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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
2012-10-07 14:44:27최종 업데이트 : 2012-10-07 14:44:27 작성자 : 시민기자   채혜정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요즘, 연무대에서 '화성, 정조의 꿈'을 공연한다기에 부지런히 집을 나섰다. 며칠 뒤 중간고사가 있는 딸을 집에 두고서 혼자 연무대를 향했다. 교통통제가 있어서 근처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연무대까지 걸어갔다.

연무대는 내가 수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푸르른 잔디와 성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탁 트여서 가끔 찾는 곳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활 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생각했던 대로 화살이 날아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화살이 날아갈 때면 구경하는 사람도 활 쏘는 사람도 모두 깔깔거리곤 한다.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1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1

수원화성문화제 둘째 날 밤 8시, 연무대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평소 차가 다니던 도로에는 교통통제로 차 대신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화성, 정조의 꿈'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데, '야간훈련을 주제로 수원화성성곽을 배경으로 한 총체공연'이라는 말에 기대감은 부풀었다. 공연시간을 맞추어 간 나는 의자에 앉지 못하고 뒤에서 서서 봐야했는데, 오히려 공연 모습이 더 잘 보여서 좋았다.

어느덧 공연이 시작되었다. 무예 팀들의 갈고닦은 솜씨들이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특히 말을 타고 물구나무서기, 말을 타고 칼로 목표물 베기 등은 참으로 멋졌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때론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말을 타고 하는 묘기는 몽골 사람들의 마상쇼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민족인데 왜 그동안 생각지 못했을까 싶었다.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2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2

공연이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내용도 다채로워서 공연을 보는 내내 즐거웠다. 무예 공연이 끝났나 싶더니 곧 레이저를 밤하늘에 수놓으며 화성의 역사를 보여 주었다.

이윽고 정조대왕 행차가 있었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군사훈련을 지시하는 정조대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는지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끝도 없이 나타났다. 
" 저 사람들 전부 다 어디에 있었던 거야?" 뒷사람이  동행에게 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정말 궁금했다. 마치 비밀 통로라도 있는 것처럼 엄청난 인원이 사라졌다가 나타났다 하는 것이 신기했다. 

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은 평범한 군사부터 장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보여주었고 화살 쏘는 장면이나 대포 쏘는 장면은 폭죽으로 표현을 했다. 
특히 신기전 쏠 때 날아오르는 폭죽이 '앙증맞아서' 사람들이 모두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이윽고 많은 인원들이 나와서 무용공연을 보여주는데 무척 아름다웠다. 북소리 박자와 맞추며 번쩍였던 레이저 쇼도 멋있었다. 큰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3
올림픽 개막식 못지 않았던 '화성, 정조의 꿈' 공연_3

올림픽 개막식이나 폐막식에 비해 물론 규모는 작았지만,  올림픽 개막식에 뒤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연내용이 좋았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많은 정성을 쏟은 것이 느껴졌다. 몸이 피곤해서 집에서 쉴까 하다가 온 것이었는데, 오지 않았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시민과 공연단은 모두 어우러져 사진을 찍고 마무리를 즐겼다. 공연을 보러온 시민들을 바라보면서 왠지 마음이 뿌듯했다.

공연준비를 정성들여 준비한다 해도 시민의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텐데 이렇게 시민들의 큰 관심이 있어서 이렇게 훌륭한 공연이 탄생되었구나 싶었다. 
욕심을 부리자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원화성문화제를 즐겼으면 좋겠다. 돈을 주고도 볼 수 없는 멋진 공연들을 더 많은 이웃들이 봤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축제문화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하지만 수원에서만큼은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멋있었던 공연을 보면서, 그 공연에 함께 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축제문화가 아닌가 싶었다.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수원에 대한 자부심이 한껏 커져서인지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졌다. 내년엔 또 어떤 공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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