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돈 인심이 이리 좋아졌나
무서운 사채, 사람 잡을 인간들
2012-09-28 16:05:27최종 업데이트 : 2012-09-28 16:05:27 작성자 : 시민기자 문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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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집 가난해?" 언제부터 돈 인심이 이리 좋아졌나 _1 아이 생각에는 그럴만도 했다. 아이는 "무보증, 무서류, 신용불량자도 VIP래, 급한 돈 갖다쓰라고 메일이 여러 통 왔단말이야"라며 재차 내 얼굴을 뜯어 보며 친절하게(?) 메일 내용을 설명까지 할 정도였으니 그 메일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아이에게 그런 쓸데 없는 걱정은 하지 말라면서 재차 스팸메일을 지우라고 시킨 뒤 다시 주방으로 왔다. "그럼, 삭제해도 되죠?." 아이는 발포를 명하는 군인처럼 비장하게 한 마디 더 던진다. 그 말 속에는 아직도 엄마가 정말 빚지고 사는거 아닌가 하는 눈꼽만큼의 의문이라도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돈 준다면 받자. 그까이꺼 확 받아서 빌딩 하나 사버리지 뭐" 쇼파에 배 깔고 누우며 남편이 농담을 한마디 던진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우리의 돈 인심이 이리 좋아졌나, 무담보에 무보증에 무서류에 거기에 덤으로 신용불량자에게도 한 달 써 보시고 결정하라고 무이자의 무료체험기간까지... 그것참 세상 살 맛나네."라며 사채업자들의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 정말 나쁜 사람들도 많다는데. 몇년 전 일이다. 잘 아는 선배 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급히 돈 좀 빌려 달란다. 왜냐고 묻기에도 겁이 나게 목소리가 흥분이 돼 있어서 이런 저런 핑계대기가 안 되어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400만원이라 했다. 어이쿠... "400만원을 집에 쌓아두고 사는 사람이 어딨어 언니?"라며 놀라자 언니는 남편이 알면 난리가 날거같아서 몰래 하려다 보니 그러는거라며 그 돈 1달 이내에 줄테니 염려 말고 어떻게든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남편한테 말하자 카드론으로 빼서 드리라 한다. 남편도 잘 아는 사이였고, 믿을만한 언니라는 생각에다 딸이 그모양이 되었다니 서둘러 마련해 주란다. 남편이 더 고마웠다. 돈을 보내 준후 언니에게 "돈이 필요하면 이야기를 하지, 왜 못 했을까?"했더니 "그 애를 부족하게 키우진 않았는데 무엇이 부족해서 그리 무서운 돈을 썼을고 ..."라며 언니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학생 아이는 100만원에 선이자 주고 현금 70만원 썼는데 3일 연체이자가 57만원이라고 했다. 그게 늘어나고 불어나서 결국 400만원이나 되었다니, 정말 사람 잡을 인간들이었다. 100만원이 3달이면 천만원, 6개월이면 1억이 되는 꼴이라니. 이게 그들이 말하는 무보증, 무서류, 무담보의 실체였던것 같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돈의 유용함 말고 그 무서움을 제대로 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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