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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기르는 정도(正道)는?
2012-10-01 03:03:54최종 업데이트 : 2012-10-01 03:03: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추석 이브였던 날 밤에 다같이 모여 앉아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둘러 앉아 온 식구가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형제간에, 부모 자식간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꼽으라면 바로 이 순간 아닐까.

부모를 비롯해 어느 형제든 아파서 힘든 사람 없이 모두 건강하고, 또한 인생을 잘못 살아 어그러짐 없고, 아울러 경제적으로 너무 곤궁해 축 처진 가족이 없다면...정말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서로 웃으면서 지난 시간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 에피소드와 직장 이야기,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정치인 이야기, 아이들 키우며 있었던 일, 성적과 학교 이야기가 쉴새 없이 이어졌다. 
그 중에 큰 시아주버님이 하신 말씀이 가족 모두에게 큰 공감을 주었다.

시아주버님이 회사 업무차 한동안 미국에 갔는데 한번은 시내에서 시위 하는 사람들을 목격했다고 한다. 무슨 정치적인 이슈인가 하고 봤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한다.
미국의 한 어머니 모임에서 단체로 나와 '청소년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는 피켓을 들고 거리 캠페인을 전개하더라 한다. 

참 재미있는 구호였다. 청소년도 실수할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말, 생각하고 곱씹을수록 우리를 반성하게 하고 느끼는게 많은 말이었다.
우리는 지금 어떤가. 아이들에게 공부 강요하고 좋은 성적 안 나오면 아이들 닦달하고, 좋은 고등학교(외고,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같은...) 보내기 위해 아이들 조이고, 좋은 대학 보내기 위해 고교생 집안은 3년 내내 비상계엄이다.

자녀를 기르는 정도(正道)는?_1
자녀를 기르는 정도(正道)는?_1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 실수라는 것은 정말 부모들이 인정하기 힘든 일이 된다.
"미국의 학부모들은 모여 앉으면, 주로 세계여행 같은 여가선용에 대한 얘기를 즐겨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자녀들로 하여금 세계를 보는 안목을 넓혀주기 위해 여행갈 나라와 시기 등을 아이들과 함께 의논하기도 하죠"
시아주버님은 우리가 아이들과 입시 이야기, 공부 이야기만 하는 것과 달리 미국인들의 가정교육에서 하는 우리와 다른 부분을 계속 이야기 해 주셨다.

"한 가정에 갔는데 그 부모님이 딸 둘과 아들 하나에게 제주를 구경한 소감문을 쓰도록 하고, 어린 동생은 그림 그리기를 과제로 내주더라구요. 그 아이들이 마침 한국의 제주도를 다녀왔다는 거예요. 아이 엄마는 아이들이 과제를 제대로 할수 있도록 지도는 하되 직접 해주지는 않더라구요. 방법만 알려줄 뿐이지. 그리고 웬만큼 시간이 흐르자 이번에는 우리더러 잠깐 양해를 구한다면서 아이들이 다 쓴 소감문을 직접 읽게 하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시키면서 그 느낌을 나눠갖더라구요. 아이들은 제주도에서 느꼈던 소감을 솔직하게 말하는데, 나는 그 소감을 들으면서 내가 제주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하더라구요. 그런데 막내 아이는 제주도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로 물감을 엎질러 방바닥은 물론이고 큰 시트에 파란 물을 들여버리고 말았어요.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열심히 하려다가 그런거라며 전혀 꾸중을 않더라구요. 아이의 실수를 인정해주는거죠."

우리는 계속해서 시아주버님의 이야기에 모두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그 엄마는 즉시 시트를 밖으로 꺼낸후 세탁소에 연락을 하고는 아이를 불러 그림을 그리다가 물감을 엎지를수 있기에 그건 인정을 하지만, 다음부터는 그림 그리기를 할때 물감을 엎지를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침대 시트같은 물건 옆에서 하지 않도록 하라고 단단히 일르더라구요. 실수는 인정하되 다시 실수에 따른 문제가 없도록 엄하게 다짐을 해두는 거죠."

이쯤에서 나는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몇가지를 깨달을수 있었다. 그것은 엄(嚴), 애(愛), 한(閑) 세가지였다. 
어떤집에서는 가훈으로도 쓰고, 어떤 학교나 학급에서는 교훈으로도 쓰는 이 세가지 말.

첫째의 엄(嚴)은, 부모 스스로가 자녀들 앞에서 엄격하게 살아가는 삶의 진솔한 본을 보이자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내노라 하는 재벌총수가 그 아들이 어디서 싸움을 하고 오자 조폭들을 불러서 아들이 싸운 사람들에게 찾아가 직접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사건도 있었다. 이건 정말 부모가 자식에게 보여야 할 엄(嚴)을 망각한 표본중 하나이다.

둘째의 애(愛)는, 인간애에 바탕한 지극한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많은 청소년 심리학자들은 사랑을 받아 본 아이들이 커서도 남을 사랑할 줄 알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밝고 힘차게 살아간다고 한다. 이건 더 이상 설명을 안해도 다 알 것이다. 몇 해전에 수능시험에서 전국수석의 영광을 차지한 학생에게 인터뷰한 내용이 신문에 실렸는데 놀랍게도 그 학생은 홀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그 어머니는 어느 호텔의 청소일을 떠맡아 하면서도 자식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극진한 사랑으로 아들의 뚝심을 키워주었다고 한다. 밤늦게야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위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학생에게는 좋은 대학으로 가는 정열을 불태우게 했을 것이다.

셋째의 한(閑)은,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너무 성급하게 어떤 결과물을 기다라며 다그치지 말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녀의 앞날을 기대하고 지켜보자는 것이다.
인생 승부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승부가 결정되어 진다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은 것이 아닌가. 마라톤 비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자녀들에게 너무나 빨리, 너무나 많은 것을 단기간에 이뤄내라고 닥달하고 있다. 공부해라, 공부해야 좋은 대학 간다, 졸은 대학 나와야 좋은데 취직한다는 가장 큰 명제 앞에서...

과연 우리는 그런 조급함 앞에서 지금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요구하는지 한번 되돌아보자.
학생들을 키우는 우리 부모들 모두 엄(嚴), 애(愛), 한(閑)의 자녀교육을 좌우명 삼사 실천해 보는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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