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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소리 나는 축제가 수원에
'화'려하고 풍'성'한 '수원화성(華城)문화제'가 10월5일~10월7일 열린다
2012-09-25 23:26:28최종 업데이트 : 2012-09-25 23:26:28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작년 이맘때였던가? 재작년이었던가?
가족과 광교산 산행을 끝내고 팔달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팔달문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코끼리만두(?)'라는 식당에 가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이 결혼하고 신혼시절을 수원에서 보내시면서 자주 갔던 곳이고 우리가 어릴 때도 자주 갔던 곳이라고 하셨다. 맛을 잊지 못해 찾아가려 했다기 보다는 추억을 잊지 못해 찾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겸사겸사 남문시장도 둘러 볼 계획이었다. 기억 속 남문시장은 늘 북적북적거렸다. 걸어다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는 다반사였고 소매치기도 많았다. 
한 번은 엄마품에 안겨 있는데 들고 있던 어린이 핸드백 안에 들어있던 세뱃돈을 소매치기 당할 뻔 했다. 그리고 남문시장에 오면 엄마는 상가 옥상에 있는 놀이시설에 데리고 가주셨다. 요즘의 키즈카페와 비슷한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었는데 동전을 넣으면 잠깐 동안 움직이는 다양한 캐릭터의 놀이기구와 '봉봉'으로 불렸던 트렘폴린이 있었다. 

화홍문일대를 지나가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즉흥적으로 내렸다. 유서깊은 수원에 살면서 골목길 구석구석을 한 번쯤은 살펴봐야 한다고 아빠가 제안하셨기 때문이다.
수원천을 따라 죽 걸었다. 길을 따라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대부분 가구나 중고용품을 파는 상점들이었다. 군데군데 재봉틀을 수리하고 파는 가게도 보였다. 가게 앞에서 재봉틀에 기름칠을 하는 아저씨를 보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시골의 할머니들도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는 시대가 왔어도 할머니는 비녀를 꽂아 쪽 찐 머리를 오랫동안 고집하셨다. 쪽 찐 머리를 하시고 발판에 발을 떼었다 놓았다 하시며 재봉틀을 돌리시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재봉틀의 '드르륵드르륵'소리가 좋아서 할머니께 괜히 재봉틀을 돌려달라고 한 적도 있다.

재봉틀 가게 쪽 골목으로 들어가자 치킨의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치킨 골목인지 치킨 가게들이 다닥다닥 모여있었다. 게다가 가게들은 밖에서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기름진 음식이 생각나지 않는 꽤 더운 날씨였는데도 치킨을 튀겨내는 그 광경과 냄새때문에 먹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무사히 치킨골목을 지나 계속 걸어가다 보니 문구점들이 늘어선 곳에 도착했다. 언뜻봐도 다양한 종류의 문구를 쌓아놓고 파는 걸 보니 소매점이 아닌 도매점이었던 것 같다. 문구에 관심있는 식구가 우리가족 중에는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헉' 소리 나는 축제가 수원에_2
홍보용 깃발, 대규모 축제다운 대대적 홍보

팔달문의 '코끼리 만두(?)' 식당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도로에 음악소리와 함께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가고 있었다. 캐릭터 옷을 입고 지나가는 행렬, 기업의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입고 지나는 행렬 그리고 사물놀이패처럼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지나가는 공연단까지...
우리 가족은 연신 '오늘이 무슨 날인가? 이게 뭐지?' 서로에게 질문하며 퍼레이드에 집중했다. 퍼레이드가 끝났지만 우리가족은 그 자리를 쉽게 벗어날 수가 없었다. 차량을 통제하고 있어서 버스를 타고 팔달문까지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걸어서 남문까지 걸어가기로 했는데 화성행궁광장에 수십개의 행사용 천막이 쳐있었다. 

타이틀이 '국제음식축제' 였던가?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사람의 수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DSLR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외국인들 그리고 행사 참여자들까지 우리나라에도 아니 수원에도 이렇게 큰 규모의 축제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행궁 옆쪽으로 들어가니 갈비를 파는 부스가 모여있었다. 수원하면 갈비, 갈비하면 수원이니까 수원의 대표 음식으로 갈비가 축제에 한 자리 차지하는 건 당연하다. 
갈비부스 옆에서는 중국, 일본, 베트남등 다른 나라의 음식들의 시식코너가 있었다. 당시 먹었던 음식들 중에 케밥과 베트남쌀국수외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긴 줄을 서서 무료시식을 했던 기억이 즐거웠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한 번도 아니고 서너 번 이상은 시식했던 것 같다. 특별히 맛있던 것도 아니고 귀한 음식도 아니었는데 우리 가족은 축제 분위기에 취했던 것 같다.

코끼리 만두는 다음으로 기약하며 갈비부스에서 파는 갈비꼬치로 식사를 해결했다. 부스 안으로 들어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에는 사람도 너무 많고 볼거리가 많았다. 간단한 음식을 파는 부스들이 많아서 조금씩 사먹는 재미가 축제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음식부스들을 지나가 행궁 한 켠에서는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파는 부스들이 있었다. 어떤 종류의 공예품이었는지 또한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보면서 사고 싶을 만큼은 아니었지만 '와, 신기하다. 이런 것도 있네'라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었다. 

수원의 인사동길로 불리는 행궁길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일반 상점들은 문이 닫혀있었고 길의 좌우로 시민들로 보이는 참여자들이 개성넘치는 판을 벌였다. 중고들학생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기도 하고 그 길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간단히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었다. 화성행궁광장에서와는 다르게 구매욕구를 당기는 물건이 있고 작품이 있는 거리였다. 거기다 체험의 기회도 평등했다.공예품과 체험부스의 종류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기억이 맞다면 거의 겹치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걷다 구경하다 멈춰서다 보니 어느 덧 남문시장에 도착했다. 그 곳도 사람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걸 보고 '운수 좋은 날'이라고 하나보다. 화성행궁을 지날 일이 있으면 즐거웠던 그 날이 떠오른다. 그 후에도 우리 가족은 ' 그 때 화성행궁에서 했던 축제 언제 하지? 지났나?'하면서 그 날의 추억을 회상한다. 

'헉' 소리 나는 축제가 수원에_1
어마어마한 행사의 수를 보여주는 팜플렛

우리가 그 날 만난 예상치 못한 그 축제가 바로 '수원화성문화제'다. 운동을 다녀오면서 구민회관에 비치된 '수원화성문화제'가 적힌 팜플렛을 발견했다. 10월5일(금)~10월7일(일) 중 하루 가족들과 함께 갈 예정이다. 
그 때는 계획에 없던 일정이라 퍼레이드도 중간부터 봤고 다채로운 행사들도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꼼꼼히 일정을 확인해서 가족들과 꽉 찬 하루를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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