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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화전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 시화전 합니다
2013-10-06 09:58:13최종 업데이트 : 2013-10-06 09:58:13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 방송대 경기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 반딧불이 8기팀이 그룹스터디를 시작한 것도 벌써 두학기째 접어들었다.

평일 팀원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토요일 오후에 만나 일주일 공부한 것들을 함께 공부하고, 이끌어가며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 특성상 혼자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소속감을 강화하고 서로 학우의 정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화전 _1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화전 _1

5일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는 작고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수원제일평생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의 그림과 시를 직접 그리고 쓴 시화작품이 학교 복도 가득히 전시되고 있었다. 

토요일 마다 만나게 되는 수원제일평생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환갑진갑 다 지난 지 오래되는 어르신들이었다. 주로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으며 토요일에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학습도우미로 활동하고 있었다. 

전시된 시화 작품들은 하나하나에는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들이었다. 

스무 살에 결혼하여 딸 낳고 아들 낳아 키웠지만 사는 것이 너무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 함에도 배운 것이 없고 글을 몰라서 모진 고생을 했고, 그런 힘든 세월이 지나고 나이 예순이 되어 글을 배우게 되었다 예전에 읽지 못했던 간판도 다 읽을 수 있고 대전에 사는 언니에게도 갈 수 있고 서울 오빠에게도 혼자 갈 수 있다는 소망을 사실적으로 그린 김명수 님은 특히 수원제일평생학교를 알게 해준 아들과 평생학교 선생님께 시를 통하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어린 시절 힘겹게 농사짓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이 세상에는 안계시지만 땡볕아래 일하시던 어머니 아버지 보이는듯하고 새벽이면 지게지고 쟁기 얹고 소를 몰며 논밭으로 가시던 모습이 그립다. 광주리에 가득 새참을 내 가시던 어머니를 따라 술 주전자를 들고 가던 어린 시절이 어제인 듯하고 효도 한 번 못한 못난 딸이라고 최영순 님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어머니와 배움에 대한 소망을 그린 작품도 있다. "어머니라는 세 글자를 얼마나 부르고 싶었던지 모릅니다"라고 시작하는 작품은 일곱 살 되던 때 어머니를 여의고 낮 설고 말도 선 새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어머니라는 말을 불러보지 못했던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같은 또래 아이들의 보자기에 싼 책보를 허리에 메고 학교에 가는 것을 보고 나는 학교에 언제나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뒤돌아 올 때가 많았는데 이제라도 어머니라는 세 글자를 쓸 수 있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김경자 님은 행복한 현재를 그리고 있다. 

어린 시절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나이 73세 늦은 공부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시작하여 행복하다고 앞으로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싶다는 학업에 열정을 보이는 학생과 여자아이가 글을 배우면 시집가서 시집살이를 편지질 한다고 글을 배우지 못하게 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그린, 이제는 글공부를 하지 못하게 했던 그 할아버지보다 더 나이 든 손녀의 지난날을 그린 작품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화전 _2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화전 _2

가을이라 각처에서 시화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매스컴에서 서적에서 유명 작가들의 접하고 시 낭송회에서 만난다. 
가을이 주는 특수성과 시와의 만남은 메마른 가슴에 촉촉한 단비처럼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오늘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 만난 시화작품들은 작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각의 작품을 볼 때마다 솔직하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지은이의 한사람 한사람의 살아온 삶을 보고 우리의 부모님과 어머니의 인생을 그려 볼 수 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의 시기가 지난 학생들이 많다. 제 때 공부하지 못한 사연은 평생학교를 다니는 어르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르신들의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젊은 우리들 보다 적다고 말하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매일 매일 끊임없이 공부해 가면서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향상 된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는 누구든 사설을 달 수 없을 것이다. 

아래는 수원제일평생학교에 전시 되어 있는 정말 행복해 보이는 유복단님의 작품이다.

여름 팔달산

나는 삼년을 건강하지 못했다. 
올해는 겨우 성당과 제일평생학교만 나닌다.
친구가 와서 팔달산에 올라갔다.
나뭇잎 향기와 풀냄새가 나를 반겨준다.
산이 이렇게 좋은지 왜 몰랐을까?
처음 느껴본 산 냄새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지금 나는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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