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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주렁주렁 열렸네
2012-09-27 13:51:46최종 업데이트 : 2012-09-27 13:51:4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승화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날 아침에 차례상을 지내는 가정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하나가 대추이다. 보통 밤과 감과 대추가 상에 올라가게 되는데 각 음식 마다 깊은 뜻이 있다. 

그 중 대추가 올라가게 된 이유는 대추만의 두 가지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대추는 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고서야 꽃이 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폭풍우가 불어도 그냥 꽃으로 피었다가 지는 법이 없는 것이 대추나무의 큰 특징인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여린 가지지만 많은 열매를 맺는다. 흔히 '가지가 찢어질 정도'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가는 가지 끝으로 얼마나 많은 대추가 열리는지 나는 오늘 우리 아파트 대추나무를 보고 실감했다. 

아들과 함께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모래 놀이도 하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한참 놀다가 아들이 그네를 타고 싶다고 손가락을 가르켜서 그네 쪽으로 걸어가는데 놀이터 건너편으로 여러 어르신들이 나무에서 무엇인가를 따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을 따는지 궁금해서 아들을 데리고 가보았다. 

대추나무 주렁주렁 열렸네_1
우리 아파트 대추따는 어르신들

할아버지는 길다란 막대기로 나무를 두들기고 있었고 할머니는 떨어진 열매들을 주워 모으고 있었는데 나무를 보니 바로 대추나무였다. 위에서 말한 대추나무의 특징대로 가지가지마다 얼마나 많은 대추가 열렸는지 할아버지가 두드리는대로 익은 대추들이 우수수수 떨어졌다. 
나도 떨어지는 대추 하나를 주워 먹어보았는데 정말 달달하니 맛난 생대추였다. 신기해서 따는 광경을 한참 바라보았다. 

내가 시골에서 자랄 때도 이때쯤이면 대추를 땄었다. 바구니를 들고 가서 나무에 손을 뻗어 하나씩 땄는데 빨갛게 익어가는 대추는 금새 떨어지지만 아직 초록색의 대추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만에 모두 따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익는 속도에 맞추어 시나브로 거두어야한다. 대추를 딸 때 꼭 어딘가 한곳은 상처를 입었던 기억도 있다. 대추나무에는 가시가 돋아있어 대추를 따다가 손등이나 팔 얼굴 등에 꼭 상처가 났던 것이다. 

도시 아파트에 심는 나무들 중 열매 맺는 나무들이 종종 있는데 우리 아파트에는 특히 열매 맺는 나무가 많은 것 같다. 모과나무도 볼 수 있으며, 은행나무도 많다. 오늘 자세히 두러보니 대추나무도 여러 그루가 보인다. 여러 열매 맺는 나무들 중 제일 수확량이 좋은 것이 바로 대추인 듯하다. 

이러한 대추를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올라가게 된 이유도 이러한 풍성한 열매를 대대손손 자손을 많이 낳고 큰 가정을 이루라는 번성의 뜻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결혼식 후 폐백을 드릴 때도 대추를 던지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예전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라는 드라마도 있듯이 우리에게 대추나무와 열매는 좋은 뜻을 가져다준다. 그러한 대추를 수확하는 장면을 보아 나에게 오늘은 좋은 날이다. 

대추나무는 나무의 특징 뿐 만 아니라 대추 열매의 영양소로도 훌륭하다. 생으로 먹는 대추도 달지만 말린 대추는 그 당도가 더 높아지며 비타민 C는 사과나 복숭아의 백배정도나 되며 비타민 B군, 카로틴, 칼슘, 철, 인 등의 영양분이 천연의 비타민제라고 할 정도로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옛 전통 차에도 대추차가 빠지지 않으며 다양한 음식에도 대추가 꼭 들어가는 것이다. 

옛날에는 대추나무에 꽃이 조금 피면 흉년이 들고,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진다는 이야기도 있다는데 올해 이렇게 많은 대추가 열린 것을 보니 가을에 수확이 아주 풍성할 듯 하다. 우리 아파트 대추 수확이 시작된 오늘을 시작으로 가을이 점점 더 깊어가는 것 같다.

이승화, 대추나무, 열매,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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