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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와 아이의 독서습관
2012-10-04 02:02:22최종 업데이트 : 2012-10-04 02:02: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남
늦더위에 가을임을 느낄 수 없더니 며칠 사이 부쩍 서늘해져 가을임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말이 독서의 계절. 날씨도 좋고 여러 가지 행사도 많아 바깥놀이의 유혹이 어느 때보다 강한 계절이지만 그래도 짬을 내어 책장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 한권 꺼내어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괜찮을 듯 싶다.

문득 우리 아이의 첫 책을 고를 때가 언제쯤인지, 무슨 책을 고를 것인지를 고민하고, 큰 아이 보다는 둘째 아이가 책을 덜 읽어서 안타까웠던 일도 기억난다. 
공부도 물론이고 특히나 책에도 열정을 가지고 대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모두 다 내 마음같지 않다.

그래도 큰 아이는 꽤 책을 읽었다. 일요일에도 심심하면 제 엄마더러 도서관에 가자고 조를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도서관에 책이 없다며 한권 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럴때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책 읽어서 남 주랴 싶어서다.

그러던 얼마전, 책을 별로 읽지 않는 둘째 녀석이 슬그머니 다가와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엄마, 오프라 윈프리가 누구예요?"라고 묻는게 아닌가. 나는 그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었지만 그저 떠오른 생각은 그가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라는거 정도였다. 
아이에게 그렇게 알려주며 "네가 그 여성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니?"라고 묻자 학원 선생님이 간단히 알려줬다고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그러냐면서 지나쳤다.

아이를 돌려 세운 뒤, 나도 문득 그녀가 긍금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서였고, 얼마나 진행을 잘 하길래 그토록 유명한지도 알고 싶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열어 본 나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그녀가 엄청난 독서광이었고, 심지어 그녀 스스로 "오늘날의 나를 있게 만든 것은 독서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나는 '옳다구나'아 싶었다.
그날 저녁. 아이를 불러 내가 찾은 인터넷의 내용을 읽어보라 했다. 그 내용에는 미국의 모든 설문 조사에서 '이 여자처럼 살고 싶다' 순위 1위, UN이 선정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중 한 사람', 연예계 수입 1위이며 백만장자, 12년간 토크쇼 시청률 1위 하면 바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꼽는다는 내용이 죽 씌여져 있었다.  

오프라 윈프리와 아이의 독서습관_1
오프라 윈프리와 아이의 독서습관_1

그런 오프라 윈프리인데 대단한 그녀를 만든 것은? 
1954년 미시시피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9살 때 사촌 오빠에게 강간을 당했고, 그 후로 어머니의 남자친구, 친척 아저씨 등에게 끊임없이 성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14살에 미숙아를 사산해서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던 그의 괴로움과 답답함, 고통을 딛게 한 것은 독서라는 사실.

어린 시절 지독하게 외롭고 비참한 환경 속에서 독서는 그녀의 안식처요 유일한 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독서를 통해 견디기 힘든 역경을 이겨내며 끊임없는 지적탐구, 자신감,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나가 오늘날의 그녀를 만든 것이다. 
인터넷에 나온 그녀에 대한 사연을 읽은 아이는 충격을 받은듯 했다. 틈만 나면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못마땅해서 항상 컴퓨터에 대한 반감만 갖고 있던 내게  인터넷이 그럴때는 꽤 쓸만한 물건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사건이기도 했다.

그날 아이는 제 발로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당장 오프라 윈프리 책을 빌려왔다. 그리고 아이는 3일만에 그 책을 읽어 치웠다. 그녀의 감동 스토리에 스스로 매료된듯 했다. 그리고 아이는 그 후부터 누가 뭐랄것도 없이 좋은 책들을 스스로 찾아서 읽고, 내게 책 이야기도 해주며, 심지어는 책의 내용을 가지고 가족들과 토론도 한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너무나 기특하게 좋은 버릇을 들였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들이 영어 수학 국어 과학을 아주 잘해서 의사가 되고 판검사가 되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붙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이렇게 역경을 이겨낸 사람처럼, 아이들이 언제 어느 순간에서건 어떤 역경을 겪든간에 스스로 헤쳐 나가고 이겨내는 아이면 좋겠다. 또한 제 처지에서 스스로를 이겨낼 정도의 아이라면 더 성장해서 바르고 강하게 자랄 것으로  것이니까.

그리고 역시 그런 힘의 원천은 독서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에는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들처럼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생생한 이야기도 들어 있고, 아예 희망찬 가정에서 태어나 거기에 안주 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해 더 훌륭한 인물로 성장한 사람의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책 속에는 또한 좌절과 슬픔도 들어있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위인과 성인들도 계실 것이다.

아이는 책을 읽으며 그런 내용들을 스폰지처럼 빨아 들이며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의 가르침보다 더 흘륭한 스승이 바로 책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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