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엄마, 도대체 뭘 먹으라는거예요?
오죽하면 자식을 굶기라고 했을까
2012-10-01 22:14:28최종 업데이트 : 2012-10-01 22:14:2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엄마, 도대체 뭘 먹으라는거예요?_1
엄마, 도대체 뭘 먹으라는거예요?_1

유난히 군것질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 군것질거리라는게 피자, 치킨, 햄버거 같은 것에다가 각종 튀김류, 그리고 수퍼에서 파은 수많은 과자류이다. 모두 다 비만을 부르는 음식들이고 과당에 과영양 덩어리들인 그것을 엄마들이 달가워할리 없다.

특히나 튀김류는 그 기름을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한 건지 조차 알수가 없기에 더욱 그렇다.
이 군것질거리들이 결국에는 몸에 해롭고 나쁜 성분이 많기에 아이들이 손에 쥔 용돈으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잔뜩 사 먹고 돌아다닐지 몰라 주부들은 늘 노심초사다. 집에서 관리한다고 해도 그걸 일일이 전부다 통제할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죽하면 선진국에서는 이런 인스턴트 군것질거리들에 대해 정크푸드(쓰레기 음식)라면서까지 아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할까.
우리 아이 역시 그래서 항상 걱정인데 아이는 부모의 걱정에는 아랑곳 없이 틈만 나면 군것질을 할 궁리만 한다. 소풍갈 때 김밥에 햄을 듬뿍 넣어달라는 요구등이 그런 것이다. 엄마의 마음으로는 "시금치좀 많이 넣어 주세요"이런거지만 아이는 영판 다른 부탁이다.

또한 학교에서 돌아오면 발걸음이 거실에 닿자마자 마주치는 엄마에게 "엄마,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뭐 그런 식이다. 아이스크림 역시 정크푸드에 속하는 군것질거리이다.
아이는 엄마가 그런걸 사 주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에미는 편치 않다. 
우선 햄을 많이 넣어달라는 아이의 요구에 나는 딱 잘라 거절한다. "햄에는 붉은 색깔을 내는 발색제와 합성보존료가 들어있어서 안되겠는걸."하니까 아이는 "알아. 알았어. 알았다구. 아~ 진짜 짜증나네."한다.

그러나 아이는 학교 주변에 어떤 군것질거리를 파는 어떤 상점들이 있는지 줄줄이 읊어대며 마치 그런 곳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는 게 자신이 학교에 다니는 큰 이유라도 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듣도 보도 못한 과자 이름들까지 들먹거린다.
"지금 한여름도 아닌데 무슨 아이스크림 타령이니? 감기 걸릴라. 그리고 그런 것은 철에도 이르고 지나치게 색소랑 향이 많이 들어가서 안돼. 엄마는 네가 건강하길 바래."라며 아이의 요구를 슬쩍 거절한다.
그러자 아이는 버럭 화를 내면서 "엄마, 도대체 뭘 먹으란 말야!! 그럼, 굶어죽으란 말야?"하고는 드디어 울음을 터뜨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바램은 분노로 바뀌는 것 같아 차라리 돈 몇 푼을 쥐어주고 아이 성격이라도 무난하게 지키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갈등이 생긴다. 전쟁 아닌 전쟁이다.
사실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나의 마음도 사실은 편치 않다. 도데체 뭘 먹으라는거냐는 아이 말도 틀린건 아니다. 내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정말 아이가 억울할만도 하다.

아이 말대로라면 정말이지 먹을거라고는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 밖에 없는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군것질거리들의 실상을 아는 이상 자라는 내 아이들에게 그냥 먹일 엄두가 안나는게 사실이다.
그러는 와중에 어느 세월엔가 손수 만들어 먹던 새참거리는 번거롭고 맛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그 자리를 이름도 재료도 잘 모르는 불량식품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돈만 있으면 언제나 살 수가 있는 세상이다. 값싸고 조미가 강한 그런 과자들이 학교 앞 문구점이나 구멍가게를 점령한지 이미 오래다.

학교 다니기 전에는 집에서 만든 음식이 최고 맛있다며 나물 반찬을 젓가락 가득 집어 올려 먹던 아이가 이제는 매일 고기나 생선, 육가공품과 단 음료수가 나오는 학교급식이 최고 맛있다며 집에서 먹는 음식을 소홀히 여기고 마트와 수퍼를 기웃거린다. 

하루는 아이가 제 고모네 집에 갔는데 입술과 혓바닥이 온통 시퍼렇길래 시누이가 아이 손에 있는 젤리를 빼앗아 물에 담가놓았다며 보여주는데 정말 너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물에는 완전히 녹지 않은 색소찌꺼기가 가라앉아 있었고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듯 심상치 않았다. 게다가 알맹이는 새하얗게 표백이 되어있는 고무타이어 조각같이 뻣뻣하고 질겼다. 원산지를 보니 중국산이다. 이러한 강한 색소와 향과 방부제와 각종 조미료가 아이들의 입맛을 앗아가고 혀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원흉 아닌가. 

이처럼 우리 아이들의 목숨이 값싸게 수입해와 파는 불량식품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그런 식품첨가물들은 완전하게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만갈텐데. 
어디 그뿐인가. 며칠전 TV에서 방영한 중국 음식점의 양잿물에 불린 해삼의 보도를 보고 기절 초풍하는줄 알았다.

어른들이 먹는 음식이 그정도인데 이미 가공돼서 팔리는 아이들 군것질거리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오죽하면 자식을 굶기라고 했을까! 
집에서 아이들을 잘 타이르고 가르쳐서 정말이지 아이들이 가급적이면 이런 인스턴트 정크푸드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신경쓰자.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