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빵'은 먹는 것이 아니랍니다
친구간의 장난섞인 구타 근절되어야
2013-10-07 09:42:48최종 업데이트 : 2013-10-07 09:42:48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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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지면서 생일에 대한 풍속도 또한 변화하고 있다. 어머니 아버지의 세대 때는 배불리 밥 먹는 것만으로 행복하였고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팥을 넣어 찹쌀로 밥을 지어 미역국과 함께 먹는 것이 생일에 대한 추억 전부이다. '생일빵'은 먹는 것이 아니랍니다_1 고등학교 2학년인 작은 아이가 시월을 시작하는 첫날 생일을 맞았다. 생일 전 주말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촛불을 끄는 나름 집안 생일 행사를 했다. 생일이라고 특별하게 선물을 하고 챙기는 분위가가 아니라서 평일과 차별화된 상차림으로 만족하고 그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나누었다. 생일 당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문화상품권에서부터 문구용품, 과자와 음료, 얼굴 모양을 만든 빵까지 다양한 선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아이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선물에 관하여 깨알 같은 설명으로 친구들에게 인기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 같았다.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어 평소에도 갑작스럽게 친구들을 몰고 와 라면을 끓여 먹고 가거나 여름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샤워하고 갈 정도로 예고 없는 방문에 친구들이 아이를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낸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주말에 터지고 말았다. 평일에는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하고 얼굴보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토요일 도서관에 다녀온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저녁을 먹는데 반팔티셔츠를 입은 아이의 팔에 푸르스름한 것이 보였다. 팔꿈치 위라 보일듯 말듯하며 티셔츠를 올려보았더니 손바닥보다 더 넓은 범위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평소 행동으로 보아 누구와 싸울리는 없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기막힌 피멍 자국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과정에 대하여 다그치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태연스럽게 별것 아니라는 표정이다. 아이는 멍 자국에 약간의 자극을 주어도 얼굴을 찡그리며 아파했지만 도리어 남자아이들은 다 그러고 큰다는 대인 같은 얘기를 한다. 요즘 작은 아이의 학교 친구들은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때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집중적으로 어깨아래에서 팔꿈치 윗부분을 가격 하는데 맞을 때는 아픈데 그들만의 문화라고 생각하여 그리 화내거나 억울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생일은 누구에게나 돌아오기 때문에 누가 밑지고 얼울하지도 않는 아이들 생각에는 공평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이것 또한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 밖의 친구들에게는 하지 않는다고 하니 애정이 섞인 구타에 대하여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부모가 보는 관점에서는 걱정스럽기만하다. 소위 아이들 간의 생일빵이라는 장난과 애정 섞인 구타가 위험천만한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한참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혈기왕성한 힘 조절이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더욱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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