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가을의 깊고 진한 색이 연상되는 문미회
장안구민회관 노송갤러리에서 17번째 정기전을 갖는 문미회
2012-10-20 10:54:17최종 업데이트 : 2012-10-20 10:54:1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장안구민회관 3층 노송갤러리에서 제17회 문미회 정기전이 열리고 있다. 문미회는 수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으나 서울, 오산등 타 지역의 회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범지역적 동호회이다.
수원시여성회관에서 취미로 그림을 배운 수강생들이 추축이 되어 구성된 문미회는 올해로 창단 18년째를 맺는 중견동호회이다. 현재 수원문화원(수원시 팔달구 팔달산로 28)에 소속이 되어 있는 문미회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실력을 쌓고 있다. 

문미회는 12명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지 않고 회원들이 서로서로에게 그림에 대한 조언을 하는 조력자이자 선생님으로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문미회 회원들의 말에 따르면 문미회 회원들의 작업실이 있는 수원문화원의 환경은 열악하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따위는 회원들의 그림에 대한 열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작업실에는 항상 화병에 꽃이 꽂아져 있고 회원들을 위한 차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회원들의 사비로 구비해 놓는다고 한다.
전시회는 한 작가의 작품을 몰아서 걸어놓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비슷한 주제와 스타일을 가진 그림들이 연이어 걸려 있다. 

주변에 비슷한 그림이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회를 가면 유난히 눈에 들어 오는 그림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런 그림을 만났다.
'국화꽃의 향기'라는 제목처럼 국화라는 다소 평범한 소재를 표현한 그림이었다. 그런데 묘하게 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운이 좋게 그 그림을 그린 문인회의 회원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가을의 깊고 진한 색이 연상되는 문미회_1
멍하게 한참을 바라본 국화꽃향기
,
가을의 깊고 진한 색이 연상되는 문미회_2
'버섯' 정명란
,
가을의 깊고 진한 색이 연상되는 문미회_3
국화꽃향기를 그린 정영순

문미회 활동은 한 지는 5년 가량이 되었다고 한다. 2년간 전문강사에게 사사를 받았던 경험은 있으나 지금 회원들과 함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배우는 것이 더 크다고 한다.
아직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꽃과 풍경같은 단순한 소재를 그리고 있다며 자신을 낮추었다. 그림의 분위기가 묘하다고 묻자 아마도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유화의 경우 밑그림을 연하게 그리고 그 위에 진하게 덧칠하는데 이와는 정반대로 그렸다고 한다. 처음 수채화로 그림을 시작했기 때문에 수채화를 그리는 방식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다고 한다. 정해진 틀에 구해받지 않고 미술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현재 작업방식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한다. 

'국화꽃의 향기'라는 작품 역시 시중에 나온 물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감을 최소 두 서너개는 섞어 마음에 드는 색을 만들어 내도록 했고 붓으로 표현 되지 않는 것은 손가락등 다양한 도구로 터치했다고 한다. 단 한 차례도 고민없이 화폭을 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뻔한 소재에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그림인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를 알았다. 대부분의 정물화는 평면적으로 보이거나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데 풍경화를 그리는 수채화의 방식을 차용해 그려서 그림이 한결 입체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직접 색을 만들어 썼기 때문에 익숙한 소재가 톡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아닐까 싶다.
한 번 캔버스에 앉으면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고 5시간 정도 계속 그림만 그린다고 말하는 60대 여인의 행복이 온전히 전해졌다.

아직은 미술대전에 참가해 본 적은 없지만 조만간 경기구상작가전에 작품을 출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보상으로 시작한 것인지, 60이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정상을 오르는 열정적인 삶의 자세를 지키기 위해 시작한 것인지...

그 분의 대답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했다. 원래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바로 위 언니가 뉴질랜드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을 만큼 형제, 자매가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한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과 떨어져 살지 못하는 것이 아마 집안 내력인가 보다고 수줍게 말씀하셨다.
일부 직역에 국한되 있기는 하지만 수원에는 유난히 화방이 많은 것 같다. 아마 수원시민들이 심미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깊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봐도  알 수 있다. 수원 화성은 건축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 선조들의 미(美)를 인정 받은 예술 작품이다. 

수원의 선조들은 유형문화재뿐만 아니라 예술적 정신도 유산으로 남겼다. 그래서 인지 수원시민들은 미술 동호회를 비롯해 창의적이고 예술적 감성이 깃든 대외활동에 적극적이다.
개인의 취미활동이 지역의 문화적인 가치를 높인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예술활동을 취미로 하는 수원시민은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참고로 이번 문미회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구민회관의 대관료는 수원문화원에서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동호회를 조직하고 운영해 나가는 것에 관심있는 시민들이라면 경제적인 부분을 포함한 기타 여건에 대해 잠시 접어두고 일단 시작해보자.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문미회처럼 오랜 전통을 이어가며 주변의 크고작은 후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수원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 자신도 후대를 위해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물려줄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