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의 한로, 올해 계획 점검할 수 있는 때
10월이 가기 전, 가족과 여행 한번 가는것도 좋을 시기
2012-10-09 07:47:50최종 업데이트 : 2012-10-09 07:47:5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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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하다보니 벌써 한로(寒露)다. 어제가 바로 소리없이 우리에게 찾아온 절기상의 한로였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만 이건 정말 흐르는 물이 아니라 총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절기상의 한로, 올해 계획 점검할 수 있는 때_1 이 무렵 고향에 살던 어린 시절에는 높은 산에 올라가 수유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놀았는데 이는 잡귀를 쫓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붉은색이 벽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한로에는 찬 이슬 머금은 국화꽃 향기 그윽하고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그러면 아버지는 잠시 머뭇거릴 겨를도 없었다. 새벽밥 해 드시고 들에 나가 밤 늦도록 일을 해야 곡식을 거두어드릴 수가 있기 때문에 농촌은 바쁘기 그지 없었다. 벼이삭 소리 슬슬 서걱이고 곡식과 과일이 결실을 맺는 때. 북에서부터 남으로 내려오는 벼들의 황금빛 물결에 맞추어 벼베기가 시작되고 단풍은 춤추듯 그 붉은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다. 벼가 여물어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일 때 아버지는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하셨다. 어릴적에 들판을 돌아보시며 안먹어도 배부르다 하시던 아버지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철이 들어 보니 그제서야 농군의 마음을 알수 있었다. 벼를 베거나 타작하는 날은 무슨 잔칫날처럼 부산하고 고될망정 수확을 하는 농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논밭에서 가을걷이를 하던중에 길손이 지나면 꼭 불러 새참이나 점심을 함께 권했고,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돌려 먹을 줄 알았다. 가장 많이 불려온 사람이 우체부 아저씨였고, 그 다음으로는 막걸리를 만들어 경운기에 싣고 마을 상점으로 가던 양조장 아저씨였다. 그러나 요즘의 가을 들판은 다르다. 주인은 논둑에서 어정거리는 동안 콤바인이 굉음을 울리며 순식간에 논을 오가며 벼를 담은 가마니를 떨어뜨리는 것이 농촌 풍경이 되었다. 그렇다면 농촌이 아닌 도시에 사는 우리 우리 수원시민 여러분들은 한로를 맞으며 어떤 생각과 각오를 하시고 계시는지? 시민기자 생각으로는, 건강 챙기는거 잊지 마시고 이제 슬슬 올해 연초에 계획하신거 제대로 마무리 돼 가는지 점검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부터 금년말까지는 올해 1년중 정확히 4분의1이 남았다. 이 마지막 3개월 동안은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다시 수정해서 보완하기에 지금이 가장 적기이다. 이 10월달을 놓치면 11월은 마음만 급해지고, 우왕좌왕 하다가 시기를 놓기기 쉽기 때문이다. 12월은 이제 뭘 보완해서 새로 하기가 완전히 불가능하고 되든 안되든 마무리를 해야 하므로 이 10월 한달이 너무나 중요할듯 하다. 찬 이슬이 내려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하는 한로에 농부들이 바지런히 움직였듯, 이제 우리 도시인들도 마지막 점검의 계절을 알차고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하자. 연초 계획이 잘 진행되어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일상의 번뇌와 고달픔도 다 버리고 가족이나 친구들, 혹은 함께 근무하는 동료 직원들과 훌쩍 가을 여행 한번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법 하다. 고속도로를 달려 빛 고운 휴게소에 들러 향기로운 가을 커피를 음미하고, 호흡을 챙겨 멀리 단풍으로 시골 산야를 보면서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일일듯 하다. 10월 한달 이 시기가 그 두가지를 하기에 너무 좋은 계절이다. 한로에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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