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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일을 하는데 늦은 때란 없다
2012-09-28 23:42:40최종 업데이트 : 2012-09-28 23:42:40 작성자 : 시민기자   한남수
퇴직이 가까워지면서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비슷하다. '퇴직 후에 무엇을 하고 살것인가' 공통된 고민이다. 그런 고민을 가진 주변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은 집도 몇 채고 좋은 차도 타고 다니고 재테크로 모아둔 돈도 많다는데 나는 이제껏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에 한 번은 밤잠을 설치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에서 오는 조급함은 먹어서는 안되는 독약이라는 것을 적지않은 인생동안 배웠다. 그런데도 자꾸 근처에서 기웃거리게 된다.
사회통념상 물리적인 나이에 따라 성취해야 하는 일정한 부분이 우리사회에는 존재한다. 그 시기가 지나도 일정량을 성취하지 못하면 능력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그래서 조급함은 나날이 더욱 강해진다. 그런데 조급함은 일을 그르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조급할 필요없다. 한 사람의 인생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퇴직이 가까워지면서 세상에 중심에서 밀려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 생각이 들면 인생이 허무해지지만 그 동안 이루어 놓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참 잘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본다.

주변을 보면 퇴직 후 조그마한 가게라도 해서 경제적인 부분을 유지하며 살아가야 겠다는 사람도 있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미약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도 있다.
머릿속이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할 때도 있지만 차근차근 생각을 풀어가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경제적인 활동을 중점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게 살아왔다면 퇴직 후부터는 개인적인 성취를 중점으로 살아볼까 한다. 

그 중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외국어 배우기이다. 젊어서부터 일본으로 출장갈 일이 많았다. 요즘처럼 외국어학원이 많지도 않았고 일본에 대해 개방적이지 않아서 일본어를 배우기 위한 다양한 교재들이 많지 않을 때였다. 그래서 독학으로 일본어를 익혔다.

옳은 일을 하는데 늦은 때란 없다_1
새로운 도전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정확한 문법이나 세련된 표현을 구사할 수는 없었지만 생활하는 데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혼 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일본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좋은 제안도 받았었다. 그런데 결국 한국에 잔류하는 선택을 했다. 
그 당시는 지금과 같지 않아서 가족과 떨어져 산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가족과 다함께 일본에 가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이들이 너무 어렸고, 일본어 한 마디도 모르는 가족이 일본에 가서 적응할 걱정이 컸었다. 그 후로 한 동안 일본과의 인연이 중단되었다. 

다시 일본과 인연이 되어 출장갈 일이 잦아졌는데 그 때는 이미 사용하지 않던 일본어가 거의90%나 기억 저편으로 날아간 상태였다. 그리고 출장시 회사직원 중 일본어가 뛰어난 친구와 함께 가거나 전문 통역사가 있어서 일본에서의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아쉬움이 컸고 한 번 익혔던 것이니 다시 배우면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을까하고 도전의 의지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어배우는 것은 우선순위가 확 뒤로 밀려나 있었다. 지금 배우지 않는다고 일상생활이 힘든것도 아니고 내가 맡고 있는 일에서 일본어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맡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고 우선순위가 낮다고 배우기를 주저했지만 한편으로는 물리적인 나이의 한계
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사실 옳은 일을 하는데에는 늦은 때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이미 총알이 날아오고 있으니 그 자리에 앉아서 그냥 죽을텐가. 살기 위해 움직일텐가.
많은 책과 연구결과는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이 온전한 정신으로 장수할 확률이 높다고. 다들 잘 알고 있지만 늦은 나이에 무엇가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5분 전에 본 것도 깜박깜박하는데 무엇가 다시 시작하라니, 그냥 이대로 살란다.'란 생각이 만연하게 퍼져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주변에서 늦은 나이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무모하다며 비꼬기까지 한다.
그러지 말자. 그렇게 살지 말자. 인생을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정체된 삶을 살자는 의미는 아니지 않나. 

무엇이라도 좋다. 젊었을 때 간절히 원했으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때문에 잊고 살았던 꿈이 있다면 다시 꺼내 보자. 조급할 것 없다. 나이가 먹을 수록 좋은 점은 시간이 내 편이라는 것이다.
흔히 나이를 속도에 비교한다. 20대는 20KM로....50대는 50KM로 시간이 흐른다고... 시간이 빨리 흐르니 그만큼 할 수 있는 일도 적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억력이 감퇴되어 과거의 일이 빨리빨리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시간이 빨리 지나는 것이지 절대적인 시간이 적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억력 감소보다도 더 큰 영향은 다른데 있다. 인생을 오래 살수록 반복적이고 비슷한 사건을 많이 겪게 되는데 이렇게 비슷한 일은 우리 뇌가 궃이 일일이 기억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스쳐지나가듯 받아들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나빠지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한창 젊어서보다야 모든 기능이 서서히 퇴화된다는 것은 의학적인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을 조금만 다르게 하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상대적인 느낌이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도전하는데 이점이 된다. 젊었을 때 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은 무슨 일을 할 때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 최소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젊어서는 그 1년이 길고 지루할 것이다. 결국 제대로 익히지도 못한채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금세 포기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았다.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불평도 듣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빨리지나가는 것같은 세대는 그런 딜레마에 빠지지 않는다. 1년 금방간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년이라는 기간의 목표는 지루함은 커녕 언제1년이 다되었지 하게 된다. 1년만 그저 하루하루 성실히 보내면 눈에 뛰지 않지만 변화되고 발전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늦었다고 인생을 허무하게 낭비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많다. 겨우 30대, 40대인데 이제와서 무엇을 하겠냐며 꿈도 희망도 열정도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말이다. 우리는 적어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루어 낸 것이 많다.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에 뒤따르게 되는 역경을 잘 알아서 선뜻 시작하기가 두려울뿐이지 막상 시작하면 해낼 수 있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자신감의 또 다른 이름이다. 평균수명이 100세라는데 퇴직 후 인생의 3분의 1이상을 흘러보내며 정적으로 살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며 살자. 청춘은 붉은 입술, 검은 머리, 튼튼한 육체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삶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하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청춘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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