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
네팔인 아내 먼주 구릉과 함께하는 한국 여행기 5
2012-10-09 15:21:48최종 업데이트 : 2012-10-09 15:21:4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한국에 와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 그 덕분에 아내의 유창한 영어 실력도 알게 되었다. 물론 매우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나 소통의 어려움 없는 영어 회화 능력을 본 것이다. 

나의 당숙이신 한 병원장과의 대화였다. 병원에서 아내는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 당숙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의자 뒤편에 앉아서 둘의 대화를 들었다. 아내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는 나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결혼해서 사는 대부분의 부부들은 아이를 갖고자 할 것이다. 요즘 세태가 그런 축복도 거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건강한 가정의 조건 중에 하나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은 아닐까? 나도 그런 기대를 갖고 산다. 늦은 나이의 결혼이지만 말이다. 건강에 대해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검진 결과를 받아들고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이어갔다.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_1
한식집에서 홍어 삼합을 처음 접한 아내가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_2
담아 사장님이시다. 함께 만남을 갖는 모임에서 우리는 향연가라 부른다. 깊은 음식맛도 그렇고 향기나는 풍모를 겸비하신 탓이다.

오랜 만에 만나게 되는 한 선배 시인이 한식 전문점으로 초대해 주었다. '담아'라는 대학로에 있는 한식집이다. 한식점 여사장님께서는 네팔한국문화센타 후원자이시기도 하다. 
물론 후원을 약속한 후 복잡한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후원을 중단한 상태다. 아무튼 모두가 서로를 반겨주는 사람들이다. 아내와 인사를 하고 선배 시인을 기다렸다. 잘 차려진 음식은 한식 코스요리다. 처음하는 모든 경험은 새로운 역사다. 

아내와 나의 삶의 순간에 나의 지인들이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주고 있다. 아내의 서툰 젓가락질에 힘이 생기는 듯하다. 그렇기에 밝은 웃음 속에 이어지는 지인들과의 만남과 식사 모두 행복을 퍼 담는 일이 되어 더욱 기쁘다. 짧은 점심시간 탓에 식사를 마친 후 곧 아쉬운 작별이다. 나는 곧 수원역 앞에 있는 네팔 레스토랑을 찾았다. 긴 3일이었다.

수원에 도착한 후 네팔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사장과 주방장 부부와 인사를 나누며 찌아를 마셨다. 
그리고 곧 e수원뉴스 김우영 주간님과 지인을 함께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오래된 만남의 순간에 한 잔 술은 그동안의 모든 궁금증과 아쉬움을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만남의 시간을 함께 해온 시간들이 있다. 다름 아닌 e수원뉴스를 통해서다. 모자라지만 마당을 함께 쓰는 일, 한 마당이라는 느낌은 특별한 것 같다. 그만큼 거리를 좁혀주는 느낌이다.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_3
고향 가는 길 기찻길 주변에 농토에서 벼수확이 한창이었다.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_4
고향집에 강아지들이다. 아내는 처음인데 짖지도 않고 아내를 반긴다. 그래서인지 아내의 웃음도 밝다.

다음 날 아내와 함께 그 누구보다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을 부모님을 찾아 고향 길로 향했다. 아내는 처음 해보는 기차여행이다. 그것이 내 고향으로 가는 길이니 그도 좋은 일이다. 날마다 긍정하고 기쁘게 받아들일만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계신 큰 형님께서 역에 마중을 나와 주셨다. 
해 저물 무렵에 도착한 고향에 부모님들의 만면에 며느리를 맞는 기쁨이 넘친다. 이미 사진과 카메라 채팅으로 인사를 나누었기에 서먹함은 없다. 
서해 바다 인근인 시골마을에 시원한 바람과 저물녘의 노을빛이 곱다. 짧은 인사에 긴 여운들이 묻어나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날들이 이어지리라 믿는다.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고 늦은 밤까지 같은 자리에 머물며 부모님과 베개를 맞대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맑다. 고향의 아침,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침, 낯선 타국의 아내가 며느리 자식이 되는 아침이다.

건강검진, 자식, 아이, 결혼, 지인과의 만남, 아내의 역사, 부부의 역사, 김형효, 먼주 구릉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