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홀로 화성에서 즐기다
2013-10-08 09:25:46최종 업데이트 : 2013-10-08 09:25:4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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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차림의 여성 사진을 보고 여성은 노출된 부분에 대하여 아름답다 아니다를 생각하지만 남성은 노출 되지 않은 곳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같은 것이라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가을, 홀로 화성에서 즐기다 _1 동장대를 지나 잠깐 화성열차를 탈까 고민했다. 화성열차를 타고 팔달산까지 오른다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겠다 싶다가 꼭 팔달산까지 갈 이유도 없고 오늘 가다가 못가면 다음을 기약해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출발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지루하여 다시 성곽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눈앞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성곽 틈새로 보는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멋스러움이 프레임 안에서 명품으로 나타났다. 방화수류정은 사진 찍는 사람에게는 인기 있는 명소로 프로, 아마추어들의 좋은 모델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각도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이렇게 아름다움이 달리 보이다니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을, 홀로 화성에서 즐기다 _2 가을, 홀로 화성에서 즐기다 _3 항상 문 안에서 방화수류정을 바라보았던 시선을 달리하여 암문을 통하여 밖에서 바라보았다. 문 안에서 문 밖으로 통하는 문은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는 경계선 같다. 군사시설의 용도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선녀라도 내려와 양금이라도 켰으면 꼭 어울릴 여가의 전설이 남아 있다고 해도 믿지 않을 수 없겠다. 맑은 양금 소리에 춤추는 모양인가 오리 한 쌍이 용연을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징검다리를 따라 졸졸졸 흐르는 개울을 건넌다. 수초가 우거진 물속에 피라미 떼가 천지에 널렸다.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는 작은 물고기들의 기상이 넘친다. 시선을 돌려 흐르는 수원천을 바라본다. 일곱 개의 아름다운 문이 나타났다. 무지개문이라고도 불리는 화홍문의 수로를 통하여 분수대가 보인다. 가을, 홀로 화성에서 즐기다 _4 옛 이름이 유경이라고 했던가. 바람 따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가 수묵화의 작품처럼 가는 이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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