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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해서 고맙고 대견한 고향의 어린이들
2012-10-02 09:52:21최종 업데이트 : 2012-10-02 09:52:21 작성자 : 시민기자   임정화

온 민족이 고향으로 내려가 애틋하고 정겨운 시간을 가진 며칠간의 휴식이었다. 가족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 추석명절 3일간의 연휴가 끝나 지금은 대부분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추석에 친정에 가 보니 여전히 푸근하고 아늑했다. 옛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던 뒷동산과 들녘도 그대로고, 논밭 두렁에 자라는 들풀과 코스모스는 하늘하늘 거리며 출가한 고향의 딸을 반겨 맞아 주었다.

 

꿋꿋해서 고맙고 대견한 고향의 어린이들_1
꿋꿋해서 고맙고 대견한 고향의 어린이들_1

그리고 고향은 여전히 조용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끊긴 탓이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내가 어릴적에 다녔던 당시의 초등학교는 이미 폐교가 되어 노인 요양원으로 시설을 바꿔 사용중이었다.
운동장에는 노인들을 위한 운동과 철제 헬스 시설이 만들어져 있었고, 학교 건물 역시 노인들이 지내시기 위해 실버타운처럼 개조돼 있었다.

그 덕분에 그나마 마을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아이들은 등하교때마다 군청에서 마련해 준 봉고차를 타고 다닌다 했다. 어린것들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때 하루 두 번씩 그 먼 거리를 차를 타고 다녀야 하니 안쓰럽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릴적에 걸어서 5분 거리에 학교가 있었으니 그런 어려움은 없었는데... 이것도 세월의 변화 탓이다.

저녁때는 송편을 빚으며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서로간에 살아온 지난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었다. 
아이들 공부 이야기가 나오던중 엄마로부터 얼마전 분당에서 살다가 올 초에 고향으로 귀촌한 마을의 한 농가 이야기가 나왔다.
귀촌 농가가 고향에 내려갈 당시 초등학생 4학년 딸과 중학교 1학년 아들 남매가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분당에서 나름대로 공부는 좀 했던 모양인데, 고향으로 이사를 가던 때가 겨울방학이었고 새학기 개학과 더불어 전학을 간 학교에서 4월말에 중간고사를 치뤘다는 것이다. 

이때 귀촌 농가 아이들 부모는 다른데도 아닌 분당에서 공부좀 했으니 지방에서 당연히 최고등수가 나올걸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솔직히 분당에서 평균 공부좀 하던 4학년 딸과, 가끔씩 1등도 하던 중1 아들. 둘다 그만한 성적이 안나왔다며 놀라워 했다는 것이다. 즉 평균 점수는 분당에서와 비슷하게 나왔는데 그정도 점수는 그 지방 아이들도 몇 명이 있었고, 그보다 나은 아이도 있었다며 놀랐다고 한다. 

단지 차이가 있었다면 도시에서 원어민으로부터 배운 영어 실력이 그래도 좀 나았다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귀촌 농가에서 지방학교 아이들의 학습력이 대도시에 비해 뒤떨어질거라고 생각했던게 착각이 된것이다. 시골 아이들이 그렇게 공부 잘하는줄 몰랐다며 고개를 저으며 아이들 부모가 크게 반성했고, 또 한편으로는 귀촌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가졌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쁜 여건이지만 최선을 다해 잘 자라주는 고향 어린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대견했다. 도시에서야 최고급 시설에 최고의 강사진을 둔 학원이 즐비하고, 영어의 경우도 시청각 시설이 완벽한 가운데서 매일 접하는 것이기에 농촌 아이들과 비교하면 정말 다윗과 골리앗의 차이 정도로 농촌은 여건이 부족하기만 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농촌을 지키는 부모님과 함께 흙속에서 자라며 꿈과 희망을 키워 가는 우리 농촌의 아이들, 참 건강하고 맑게 잘 자라는 미래의 희망이다.

그리고 학습능력 역시 도시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아이들. 이런 미래의 인재들이 학원 같은 시설이나 여건이 안따라줘 도시 아이들에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은 이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줘야 할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여러 가지 방법이야 전문가 분들이 잘 알아서 해줄 일이지만 어떤 분야든, 어떤 상황이든 농촌 아이들이 도시보다 부족한 가운데 자라게 놔둬서는 안될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바래서가 아니라 농촌 아이들이 차별은 없는 사회에서 자라도록 뒷받침 해줘야 하는것도 우리 어른들의 몫이고 책임이이니까.

지금도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배우는 농어촌 청소년과 교사들, 이 모두를 위해 앞으로 정부는 농촌 청소년들이 여러 분야에서 학습능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도시에 사는 가정과 직장과 단체들 역시 우리에게 최고의 먹을거리를 생산해서 올려 보내주는 농민들의 수고로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수 있는 일이라면, 그건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니고 먼데 있는 일도 아니다. 우리 농산물을 아낌없이 구입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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