가 있다. 식구들이 단출하면 차례만 모시고 끝나지만 형제가 많은 대가족 집안의 여성들은 명절 내내 손님을 대접하느라 끊임없이 상을 차렸다 치웠다를 반복한다.
이런 일들이야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즐기자'라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마음 먹는다. 그러나 여성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일부 남성(남편)들의 바뀌지 않는 태도이다.

아내가 힘든 것을 내내 지켜보면서도 어른들 눈치 보느라 도와주지도 않고, 솔선수범해 그런 문화를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들러 친구들 만난다고 나간 남편들은 함흥차사이기 일쑤고, 여성들의 힘겨움을 아예 알아주지도 않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그러니 자존심 강하고 자아의식이 뚜렷한 요즘 여성들이 도저히 참지 못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친정에 좀 갈려고 하면 온갖 눈치란 눈치는 다 주는 시부모 앞에서 여성들은 절망감을 느끼고야 마는 것이다.
결국 이런게 쌓이고 쌓여서 온 가족이 가장 즐거워야 할 명절 직후에 이혼이 많게는 5배까지 늘어난다는 우울한 소식을 만들고야 말았다. 이건 아마도 해외에서 들으면 뉴스 토픽감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는 "그래도 난 변할 수 없어. 남자가 어떻게 부엌을 드나들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변해야 한다. 아울러 남성들은 부모님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그런 눈치를 주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의 시누이 이야기를 예를 들어 보고 싶다.
시누이는 교육자 집안 막내아들과 결혼을 했다. 하지만 결혼 직후에 시부모와 시숙들 모두 교육자여서 가부장적인 요소가 짙은데다 여성의 일을 도우면 무슨 큰 일이 나는 것같은 시집의 분위기를 과감하게 바꿨다. 먼저 남성들이 설거지만이라도 하도록 시도를 했다. 시집에 가기 전에 네 형제와 세 며느리, 결혼 안한 시동생을 두 사람씩 짝을 맞춰 설거지 조를 짰다. 

처음엔 시숙들이 쭈뼛쭈뼛했는데 2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엔 "제수씨, 이번 추석에는 나랑 누구랑 설거지 당번입니까?"라고 조 편성 내용을 물어온다고 한다. 
시부모님도 그런 세태의 변화를 인정하셨다는 것이다.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우리 남편은 안돼" 혹은 "우리 시부모님은 절대 안 바뀌어" 라던가 "남자가 무슨 설거지를 해?" 라는 남녀 모두의 생각을 버린다면 정말이지 명절 직후에 이혼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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