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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조카와의 만남
네팔인 아내 먼주 구릉과 함께하는 한국 여행기 4
2012-09-28 00:15:06최종 업데이트 : 2012-09-28 00:15: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가족과의 상견례를 가졌다. 다음날 서울을 향했다. 아내는 한국에도 처음이고 수도 서울도 처음이다. 우리는 먼저 동대문에 있는 네팔인이 운영하는 한 네팔레스토랑을 찾았다. 
그곳에서 이미 한국에 와있던 네팔한국문화센타 부대표인 천드라 쉬레스타(38세)를 만났다. 

레스토랑에서 네팔 전통 찌아를 대접해 주었다. 타국에서 자신의 나라 차를 마신다는 것, 음식 맛을 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아내와 화가 천드라 쉬레스타는 그렇게 차를 마신 후, 곧 시인 민영(한국문학작가회의 고문)선생님 댁을 향했다. 선생님 댁을 향하며 동대문 거리에 대해서 소개했다. 많은 의류가 여러 나라로 팔려가는 것, 한국 섬유 산업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끔씩 동대문 거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조카와의 만남_1
처음 찾은 서울 동대문에서 밝은 웃음을 웃는 먼주 구릉!

민영 선생님께서는 나이가 들어 혼자되고 홀로 사는 나에게 많은 염려와 걱정을 갖고 계셨다. 사모님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한국을 찾고 이틀 만에 한국의 유명 시인과 만남을 가진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커피를 내놓으시고 우리 부부의 큰절을 받으시며 흡족해 하셨다. 
선생님 댁에서 그간의 안부를 묻고 네팔과 한국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께서는 함께 식사를 하실 것을 권하셨다. 
그런데 잠시 후 30여년 동안 만나지 못한 고종사촌 누님의 딸(조카)이 우리 부부를 위한 저녁 식사 초대를 해왔다.

아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랜 동안 만나지 못했다. 조카는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 어린 조카의 기억 속에 우리 형제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많다고 했다. 
우리 형제가 기억 못하는 일들을 조카는 매우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대견한 어머니가 된 조카다. 나보다 더 장한 어버이가 된 것이다. 

의류도매상을 하는 조카는 이국의 숙모에게 한 보따리 옷을 선물해 주었다. 오랫동안 인연이 없는 사람처럼 무심하게 지내온 잊고 지내온 것 같은 세월이 미안했다. 우리 형제들을 모두 불러준 조카는 한 프레차이즈 한식점에서 우리 부부와 형제들을 매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조카와의 만남_2
민영 선생님댁을 찾은 네팔 화가 천드라 쉬레스타(사진 맨왼쪽), 민영 선생님 부부와 사진 오른쪽 아내 먼주 구릉이다. 민영 시인 댁에서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조카와의 만남_3
30여년만에 만난 조카다. 아내와 처음 만났지만 기쁘게 맞아주었다. 이미 큰 아이들을 둔 어머니가 되었다.

떨어져 사는 인연들 그 속에서 잊었던 기억들이 새로워진다. 마치 이산가족처럼 헤어져 살아온 것이다. 그리움도 아름다운 기억도 다 멀어져간 것들처럼 말이다. 
아내는 처음 본 조카의 환대에 정신을 못 차리는 눈치다. 네팔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한국산 의류를 한 보따리나 선물로 받은 것도 그렇고 처음 본 숙모를 위해 마음을 써준 조카의 환대에도 놀라는 표정이다. 

우리는 늦은 저녁에야 헤어졌다. 맛있는 식사와 기쁜 만남, 좋은 선물을 받아든 채다. 
나는 아우의 집을 찾았다. 다음날은 늦은 인연인 우리 부부가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2세를 생각하며 종합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늦은 밤 도착한 아우의 집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다음날 건강검진에 대비했다. 우리는 아우의 출근길에 함께 아우의 집을 나섰다. 1년을 함께 살았지만 아무런 임신 소식이 없어 아내는 매우 신경을 쓰는 눈치다. 

하지만 나는 아내의 기대와 다른 꿈을 꾼다. 2세에 대한 약속이 없다 해도 좋은 인연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꿈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결혼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아이의 탄생이라 믿는다. 하루하루 일상의 성실함 속에서 사람으로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축복을 기대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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