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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체감온도 100까지 채웁시다
투명한 모금함 통을 보았습니다
2012-09-27 10:45:35최종 업데이트 : 2012-09-27 10:45:35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현태

추석에는 복잡한 귀성길 때문에, 버스에서 4시간씩 갇혀 있어야 하는 신세를 겪어야 하기도 하고, 기차를 예약 했다고 해도 역 안에 사람들로 붐벼서 이동 자체가 힘들다. 그래서 추석이 일요일인 것을 감안하여 4일 미리 고향에 내려 왔다. 이럴 때는 직장 없이 공부 하는 내 처지가 편하긴 하다. 

직장인이라면 주중에 고향에 여유롭게 내려갈 수 있는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나는 직장을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찍 내려 왔다. 약 2시간 30분이 소요 됐고 오랜만에 타 보는 기차는 설레임 그 자체였다. 목적지에 도달 하자 마자 추석을 보낸 후에 다시 올라갈 차표를 미리 끊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는 순간에 나의 눈에 띤 통 하나를 발견 했다.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돈이 보이는 곳이라면 눈길을 바로 돌리는데, 나 같은 경우도 그랬다. 배추같이 파란 만원짜리 지폐들이 투명한 통 속에 절반 가량 쌓여 있었다.

기차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기차표를 끊고 나서 거스름 돈을 받을 때, 거스름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쓸 수 있게 자선기부 할수록 마련 해 놓은 통이었다. 모금함에는 대부분 지폐 보단 동전들이 쌓인 것을 많이 봤고, 간혹 배추 색깔의 지폐가 보이는 것이 드문 일이라고 예상했던 나의 생각을 단 한 번에 차단 시켰다. 투명한 모금함 통에는 지폐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랑의 체감온도 100까지 채웁시다_1
사랑의 체감온도 100까지 채웁시다_1

그리고 '사랑의 체감온도'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통에 쌓이는 돈의 양이 많아질수록 높이도 높아지는데, 사랑의 체감온도가 100이 되면 모금함 통이 가득 채워지는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한 40까지 채워져 있었는데 추석이 지난 뒤에 역을 방문 했을 때는 명절 때문에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마 70까지는 채워 지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그런데 아쉬웠던 점은 쓰레기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사진 상으로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정체 모를 껌 종이도 한 두 개씩 보였다. 
그 전에는 돈 대신 쓰레기를 넣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쓰레기를 넣지 말라는 문구까지 친절하게 붙어 있었다. 코레일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놓은 이 모금함을 보면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 했다. 

누가 먼저 생각해 낸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구세군 같은 비슷한 용도 같았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를 선행자들이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넣어 놨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한 사람이 수중에 갖고 있는 돈이 이 천 원일때, 이 천원을 모금함에 넣으면 큰 통에 비해 적은 액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1000원을 모금함에 집어 넣는 사람이 열 명이 모이면 1만원 이라는 돈이 된다. 

나도 기차표를 끊고 남은 돈의 액수중의 일부를 넣었다. 음료수를 한 잔 사 먹을 수 있는 적은 돈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 처럼 투명한 모금함 속에 돈이 쌓이고 쌓여 가득 차면 이 돈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어떤 아주머니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1000원을 쥐어 주며, 모금함 통에 넣게 했다. 
자식에게 나눔의 뜻을 직접 가르쳐 주려던 것 같았다. 명절같이 일가 친척이 모아 시끌벅적한 날에 웃을수 없는 소외 된 이웃들이 많다. 

이제 날씨까지 추워져서 보일러도 작동이 잘 안 돼서 추운 바닥에 몸을 맡긴 채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모금함 속 돈들이 소중하고 가치 있게 쓰여 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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