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
새로운 방법으로 작품을 관람할 줄 아는 눈을 키우자.
2012-09-30 15:48:50최종 업데이트 : 2012-09-30 15:48:50 작성자 : 시민기자   전화주
"화주야 일어나야지. 지금 출발할거야"
정적만이 흐르는 새벽, 달콤한 꿈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던 나를 어머니께서 조용히 깨우셨다. 졸린 눈, 부스스한 머리를 깨끗이 단정하고서, 두 손 가득 음식을 들고 아파트를 나섰다. 

중고등학교 시절 중간고사 기간과 늘 겹치던 추석 일정 탓 에, 친할머니 댁에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해에는 대학교에 진학하기도 하였고, 내년에 군대를 가게 되면 한참 뒤에나 뵙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주말 아르바이트도 미리 빼두고, 부모님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가족들과 추석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 기대했건만, 정작 어제는 하루 종일 텔레비전 시청과 잠자기를 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내가 너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무하게 내일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남아 담양에서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광주의 비엔날레관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작품들과, 작품 감상하는 방법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 해볼 까 한다.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자리 잡은 공효진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유명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푸시버튼. 한 패션 프로그램에서 푸시버튼의 박승건 디자이너를 조명하였었는데, 거기에서 그가 평소 서도호 작가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런데, 반갑게도 광주 비엔날레에서 서도호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틈새호텔'이라 이름 붙여진 작품이 기억에 남았다. 우리에게 틈새는 어떤 공간일까. 집과 집 사이에 있는 작은 틈은 주차장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내기도 하고,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와의 첫 키스로 기억되는 아련한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_1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_1
,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_2
틈새호텔의 모습
,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_3
광주 비엔날레를 알리는 포스터

서도호 작가는 이 틈새에 들어갈 수 있는 호텔을 디자인함으로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틈새라는 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전시를 끝내고는 광주 곳곳에서 틈새호텔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닿는다면 이용해 보고 싶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평소 전시회 관람을 좋아하면서도 나는 특정 작가의 작품들을 꾀고 있다거나,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들의 의도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못한다. 도슨트 없이 작품 감상하기라는 나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관람하기 때문이다.
나는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이 '설명', 이 하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 '작품'을 기억하기보다 '느낌'을 기억하곤 한다.

많은 이들이 전시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를 관람한다. 그런데, 이 방법이 꼭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도슨트의 설명에만 치우쳐 작품을 관람하는 것은 틀에 갇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도슨트의 설명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편견을 가지게 한다. 한 방향으로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방면으로 작품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는 것. 그것은 우리가 가져야 하는 눈이다.

아니면 이렇게 전시를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맨 처음 혼자서 모든 작품을 관람하고, 두 번째는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다. 마지막으로 도슨트의 설명을 바탕으로 해서 작품을 한번 더 관람한다.
이렇게 세 번 관람을 하게 되면, 작품에 대한 내 생각과, 작가의 의도 모두를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여러분 모두의 생각으로 작품을 즐겼으면 좋겠다.)

오늘 비엔날레를 돌아보면서, 명절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전시를 관람하는 것을 보고 새삼 놀랐다. 아이들을 데리고 전시를 찾은 젊은 부모들도 눈에 띄었는데, 좋은 발전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예술 경영과 기획의 이해 강의를 해주시는 교수님께서 어린 나이에 문화예술을 접한 아이들이, 커서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내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많이 데려다 주시고, 다양한 뮤지컬도 관람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커서도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님이시라면, 아이와 함께 광주 비엔날레를 찾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