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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새로운 놀이를 발견하다
예능프로 따라하기
2012-09-30 19:33:43최종 업데이트 : 2012-09-30 19:33:4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차례를 지내고 집에 와서 조금 쉬다가 송편, 전, 식혜등등 또 다시 먹어댔다. 이상한 건 평소에는  기름진 음식들을 찾아먹을 만큼 좋아하지 않는데 왜 유독 명절에는 게걸스럽게 먹는것일까. 장에게 조금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고 조금의 빈 공간도 위에게 허용하지 않겠다는 저돌적인 자세로 먹어댄다. 이럴 때 보면 식욕의 노예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명절음식은 기름기도 많고 주 재료가 육류이기 때문에 약간 느끼하다. 느끼하다고 먹는 걸 중단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식혜나 수정과 아니면 시원한 백김치와 함께 먹으면 된다.
먹고 먹다가 TV에서 하는 추석특집프로그램보다가 그도 마땅치 않아서 영화채널로 돌렸다. 무려 3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았다. 

우리집 극장에는 아빠와 나 단둘이었고, 엄마에게 음식을 요구하는 무모한 짓을 저질렀다. 명절증후군이란 말처럼 평소보다 할 일이 많은 주부님들에게는 존경을 담아 최대한 눈치껏 행동해야 한다. 가족의 규모가 크든 적든 할 일이 많든 적든 간에 명절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주부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그 점을 간과했다. 후푹풍은 거세게 몰아닥쳤다.  

평소라면 영화를 보며 보내는 시간이 휴식쯤으로 여겨지는데 아무래도 명절이다 보니 평소와 똑같은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게 영 찝찝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은 찝찝함. 

그래서 윷놀이라도 하자며 제안을 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윷놀이를 하려면 윷이 있어야 되는데 시골처럼 집 앞에 나가 뚝딱 나무를 잘라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윷을 사러 최소한 단정히 옷을 입고 차를 빼고 마트로 향해야 하는 아파트라는 상자에 살고 있는 까닭에...

마트가 추석연휴에도 영업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 것도 명절증후군에 포함이 되나? 명절이라 나가기가 싫었다는 것이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나름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윷놀이를 했다. 근데 금새 흥미를 잃었다. 윷은 던지는 맛이 생명인데 그게 없었다.

그럴듯한 제안은 이렇게 허무하게 운명을 맞이했다. 다시 TV를 틀었더니 런닝맨이라는 프로가 하고 있었다. 출연진들이 여느때와 다르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절대딱지를 넘어뜨리는 딱지를 만들기 위해 딱지 재료를 구하는 레이스를 펼치는 내용이었다. 
관문 중 하나로 후라이팬에 동전을 놓고 앞뒤가 뒤집히게 하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보기에는 참 쉬워보이는데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는 걸 보고 아빠와 나는 이구동성으로 '저걸 저렇게 못하나?'라며 야유를 보냈다. 

추석, 새로운 놀이를 발견하다_1
예능포로 따라하기. 추석에 새로운 놀이 발견

답답해 하는 마음과 함께 100번이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묘한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불쑥 뛰어나왔다.
"나는 100번이라도 뒤집겠다'"
"나는 하루종일도 뒤집겠다"
아빠와 내기가 시작되었다. 아주 가끔 퀴즈프로그램을 보면서 함께 정답을 맞추다가 어느새 뜬금없이 내기로 이어질 때가 있다. 

"만원 빵(?) 나는 1번, 아빠는?"
우리가족은 선천적으로 내기나 사행성 오락에 빠질 수 없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로 달려들기는 하지만  무엇이든 도를 넘지 않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아빠를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몇 번 하다가 아주 칼같이 그만두는 절제력 내지는 뱀파이어의 냉정함을 가지고 있다.

드디어 가족배 프라이팬 뒤집기가 시작되었다. 500원짜리 동전을 후라이팬에 놓고 손목스냅을 이용해서 뒤집어야 한다는 이론은 잘 알고 있는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부녀가 박장대소를 하고 있자 옥탑방에 계시던 엄마도 궁금했는지 내려오셨다.
아까 무모한 짓을 응징하던 여전사는 사라진 모습이었다. 다행히. 옆에서 지켜보며 한마디씩 훈수를 거들던 엄마도 후라이팬을 직접 잡으셨다. 동전 한개를 뒤집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쯤 우리는 판(?)을 더 키웠다. 동전 한 개가 아니라 동전 열개를 동시에 놓고 뒤집는 게임을 했다.

연습은 끝났다. 이제는 진짜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이게 뭐라고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결과는 엄마의 완승. 역시 주방기구와 친해서 예술적으로 동전을 뒤집으셨다.
가끔씩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저 속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저들은 일이니까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웃어야 하니깐 일정부분에서는 억지로 웃을때도 있겠지만 평소에 다 큰 어른들이 저런 게임들을 하면서 유치하거나 혹은 아이처럼 순수하게 놀기는 어렵다. 

우리가 보는 방송은 연출과 편집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저 속에 들어가 함께 유치하게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보고 웃으니까 저 속에 들어가 직접 해본다면 더 큰 재미와 웃음을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황당한 상상을 한다. 
그런데 직접 집에서 해보니 생각처럼 재미있었다. 경기에는 중계가 빠질 수 없는 법이다. 국민MC처럼 진행도 해가며...새로운 추석놀이의 발견. 예능프로그램 게임 따라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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