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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스카프
2013-10-10 23:09:40최종 업데이트 : 2013-10-10 23:09:40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코스모스 살랑거리는 기분 좋은 가을날이다. 파란 물감에 물 한 방울 섞지 않은듯한 선명한 하늘빛과, 살갗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까지 상쾌한 가을날이다. 분위기 있는 옷차림으로 가을 여인이 되어보고 싶어 옷장을 열어 가을 코트와 스카프를 꺼낸다. 약간은 서늘한 아침 날씨에 적당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옷차림이다. 

목을 부드럽게 휘감고 바람에 날리는 스카프자락은 분위기 있는 가을여인으로 나를 탄생시킨다. 참 좋다. 나는 스카프를 좋아한다. 부드러운 감촉과 매끄러운 느낌이 목덜미를 감싸는게 좋으며, 스카프 한 장으로 옷을 몇 겹 껴입은 것과 같은 보온 효과를 얻을수 있어 또한 좋다. 그러면서도 더우면 언제든지 쉽게 벗어 버릴수 있으니,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생활의 필수품이 바로 이 스카프인 것이다. 

그 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색상을 선택할수 있고, 부드러운 느낌의 스카프와 약간은 두툼한, 투박한 느낌의 스카프까지, 재질 또한 내 기분 따라 마음대로 골라 분위기를 잡을수 있으니 스카프 하나로 여러 가지 효과를 누릴수 있어 그야말로 1석 몇조의 값어치를 하는 것이다. 

가을과 스카프_1
가을과 스카프_1
 
스카프자락을 날리며 한껏 분위기를 잡는것도 잠시, 시간이 흐르면서 목덜미가 살짝 축축해지더니 목에 두른 스카프가 거추장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분위기와 시원함 사이에서 조금 갈등하다가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어 버린다. 목덜미가 시원하다. 조금 더 있으려니 이번에는 맵시있게 차려입은 가을 코트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그것마저 벗어버린다. 

옷 입기 참으로 애매한 계절이다. 쌀쌀한 아침, 저녁에 맞춰서 입다보면, 낮에는 덥고, 한 낮 기온에 맞춰서 입으면 아침, 저녁으로는 팔뚝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위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가벼운 옷차림위에 얇은 코트나 가디건을 덧입어서 기온에 따라 조절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조금만 활동량이 많아지다 보면 더워져서 옷 소매를 나도 모르게 걷어 올리게 된다. 옷 입기 참으로 애매한 계절이다.
가을과 스카프_2
가을과 스카프_2
이맘때는 유난히 콧물 훌쩍이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일교차가 심하다보니 감기에 걸리기도 하고 환절기철에는 유난히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 증세로 인해 콧물이 자주 흐르기도 한다. 

나의 경우도 알레르기 비염 증세가 약하게 있는데, 평상시에는 괜찮다가도 환절기철만 되면 흐르는 콧물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상태가 심할때는 콧속에 옹달샘이라도 하나 들어 있는 것처럼, 풀어도 풀어도 흐르는 콧물로 인해 생활이 힘들때도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집에서는 고생을 하다가도 집 밖으로 나오면 깨끗하게 비염증세가 사라지는 것이다. 

덕분에 밖에 나와서는 지저분한 모습을 보일 일이 별로 없지만 우리집이 그렇게 더럽고 비위생적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티끌하나 없이 깨끗하게, 쓸고 닦고 하는건 아니지만 남들 하는 만큼은 청소도 하고 사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싶으면서도, 그냥 그렇게 또 한 계절을 보내 버린다. 
어릴때에는 몸이 약해서 초등학교시절 개근상을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어떤 증세가 나타나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러려니 하고 지날때가 많다. 비염 증세도 정말 심할때는 병원을 가지만, 콧속에 직접대고 약을 뿌려야 하는게 싫어서 그냥 조금 고생하고 넘겨 버리기도 할때가 많다. 

다행히 요즘은 증세가 심하지 않아 계절이 바뀔때면 며칠 정도만 훌쩍거리다 넘어가서 다행스럽기도 하다. 몸의 건강 상태는 확실히 먹는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나 보다. 항상 비실거렸던 시절에는 편식이 심해서 손도 안대는 음식이 많았는데 결혼을 하고 아줌마가 되면서 대체적으로 골고루 먹다보니 몸도 많이 튼튼해지고, 아픈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비가 오고 나면 쌀쌀해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도 날씨는 여전히 두 가지 계절을 함께 품고 있는듯하다. 태풍이 지나갔음에도 오늘 낮엔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후덥지근 하여 계절을 헷갈리게 하지만, 아마 며칠 후면 다시 언제 더웠던가 싶을정도로 쌀쌀한 찬바람이 불어댈게 분명하다. 당분간 나의 옷차림에는 빠지지않고 스카프가 늘 동행할 것이다. 그리고, 일교차 심한 가을을 건강하게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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